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이 낳은 아름다운 자연의 산물

 브라질의 미항 리오데자네이루(리오)에 가고 싶은 분들에겐 우선 꼭 이 영화 ‘리오’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 비록 애니메이션이지만 상하좌우 입체적으로 리오의 아름다운 풍광을 너무나 밝고 행복하게 잘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하면 삼바다. 사순철 카니발 축제를 배경으로 삼바처럼 신나는 앵무새들의 모험과 축제의 흥이 동시에 그대로 느껴지는 마치 카니발 축제 같이 신나는 영화이다. 비록 내용은 밀렵, 포획, 납치, 탈출 등 다소 어두운 것들이지만 그마저도 한판 거나한 축제처럼 느껴져 버린다. 악당들조차 축제의 일원이 되는, 인생자체가 축제인 브라질리안의 삶을 이 영화 ‘리오’를 통해 잘 조명하고 있다. 브라질을 태양의 나라라고 부르는 것처럼 아마존을 중심으로 열대의 화려함을 그대로 투사하려는 듯한 눈부시게 크고 아름다운 앵무새들이 산다. 하지만 크고 아름답기에 또한 돈이 되고 거래의 대상이 돼서 지금은 거의 모두가 멸종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것도 이 영화를 보는 슬픈 주안점이다.
 
세계적으로 한쌍만 남은 앵무새

 ‘리오’(2011. 7. 미국, 캐나다, 브라질, 감독 : 카를로스 살다나)에서 푸른색 앵무새인 블루는 세계에서 한 쌍만 남은 유일한 앵무새 중 수컷 한 마리이다. 블루는 어렸을 적 둥지에서 떨어져 밀렵꾼에게 잡혀서 미국의 조류 암시장으로 팔려가던 중 그만 트럭에서 박스 채 굴러 길에 나뒹굴다 미국 소녀 린다에게 발견된다. 그리고 블루는 린다와 함께 성장하면서 서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여러 가지 소리흉내도 잘 내고 의사표현도 가능한 영리한 반려 앵무새로 큰다. 그러던 중 툴리오라는 브라질 조류 학자가 이제 성인이 된 린다가 운영하는 미국 서점에 갑자기 나타나 블루가 세상에 두 마리 밖에 남지 않은 앵무새이며 암컷이 자기 조류연구소에 있는데 수컷을 직접 데려가야만 짝짓기가 가능하다고 설득한다. 린다는 처음엔 반대하다가 블루가 가고 싶은 의지가 있는 것을 보고 브라질 리오로 가기로 결심한다. 카니발축제를 앞두고 한참 들떠있는 도시 리오에 도착한 린다와 블루는 툴리오의 조류 연구소 부근에 머문다. 블루는 천천히 암컷 쥬엘에게 다가서지만 쥬엘은 수컷 블루에겐 전혀 관심 없고 오직 탈출만 꿈꾼다. 그리고 블루가 애완조류고 날지도 못한다고 완전히 무시하기까지 한다.

 한밤중이 되어 연구소에 한 괴한과 함께, 과거에 유명한 배우였지만 그 자리를 예쁜 앵무새들에게 뺏겨 버리고 복수심만 남은 악당 유황앵무 나이젤(날피)이 잠입한다. 나이젤이 경비를 유혹해 마취시켜버린 사이 괴한에 납치된 블루와 쥬엘은 조류밀렵일당에게로 넘겨진다. 쥬엘이 무모한 탈출을 시도하려는 걸 보고 블루가 간단하게 철창문을 열어 탈출에 성공하지만 둘은 쇠사슬로 한데 묶여 있어 블루가 날지 못하는 탓에 오직 걸어서만 탈출해야 하고 날아오는 나이젤의 집요한 추적을 당해야 한다. 그들이 날피에게 잡히기 일보직전에 날피가 전봇대에 부딪쳐 온 리오시내를 정전시키고 나서야 비로소 추적을 따돌리고 숲속으로 들어간다.

 한편 린다와 툴리오는 리오시내를 온통 돌며 블루와 쥬엘을 찾아 나서고 사방에 전단지도 뿌린다. 이 전단지를 보고 찾아온 소년, 사실은 블루와 쥬엘을 훔친 괴한이었지만 뒤늦게 후회하고 그들을 찾아주겠노라고 밀렵단이 있는 곳으로 둘을 안내한다. 하지만 이미 그들은 탈출한 뒤였다. 한편 숲속으로 탈출한 이 둘은 아침이 되어 부리가 큰 투칸 앵무새 새끼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삶이 지루한 투칸 아빠인 라파엘의 안내로 리오에 사는 둘의 쇠사슬을 풀어줄 루이즈를 찾아 나선다. 그 둘을 놓친 날피는 도시나 밀림 어디나 촐랑대며 돌아다니는 마모셋원숭이들을 위협하여 그 둘을 찾게 만든다.

