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힘을 다해 살아도 부족한 세상

▲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김규리.<사진=‘그것이 알고 싶다’ 화면 캡쳐. ⓒSBS>
 김규리는 2017년 9월 24일 인스타그램에 지난 2008년 5월 1일에 썼던 글 전문을 올리고 그 뒤에 자신의 마음을 써 붙인다.

 “국민의 건강권은 보수적으로 지켰으면 했고, 검역주권 포기한 것이 (미국과) 내내 마음에 걸려서 썼던 글입니다. 초등학교에서도 배우는 ‘수사법’, 수사법으로 이뤄진 문장은 제 글의 전체가 아닙니다. 저는 그저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9년 하고 5개월, 젊은 치기에 쓴 글입니다. 십 년이면 글의 대가는 충분히 치른 것 같습니다. 더 이상의 혼란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걱정 끼쳐드리고 또 부족해서 늘 죄송합니다. 죽을힘을 다해 열심히 살아도 부족한 세상입니다. 그러니 모두 파이팅! 글에도 썼지만 저는 그저 그런 사람입니다.”

 위 글에서 김규리는 ‘보수’라는 말을 참으로 적절하게 쓴다. 국민 건강과 먹을거리 문제는 진보 정권이든 보수 정권이든 ‘보수적’으로 다루어야 한다. “초등학교에서도 배우는 ‘수사법’, 수사법으로 이뤄진 문장은 제 글의 전체가 아닙니다.” 이 말은 그때 그 글에 쓴 단 한 구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가 초등학교에서도 배우는 수사법에 다름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당시 김규리를 공격했던 사람들은 이 단 한 구절을 문제 삼는다. 그가 한 바른 말(원고지 7장)은 이 한 구절에 모두 묻히고 순식간에 사라지고 만다. 그리고 그에게 청산가리를 털어 넣으라고 다그친다. “너 아직도 안 죽었니? 응? 아직도 안 죽었어? 왜 안 죽었어?” 그것도 10년 동안이나 말이다. 지난 2017년 9월에 방영한 ‘그것이 알고 싶다: 은밀하게 꼼꼼하게-각하의 비밀부대’에서 김규리는 인터뷰를 하기 전에 어렵게 말 한마디를 하고 시작한다. “저는 이 글 때문에 단 한 번도 인터뷰를 한 적이 없어요.” 그렇게 많은 언론이 있는데, 그미가 10년 동안 당하고 있을 때 어느 언론 하나 그에게 따뜻한 손을 내밀지 않았다. 그미의 말처럼 죽을힘을 다해 살아도 힘든 세상이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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