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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거수 밑 休하기 ‘人+木’]남구 승촌마을 당산나무
풍요다산·주민 안녕 기원 `神體’
남구 관내서 당산제 명맥 유지 마을 4곳뿐
김세진
기사 게재일 : 2016-02-17 06:00:00
▲ 천룡마을 수호지신 팽나무.
 올해도 어김없이 계절이 시작되는 입춘(立春)날, 지리산 자락 벽송사 도인송(道人松)의 기운으로 계절을 시작했다.

 ‘보름 안에 냉이 세 번만 먹으면 일년 내내 허리가 아프지 않는다’는 노인들의 삶의 지혜를 되새기면서 대보름 당산제를 맞이해본다.

 ‘1993년도 광주직할시 지역 민속조사에서 79개 마을이 당산제를 지냈다’는 조사 보고서가 있다. ‘정월대보름을 전후로 당산제를 지내는 마을은 21개이고, 당산제를 지내지 않는 마을이 58개 마을이었다’는 내용이 있다. 2015년을 기준으로 당산제를 지내고 있는 남구관내 마을은 노대동 노대마을, 덕남동 덕남마을, 진월동 진제마을, 승촌동 승촌마을 등 4곳에서 당산제의 명맥을 잇고 있다.

 이들 마을이 당산제를 모시는 이유는 세계 어느 민족을 막론하고 민족 나름의 고유 토착신앙인 민간신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의 힘에 대한 공포심과 외경심을 극복하고, 자연을 거스리지 않고 자연과 동화되는 삶을 살아가는 마을공동체 의식으로 마을의 당신을 정해 당산제를 모시는 것이다. 이는 마을 공동체의 오랜 생활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문화적 수단으로 발전시켜 왔다.

 승촌마을도 가장 일반적인 당산의 나무인 팽나무를 신체(神體)로 모시고 보호하고 있다.

 수백 년의 자연현상을 굳건하게 이겨내고 동량지재(棟樑之材)의 당당한 위상으로 마을 사람들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당산나무를 수목신앙(樹木信仰)으로 제사지내는 이유는, 풍요다산과 마을주민들의 건강, 그리고 마을의 안녕 기원이 목적이다.

 오래된 마을의 노거수에 마을의 문화와 광주의 미래가 숨어있는 것처럼, 이 노거수에서 광주의 미래를 찾아내는 일은 남구민들의 눈(目)과 귀(耳)다.

 ‘노거수가 나라의 위인을 만들어 내고 마을의 문화를 키워낸다’는 옛 성현의 말씀처럼, 옛날이나 지금이나 노거수의 가장 큰 기능은 마을 공동체 생활 필수인 소통이고, 마을의 정체성을 지탱해주는 구실이다.

 동신이 깃들어 있는 승촌마을의 천룡당산을 지켜온 팽나무에서 마을의 민속과 문화가 하나둘씩 생겨나듯이 마을의 개촌 시기부터 지금까지 이 광경을 고스란히 지금까지 지켜봐온 유일한 생명체이다.

 더불어 땅 위에서 살아가는 현실 세계와 신들의 세계인 하늘의 초월 공간을 이어주는 신성한 매개체이기도 하다.

 승촌(昇村)은 들 가운데 마을이란 뜻으로, 1600년쯤 진주 강씨가 들어와 성촌했다고 전해진다. 영산강과 지석천이 만나는 동쪽의 평야지대에 위치한다. 나주 금천면 신가리 이내마을 앞 지석천 경계에 이내나루가 있어 1970년대 초까지 승촌과 금천에 위치한 호남원예고등학교 통학로로 이용되었고, 현재는 김해 김씨, 전주 이씨, 밀양 박씨, 진주 강씨, 남평 문씨, 화순 유씨, 경주 최씨, 하동 정씨 등이 살고 있다. 해방 직후부터 채소재배 단지가 조성된 동네로, 광주에서 최초로 시설원예단지가 조성돼 주민들 소득이 높아 근동에서 손꼽히는 부촌으로 알려져 있다.

 승촌마을 당산제의 준비는 노인회장·청년회장·통장 등 마을사람 25명의 준비로 음력 정월 14일 저녁 9시 첫 번째 풍물소리로 준비가 시작된다.

 부녀자들의 출입을 금한다는 것으로 2번째의 풍물소리는 당산제를 알리는 소리고, 3번째 풍물소리는 당산제를 모시는 소리로 자정이 넘어서 끝이 난다.

 매년 당산제를 지낼 수 있도록 준비하시는 통장님의 간절함이 계속 이어졌으면 한다.

 승촌마을의 당산은 모두 3곳에 있는데 마을의 뒷쪽에 있는 할아버지 당산(천룡마을 수호지신)에 팽나무(흉고:148cm, 63cm), 마을 중간에 할머니 당산(촌중지신)에 최근 식재한 어린 팽나무, 그리고 마을 앞에 아들 당산(재방지신)인 팽나무(흉고:300cm)가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팽나무(느릅나무과:Celtis sinensis Pers)는 우리나라 전 지역에서 잘 자라는 잎 떨어지는 큰키나무로 열매는 달고, 내염성이 강해 바람이 많은 바닷가에서 잘 자란다.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으로, 당산나무로, 하천 제방에 많이 심어왔던 나무인데, 과거 홍수가 잦았던 승촌부락에서도 많이 식재했다는 기록이 있다.

 할아버지 당산 팽나무는 승촌들녁에서 불어오는 강한 북풍에 수직생장을 하지 못하고, 옆으로 수관폭을 성장시키는 생장했다. 1그루가 두 개의 줄기로 자라면서 바람이 많은 제주도에서 자라는 전형적인 수형을 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김세진(사)광주생명의숲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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