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18.08.20 (월) 06:05

광주드림 섹션특집 타이틀
 김요수의 쓰잘데기
 김찬곤의 말과 세상
 윤정현의 명발당에서
 노거수 밑 休하기
 2035년, 대한민국
 무등지성 인문학 향연
 조대영의 영화읽기
 최종욱의 동물과 삶
 조광철의 광주갈피갈피
 전고필의 이미지산책
 김요수의 폐하타령
 서유진의 아시안로드
 이병완의 세상산책
 이국언의 일제강제동원
 정봉남 아이책읽는어른
 민판기의 불로동 연가
 임의진의 손바닥편지
 변길현의 미술속세상
 천세진의 풍경과 말들
 임정희의 맛있는집
시선노거수 밑 休하기
[노거수 밑 休하기 ‘人+木’]정율성 선생을 기억하는 석류나무
김세진
기사 게재일 : 2016-08-31 06:00:00
▲ 어린시절을 이 집에서 보낸 소년 정율성의 하루하루를 지켜보았을 석류나무와 가만가만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살아있는 정율성선생을 만나고 있는 착각에 빠집니다.

 지난 4월 인천광역시가 월미공원 평화의 나무 7그루에 대한 안내시설 제막식을 열었습니다.

 월미공원이 자리한 월미산은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 당시 집중포화로 산의 높이가 낮아질 정도로 모든 수목들이 고사되었던 장소입니다.

 인천시는 수령 65년 이상으로 인천상륙작전 당시 폭격에도 살아남은 86그루의 나무를 찾아내 240년 된 느티나무, 100년이 넘는 은행나무 등 7그루에 인천상륙작전과 관련된 스토리텔링 작업을 거친 후 관광상품화를 위해 각각의 나무에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치유의 나무(은행나무 수령 81년)’ ‘그날을 기억하는 나무(은행나무 103년)’ ‘평화의 어머니 나무(느티나무 245년)’ ‘영원한 친구나무(상수리나무 99년)’ ‘다시 일어선 나무(벚나무 70년)’ ‘향기로 이야기 하는 나무(화백 100년)’ ‘장군나무(소나무 93년)’ 등 이름을 붙이고 안내판을 설치했습니다.

 

폭염 속 더욱 빛난 노거수의 품격 

 연일 폭염에 갇혀 폭염경보 또는 폭염주의보가 발령 중이던 빛고을에도 시민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잠시나마 땀을 식혀주는 도심숲과 문화적 상징성이 깃든 노거수(老巨樹)가 지천입니다.

 시민들이 도심의 열기를 피해 나무그늘을 찾아가고 휴식의 공간으로 숲을 찾는 것은 우리 몸속에 내재된 본능이기에 광주생명의숲은 2016년도에 광주광역시 관내에서 두 건의 노거수 조사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키엘(Kiehl’s)화장품 지원사업인 소나무류(잣나무, 백송, 테에다, 대왕, 인디안로지) 보호수(남구 1그루, 북구 2그루, 서구 2그루, 광산구 1그루)·노거수·마을숲 조사 사업과 동구 관내 보호수(10그루)와 노거수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일년 중 태양이 가장 높이 뜨고 낮의 길이가 가장 긴 8월은 식물들이 씨앗으로 후손을 남겨야하고, 겨울준비를 해야 하는 때로 식물들에게는 최고의 일조량을 확보하는 시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여름 햇빛을 받은 오전에 심은 모와 오후에 심은 모가 다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이 속담처럼 나무들 중에서 햇살을 잘 활용하는 나무가 석류나무입니다. 잎이 늦게 나오면서 이 시기에 꽃을 피워 열매를 성숙시켜야 하는 석류나무가 8월의 햇살을 잘 활용하는 것 같습니다.

 옛날부터 우리 선조들은 집안에 나무를 심을 때도 늘 나무와 집안 사람들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좋은 기운을 주고 받는, 상서로운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서상(瑞祥)나무만을 심고 가꾸었습니다. 당연히 석류(石榴)나무도 서상나무이지요.

