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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잘데기]<55>김기춘 그리고 논공행상의 굴레
공조직 무능? 까라면 까라는 말!
김요수
기사 게재일 : 2014-06-13 06:00:00

 ▶어지간히 뿍뿍 기었다. 왜? 풀 베느라고. 쑥쑥 자란 풀들이 내 키만큼 자랐다. 키가 작아서 망정이지 내 키가 컸으면 풀도 따라 더 자랐을지도 모른다. `망정’은 괜찮거나 잘된 일을 말한다. 풀 깎는 기계인 `예초기’를 쓴다면 대여섯 시간이면 넉넉한데, 엿새째 풀 벤 냄새와 흙냄새에 빠져있다. 이렇게 하면 석 달 열흘은 해야지 싶다.

 풀이 자라는 것과 내 키와는 아무 관계없다. 그래도 관계가 있는 것처럼 억지로 쓴 것은 헛웃음이라도 머금거나 비웃음이라도 흘리시라는 뜻이다. 간밤에 취한 상치리가 `잘 생긴 165보다 못 생긴 185가 나은 거 아뇨?’하고 대들었다. 생김새와 키는 아무 관계없는데 끌어다 쓴다. 그렇다고 내가 `잘 생긴 165’고, 상치리가 `못 생긴 185’란 뜻이 아니다. 아무튼 헛웃음이나 비웃음이 먹혔으면 잘된 일이고 먹히지 않았으면 그냥 지나가면 된다.

 

 ▶그러나 헛웃음이나 비웃음으로 지나지 않아야 할 일 대한민국에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며칠 앞서 `대통령이 국무총리를 지명했다’. 이 말 마땅하다. 법을 따르는 것이고, 국민 안전과 나라 살림을 꾸리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네가 문창극을 찍었다’고 말한다.

 몹시 밉거나 제 할 일을 못하면 존칭도 빼고 달리 부른다. 학생들이 `담임선생님 오신다’를 `담탱이 뜬다’고 말하는 것처럼. 문창극의 이름을 그대로 쓴 것은 온누리 교회나 중앙일보 빼고는 그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찍었다’는 시험에서 잘 몰라 아무렇게나 답을 달 때 쓴다. 남녀 사이에서 상대는 모르지만 상대를 갖고 싶을 때 쓰고, 누군가를 부셔버리고 싶을 때도 쓴다. 힘겹지만 기어코 해내리란 굳센 뜻을 담는 경우다.

 

 ▶이순신이 지킨 진도 앞바다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빠뜨려 죽인 `세월호 참사’에서 언론은 엉뚱하게 오래된 `유병언’의 동영상을 보여준다. 월드컵 축구 4강 진출 때보다 더 자주. 그리고 `유병언’ 쫓는 일을 생중계한다. 월드컵 축구도 아니고 `유병언’ 다큐멘터리도 아닌데. 유병언’을 쫓다가 지친 검찰은 경찰이 지켜주는(?) 유병언의 기도원에서 낮잠도 푹 잤다. 너무 피곤하셨나 보다. 하기야 두 달이 다 되니까.

 도둑놈 강도? 금방 잡는다. 미네르바처럼 정권의 무능을 드러내거나 정권보다 뛰어난 사람들은 가물가물해진 법이라도 끌어다 붙잡는다. 정적(政敵)은 물론 말할 것도 없다. 하도 떠드니까 고유명사 `유병언’이 보통명사처럼 들린다. 고유명사 `문창극’도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처럼 이제 보통명사로 들린다.

 

 ▶궁금한 것 있다. 유병언의 기도원 앞에 현수막 걸린다. <김기춘, 우리가 남이가>, <정부·검찰 뻥 치시네>, <김기춘, 갈 데까지 가 보자>, <언론인, 언제까지 받아쓰기만 할 건가>, <기춘아, 유병언 잡는 척 하느라 힘들지?>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청와대 비서실장인 김기춘은 대체 어떤 관계가 있을까? 나는 궁금한데 대한민국의 최고 수퍼 엘리트(?) 언론인들은 궁금하지 않는 모양이다. 나만 모른가?

 이렇게 붙잡지 못하니까 그쪽 신문들은 `공조직 무능’을 외친다. 그러니까 공조직을 유능한 사람으로 채우라는 이야기다. 유능한 사람? 절대 지존이 시키면 `시킨대로’ 하는, 그러니까 `까라면 까는 사람’을 말한다. 툭 터놓고 말하자면 `공조직 무능’ 속에는 `까라면 까’라는 말이 숨어 있다.

 

 ▶`국가개조’라는 말도 뜯어보면 `국민개조’란 말을 살짝 바꾸어 놓았다. 감히 `국민개조’한다고 하면 미개한 국민이라도 가만있겠는가. 열 받고 거품 물겠지. 그래서 국민들은 가만 두고 국가를 바꿔버리겠다고 한 거지. 속도 모르고 떠드는 사람 없다. 그런데 그게 가능한가? 나라를 일본이나 미국에 팔아먹으면 몰라도.

 어제 광주드림신문에, `첫 시민시장’이라 말한 광주광역시장 윤장현 당선자가 `논공행상 인사’를 하면 `명예가 아닌 굴레가 될 것이다’고 채정희 기자가 썼다. 굴레는 코뚜레를 꿰어 움직이지 못하게 동여맨 것인데, 힘센 소를 힘 약한 사람이 마음대로 부리려고 소가 죽을 때까지 채운다. 광주가 대한민국 일에도 유유자적한지 오랜데 모처럼 광주 일에 따끔한 말을 뱉었다. 광주에 광주드림신문이 있어 망정이지, 중앙일보만 있었으면 큰일 날 뻔했다.

글·그림=김요수



김요수님은 월간 샘터에 2년 동안 연재했으며 <딱좋아 딱좋아>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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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트래백 0
 
박호진 [x] (2014-06-15 12:42:00)

13일 KBS 9시 뉴스
15일 KBS 역사저널 그날

박호진 [x] (2014-06-14 16:35:42)

1592년 4월 13일 새벽 부산 앞바다에 무려 700여 척의 일본 배들이
나타난다. 단순히 조공을 바치러 온 것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2014년 6월 13일 그들의 후손인 우익 네티즌들은 한국인이 스스로
열등감을 인정 했노라고 비꼬는 등, 문창극 총리 지명자의 발언을
지지한다는 글을 연달아 띄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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