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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책이란 뭘까?”
‘책’
김태형 그림, 재미난책보 글 / 어린이아현
정봉남
기사 게재일 : 2012-04-19 06:00:00

 문화체육관광부는 2012년을 독서의 해로 선포했다. ‘책 읽는 소리, 대한민국을 흔들다’는 주제를 내걸고 2012를 ‘하루 20분씩 1년 12권’으로 상징했다. 도서관주간(매년 4월12∼18일)과 세계 책의 날(4월23일)을 맞아 전국에 있는 도서관들도 분주하게 움직였는데, 부디 책읽기를 향한 부단한 노력들이 일회적인 이벤트로 그치지 않기를 바란다. 무엇보다 책읽기를 권하는 바탕이 깨어있는 시민이자 성찰하는 인간으로 성장하는 데 이바지하는 독서운동이었으면 좋겠다.

 책을 읽자고 온나라가 애쓰는 가운데 “도대체 책이란 뭘까? 무엇이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책을 정의하기란 생각보다 어렵다. ‘따뜻한 그림백과-책’은 그림책을 읽듯이 자연스레 이야기를 전개하며 책에 대한 지식을 전하고, 지식정보책과 이야기책의 경계를 허물어 쉬운 언어로 책의 존재를 설명한다.

 “사람들은 가끔 아무것도 안 하면서 바쁠 때가 있어요.”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로 시작되는 첫 장면, 가족으로 보이는 세 사람이 제각기 등을 보인 채 무엇인가 들여다보고 있다. 소파에 앉아 있는 엄마, 탁자 위로 고개를 숙인 아이, 가스레인지 앞의 아빠. 세 사람의 뒷모습이 얼마나 진지한지 어깨를 두드려 뭘 보고 있느냐 묻고 싶어진다. 다음 장면에서는 그 답을 보여준다. ‘아무것도 안 하면서’ 골똘히 집중한 것은 바로 책. 아빠는 요리책을, 아이는 그림책을, 엄마는 두꺼운 사전을 읽고 있다. 책 읽는 모습 하나로 몰입을 이야기하는 방식이 멋지다.

 “궁금한 게 있을 때 책을 읽어요. 어떤 말의 뜻이 알고 싶으면 사전을 찾고 처음 해 보는 음식을 만들 땐 요리책을 봐요. 책을 읽으면 똑똑해져요.” 이 가족이 책을 읽는 까닭이다. 하지만 눈여겨보는 것은 아이의 그림책. 상상과 서사를 담는 그릇으로서의 ‘책’의 중요한 본질 하나를 거론한다. 무엇보다도 책은 ‘재미있는 이야기’라는 사실. “책 속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어요. 다른 나라나 우주로 모험을 떠날 수도 있고, 토끼가 되거나 강아지똥이 돼 볼 수도 있어요. 책을 읽으면서 깔깔 웃기도 하고, 훌쩍훌쩍 울기도 해요.” 책 읽으면 똑똑해진다는 말 때문에 우리 아이들은 책 읽기의 재미를 빼앗기고 읽어야만 하는 책의 무게에 짓눌리고 있다. 사소한 차이지만 책읽기의 즐거움을 이야기하는 문장을 만나니 반갑다.

 책의 정의, 책과 인쇄술의 발전 과정, 책의 가치와 쓰임새, 여러 공간에서 책 읽는 사람들의 모습, 바코드와 점자책, 전자책과 오디오북, 팝업북까지 다양한 물성과 형태로 이루어진 오늘날의 책들은 참고사항이다. 또하나 반가운 것은 ‘책들이 사는 집’이지만 ‘사람들이 책을 읽고 빌리러 모여드는 곳’으로서 도서관 풍경을 재현하고 있는 점, “돈을 주고 샀다고 해서 내 책이 아니에요. 내 이름을 썼다고 해서 내 책이 되는 것도 아니지요. 내가 읽는 책이 내 책이에요.”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모든 책은 ‘사람의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책의 존재 의미를 깊이 생각해야만 한다. 나의 생각이 되어버린 수많은 책들, 우리를 사로잡은 온갖 새로운 것들과 놀라운 것들, 그것들을 만나고 사색하는 가운데 나는 생각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자문해보아야 한다. 살아있는 커다란 책으로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여전히 고민이 깊어진다.

정봉남 <아이숲어린이도서관장>





 정봉남님은 아이들과 함께 웃고 우는 사람입니다. 아이가 주인 되는 영토를 만들기 위해 뚜벅뚜벅 오래 걸었습니다. 그의 꿈은 아이들의 꿈속에 고래를 선물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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