 우리 조상들이 집안이나 담장 밖에서 자라는 나무의 모습만을 보고서도 그 주인의 성품을 미루어 짐작했습니다. 한 그루의 나무가 자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주는 정신적·경제적 효과가 대단하기 때문에 조상들은 한 그루의 나무를 가꾸고자 노력했습니다. 교육 방법으로 활용하신 것입니다.

 우리 선조들이 수많은 자연물 중에 유독 나무를 학식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을 나타내는 상징으로 내세운 이유는 간단하지요.

 그것은 살아있는 나무가 지닌 강인함과 품위의 영속성이 신뢰감과 관대함 같은 상징적 의미들로 재해석하고 가정과 사회와 국가를 짊어지고 갈 인재들이 지녀야할 덕목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집안에 심은 나무만으로도 주인 성품 짐작

 

 중국인들이 꼽은 ‘신중국 창건 영웅 100인’ 중 한 명인 정율성 선생이 어린시절을 보낸 집에는 석류나무(흉고:114.5cm, 58cm 높이:6m)가 자라고 있습니다.

 빨간 꽃을 주렁주렁 매달고 열매를 키우고 있는 석류나무는 어린 시절을 이 집에서 보낸 소년 정율성의 하루하루를 지켜보았을 것 같습니다.

 1976년 정율성 선생은 타계했지만 지금도 석류나무는 세월의 연륜을 안고서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으니 석류나무와 가만가만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살아있는 정율성 선생을 만나고 있는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석류나무(석류과: Punica granatum L)는 잎 떨어지는 암·수 한 그루 작은 키 나무로 우리나라에서는 따뜻한 남쪽지방에서 잘 자랍니다. 이란·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이 원산이고, 우리나라에 언제 도입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다른 나무에 비해 잎이 늦어 4월 하순이나 5월 상순경에 나오고, 잎은 타원형으로 톱니가 없고 마주나기 합니다. 꽃은 5∼6월에 피고 가지 끝의 짧은 꽃자루에 1∼5개씩 달리며 6개의 붉은 꽃은 꽃받침이 발달해 꽃통이 길고 작은 종 모양을 이루고 있으며, 꽃 끝이 여러 개로 갈라지고 여섯 장의 꽃잎이 진한 붉은빛입니다. 이런 꽃모양 때문에 홍일점(紅一點)의 어원이 된 꽃이기도 합니다.

 석류나무는 다산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선조들은 석류나무의 열매가 자라는 과정이 마치 아이적부터 어른까지 차츰 커져가는 음낭의 크기와 그 모양이 닮아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전 농경사회에선 노동력으로서 사람이 중요했기 때문에 선조들은 다산의 의미를 지닌 석류나무를 일상 생활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하기도 했습니다. 여성들의 생활일용품인 골무, 비녀(석류잠), 향낭, 가구 등에 석류나무가 다양하게 쓰였습니다.

김세진 <광주생명의숲 사무처장>



< Copyrights ⓒ 광주드림 & gjdream.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싸이공감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Naver) 요즘(Daum) 네이버 구글
인쇄 | 이메일 | 댓글달기 | 목록보기

  이름 비밀번호 (/ 1000자)
특정인을 비방하거나 허위사실 유포, 도배행위, 광고성 글 등 올바른 게시물 문화를 저해하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개정된 저작권법 시행으로 타언론사의 기사를 전재할 경우 법적 책임은 게시자에게 있습니다.
 
댓글 0   트래백 0
 



네이버 뉴스스탠드
“폭염은 감내해야 할 팔자”
 생태 전문가와 ‘앞산뒷산’ 탐방에 나섰을 땐 발아래 식물이 주된 관심사였다...
 [딱! 꼬집기] [딱꼬집기]오십보백보 차이 읽...
 [청춘유감] 재벌이 위기를 해결할 수 있다고?...
 [아침엽서] 외로우니까 사람일까?...
모바일
하단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