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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잘데기]<56>시민단체 그리고 어쨌든
흐르는 물에 종이배라도 띄워보겠다?
김요수
기사 게재일 : 2014-06-20 06:00:00

 ▶시민들이 스스로 참여해서 만든 단체가 ‘시민단체’다. 정부가 참견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영어로는 엔지오(NGO, non-government organization)라 한다. 오랫동안 시민단체운동을 해서 ‘시민운동의 대부’라 불리는 윤장현 광주광역시장 당선자는 엔지오를 ‘No Good Organization (좋지 않은 조직)’이라며 농담을 하곤 했다. 요즘은 국가 권력 견제와 시민 권익 옹호를 뚜렷하게 하려고 ‘시민사회단체 (CSO, Civilian Society Organization)'라 부른다.

 

 ▶시민단체는 잇속을 먼저 생각하는 협회와 다르다. 환경운동이나 인권보호운동, 부패방지운동처럼 사람과 미래 그리고 옳은 일에 앞장선다. 그래서 비영리단체다. 시민단체는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려는 공동의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 특정한 개인이나 단체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서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이나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과 다르다. 스스로 참여한 단체에서 주인의식을 갖고 사회와 국가 나아가서는 자유와 평등을 실현하려고 애쓴다.

 

 ▶우리나라 시민단체는 독립협회나 만민공동회에서 비롯했다. 나라를 되찾고자 모였고, 나라를 끌고 가는 먹물들이 우물쭈물하니까 자주외교, 국정개혁을 외쳤다. 사회가 발달하고 복잡해지면서 많은 시민단체들이 생겨나고, 많은 사람들이 활동가로 뛴다. 청소년, 장애인을 비롯한 힘없는 사람들의 어려움을 듣고 함께 고민한다. 그들을 대신해서 말도 해주고 권리도 찾아준다. 어디나 그렇듯이 현장에서 발로 뛰는 활동가들의 삶은 고달프고 힘들다.

 

 ▶광주광역시에도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이 많다. 민선 5기 강운태 시장의 잘못된 행정을 지적하고 좋은 방향을 제시한 단체도 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사유가 어떻게 되었던’ 광주광역시 민선 6기 준비위원회(인수위원회)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 분 아니고도 시민단체 사람들이 예닐곱 분이 더 들어갔다. 강운태 시장의 ‘행정의 달인’ 시대에 시민의 속마음까지 행정에 스며들지 못하고 탁상행정으로만 그쳐버린 것이 안타까워서일 게다. 윤장현 시장 당선자는 ‘시민운동의 대부’인만큼 시민의 아프고 어려운 일들을 속속들이 받아들이겠다는 뜻일 게다.

 ▶‘어떻게 되었던’이란 말은 ‘어쨌든’이나 ‘아무튼’이란 말이다. ‘어쨌든’이란 말은 어떨 때 쓰일까? <그게 어쨌든 난 그럴 거야>, 이렇게 쓰일 때는 원인은 살피지 않고 ‘나’만 괜찮으면 좋다는 뜻인데 약간 꺼림칙함이 숨어 있다. <너야 어쨌든 난 안 가>, 이럴 때는 상대가 시민이든 누구든 아무 상관없다는 뜻이며 단호한 다짐을 담는다. <어쨌든 애는 써 봐야지>, 여기에는 가능성이 아주 적은데 어쩔 수 없이 흐르는 물에 종이배라도 띄워 보겠다는 마음쯤 되겠다. <어쨌든 마찬가지야>, 이럴 때는 무슨 핑계를 대든지 어울리지 않고 무엇을 해도 옳지 않다는 체념이 들어있다. 참, 많은 말이 오갔으나 길을 찾을 수 없어 단순하게 화제를 바꿀 때 그냥 <어쨌든>을 쓰기도 한다. 어쨌든 ‘어쨌든’이라는 속뜻에는 껄쩍지근함이 배어 있다.

 

 ▶광주광역시의 시민단체 사람이 행정기관에 들어간 것이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시장을 임명하는 시대가 아니고 시민이 뽑는 시대여서 ‘민선’이라고 말한다. 그런데도 시민단체 사람들을 ‘특별한 자리’에 앉히는 것이 시민들과 소통하려는 뜻인지, 행정집행에 탈이 없게 방패삼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빠뜨리고 갈 뻔 했는데 시민단체 사람이 ‘특별히’ 시장님을 아끼고 사랑해서 그런지도 모른다.

 

 ▶시민단체 곧 엔지오가 비정부기구인지 윤장현 당선자의 농담처럼 ‘좋지 않은 기구’인지 구별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어쨌든 아프고 힘없는 시민들은 기댈 단체 잃어버렸고, 우리는 시민단체라는 좋은 견제기구 잃었다. 그래도 서로 돕고 옳게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움켜쥔 시민단체에 목매지 말고 새로 힘을 모아야겠다. 새로 시작하려면 많이 힘들겠지만.

글·그림=김요수



김요수님은 월간 샘터에 2년 동안 연재했으며 <딱좋아 딱좋아>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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