한하운의 ‘개구리’에 얽힌 사연2

▲ 초등학교 ‘국어1-1 가’에 실린 한하운의 시 ‘개구리’ ⓒ교육부
(저번 호에 이어서 씁니다)

 우리 한글은 자음 열네 개, 모음 열 개로 이루어져 있다. 한하운의 시 ‘개구리’를 초등학교 1학년 1학기 ‘국어-가’에 실은 까닭은 아무래도 한글 자음과 모음을 가르치기 위해서일 것이다. 모두 알고 있겠지만 한글 자음과 모음을 아래에 차례대로 들어본다.
 
 자음 14개 : ㄱ, ㄴ, ㄷ, ㄹ, ㅁ, ㅂ, ㅅ, ㅇ, ㅈ, ㅊ, ㅋ, ㅌ, ㅍ, ㅎ
 모음 10개 : ㅏ, ㅑ, ㅓ, ㅕ, ㅗ, ㅛ, ㅜ, ㅠ, ㅡ, ㅣ
 
 시 ‘개구리’는 자음 두 개(ㄱ·ㄹ)와 모음 열 개를 아주 기가 막히게 잘 쓰고 있다. 더구나 리듬을 타고 읽으면 개구리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시인 백창우는 이 리듬을 고스란히 살려 이 시에 곡을 붙이기도 했다.

 물론 개구리는 ‘개굴개굴’ 울지 않는다. 참새가 짹짹, 매미가 맴맴 울지 않듯이 말이다. 참새는 아침저녁으로 우는 소리가 다르고, 곳에 따라, 상황에 따라 달리 운다. 매미도 웬만해서는 맴맴 울지 않는다. 굳이 울음소리를 글자로 옮기면 ‘우우웽 우우웽’ 정도가 될 것이다. 이렇게 우는 매미는 참매미다. 참매미는 깊은 산속이나 시골에나 가야 들을 수 있다. 여름 한낮 도시에서 단조롭게 ‘찌이이이이이이’ 우는 매미는 말매미, ‘쓰르르르름 쓰르르르름’ 우는 매미는 쓰름매미, 기름이 끓듯 찌글찌글 찌글찌글 우는 매미는 유지매미, 이씨씨용 이씨씨용 우는 매미는 애매미다. 하지만 우리는 매미 하면 무조건 ‘맴맴’ 운다고 생각하고, 글로 쓸 때도 마찬가지다.

 개구리도 황소개구리, 참개구리, 산개구리 다 다르다. 인터넷에서 찾아 들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청개구리는 꾸욱꾸욱 울고, 참개구리는 꾸깨깨깩 울고, 무당개구리는 흐흑 흐흑 흐흑 울고, 황소개구리는 으우웽 운다. 한 번만 들어봐도 이 세상에 ‘개굴개굴’ 우는 개구리는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다음 호에 이어서 씁니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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