 날지 못하는 둘은 언덕에서 뛰어내려 구사일생으로 패러글라이더를 갈아타고 무사히 리오의 해변에 불시착한다. 늘 즐거운 리오시내의 작은 텃세 니코와 페드로는 루이즈에게 가기 전에 밤이 되어 셋을 새들의 파티장에 데려가고 둘은 그곳에서 춤을 추며 서로에게 비로소 사랑을 느낀다. 하지만 파티장은 둘을 잡으러 온 마모셋들의 침습으로 엉망이 되고 만다. 새들은 용감히 싸워 마모셋들을 모두 물리치고 둘은 전철 위에 올라타고 루이즈에게로 향한다. 루이즈는 뜻밖에도 침을 질질 흘리는 착한 불독이었고 삼바춤과 새들을 무척 좋아하는 낙천주의자이다. 루이즈는 사슬을 자르려고 기계톱을 돌리다 겁먹은 쥬엘이 날아올라 실패하지만 루이즈의 진한 침으로 수갑이 쏙 빠져버린다.
 
반려새 희망 블루, 자유 꿈꾸는 쥬엘

 반려 새로 남고 싶어 하는 블루와 자유를 꿈꾸는 쥬엘은 결국 의견차이로 헤어지지만 쥬엘이 날아가는 도중 또 다시 날피에게 잡혀버린다. 블루는 쥬엘을 구하려 카니발 축제장으로 뛰어들고 완다와 툴리오 역시 앵무새 분장을 하고 축제장으로 들어간다. 완다는 블루를 발견하고 간절히 부르지만 블루는 쥬엘을 구하려 밀렵꾼들의 축제차로 뛰어들고 기다리고 있던 날피에게 결국 잡히고 만다. 그리고 밀렵꾼들의 비행기에 실려 어디론가 팔려간다. 비행기 안에서도 블루와 쥬엘은 계속 탈출을 시도하고 그 와중에 블루의 기지로 소화기에 묶인 날피가 튕겨나가 프로펠러에 부딪히는 통에 비행기는 추락하게 된다. 탈출 중에 날개를 다친 쥬엘은 땅으로 떨어져 내리지만 그를 구해주려고 함께 뛰어내린 블루가 마침내 날개를 펴고 날아올라 쥬엘을 가까스로 구해내고 마침 그곳에 나타난 툴리오와 린다에게 구조된다. 둘은 생사의 여정 끝에 비로서 사랑의 짝이 되어 함께 날아오르며 린다의 서운한 눈빛을 뒤로 한 채 영화는 막을 내린다.

 다시 말하지만 이 영화는 앵무새 영화이면서도 브라질 리오를 그린 영화이다. 그리고 찬란한 적도의 자연과 수십 가지 형형색색 야생 새들의 아름다운 향연이 펼쳐진다. 새들의 삼바춤과 날개 떨림을 보면서 우리는 카니발 축제가 인간의 축제인지 새들의 축제인지 모를 리듬감과 황홀감에 빠져든다. 새들도 투칸, 청금강, 홍금강, 유황앵무를 비롯해 이름도 알 수 없는 다양한 새들이 등장한다. 주인공인 블루의 모델은 두 마리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희야신스 마코앵무새라는 종으로서 거의 멸종위기에 처해있어 매우 귀하고 값비싼 종이기도 하다. 앵무새는 일반 새들과 달리 야생에 전혀 안 어울리게 너무나 화려하다. 크기가 커서 천적이 거의 없고 무리로 모여 살아 서로를 구별하고 짝에게 잘 보이려는 경쟁이 낳은 아름다운 자연의 산물이다. 우린 새들에게 많은 디자인을 빚지고 있다. 브라질 카니발 축제 역시 새들의 화려한 깃털과 모양을 본 떠 많은 걸 장식한다. 이 영화는 이런 것들을 최대한 잘 살려서 인간과 동물이 함께 하는 진정한 카니발 축제를 만들었다. 브라질올림픽, 할렘가 등 리오에 대한 이야기는 차고 넘치지만 신나는 삼바의 도시를 경험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강력 추천한다. 2014년 ‘리오2’가 개봉되어 신비한 아마존 정글에 관한 모험담을 그렸다. 아마존 정글 안에 블루의 종족이 산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을 찾아 블루와 쥬엘이 친구 들을 데리고 다시 모험을 떠난다. 물론 더 악랄해진 날피도 둘을 따라붙는다.
최종욱 <수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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