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게장 ‘육감적’, 간장게장은 ‘달짝지근’

▲ 양념게장.

 주말 가족끼리, 또는 동호인들, 그리고 인근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얼큰한 꽃게알탕을 중심으로 백반식 밑반찬이 차려지고, 별미인 양념게장과 간장게장을 내는 식당이다. 북구 문흥동과 오치동을 사이에 두고 서하로의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다. 식당 한 편에 가지런히 정리된 관상용 자연석과 매끈하게 손질된 나무 조각 형상들은 이 곳 주인장의 이력을 반추하게 한다. 몇해 전 일곡지역에서 이전했다고 하는데, 가족 이름에서 따온 ‘미’자와 ‘송’자를 전과 다름없이 사용한다고 한다.

 식당 안은 손님들로 빼곡하다. 장난감 카메라를 목에 건 손녀는 아랑곳없이 할아버지의 시선을 마주하고 있다. 간장게장의 장을 콕 찍어, 한 옴큼 밥을 큼직한 김에 실어 손녀의 입속으로 넣어준다. 젊은 할아버지의 친구는 어린 손녀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 마냥 함박웃음이다. 주방에서 가까운 곳에 자리한 중년의 한 여성은 연신 훌쩍거리다가 콧물을 훔쳐낸다. 얼큰한 알탕 국물로 속내를 적시고, 녹신녹신해진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식당 가운데 능숙하게 자리를 튼 단골로 보이는 사람들이 왁자지껄 소란스럽다.

 “양념 게장이 맛있지라, 혀에 착하고 달라붙는 매꼼한 맛이 우선이제.”

 “아니여, 짭짤허니 쪽쪽 뽈아서 묵는 시원한 간장게장이 낫제.”

 “그렁게 니는 통닭을 시켜도 꼭 양념으로만 갈구하드만.”

 “전반적으로 양념좋다는 인간들, 인정머리 없고 쌀쌀맞다. 음식 따라 성격 닮아간다드만, 니를 보믄 안다.”

 “형님, 먼소리요 시방, 간장 좋다는 거시기들이야 말로 겉으론 순박하네 함시롱 속으론 호박씨나 까는 맹탕들이요. 은근히 맹숭맹숭허고, 그야말로 속빈강정들이 많소.”

 “아이고, 그려, 니는 천년만년 양념게장으로 많이 해묵으라.”

 “그만들 혀라, 꽃게들이 흉보것다. 언능 밥이나 묵자.”

 꽃게장은 정갈하게 손질한 꽃게를 여러 조각으로 나누고, 파·마늘·생강·고춧가루·참기름 등을 섞은 간장을 부어 하루정도 숙성해서 먹는다. 지방이 적고,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여 남녀노소의 건강식이다. 빨갛게 피어오른 양념게장은 육감적이고 정감적이다. 시원하고 달짝지근한 간장게장은 직감적이고 이지적이다. 달보드름한 꽃게알탕은 서툰 입맛을 다스려준다. 이 곳 꽃게장은 할아버지와 손녀의 애틋한 정이다. 너스레를 떨며 관계를 풀어내는 매개물이다. 어머니의 손맛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정성이다.

▶ 차림 : <꽃게> 간장게장+양념게장+알탕 1인 7000원(2인 이상 주문시)

<돌게> 간장게장+양념게장+알탕 1인 1만 원(2인 이상 주문시)

<포장 판매> 양념게장 1kg 1만7000원, 간장게장 1kg 1만7000원, 꽃게알탕 1만5000원

▶ 주소 : 광주 북구 서하로 327-1(오치동 1028-20)

▶ 연락처 : 062-268-9510

글·사진 : 장원익(남도향토음식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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