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들의 소변 보기1

 ‘고정 관념’에 대한 수업을 하다 집에서 남자의 소변 보기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나는 앉아서 일을 본다고 했다. 그것이 편하고, 오줌이 밖으로 안 튀니 화장실도 깨끗하다고 했다. 또 독일에서는 유치원부터 남자아이에게 앉아서 누는 것을 가르친다고 했다. 우리나라 유치원에서도 앉아서 일 보기를 가르치는 곳이 꽤 있다. 몽골, 네팔, 방글라데시, 인도, 이집트나 이란을 비롯하여 이슬람 문화권 남자들은 앉아서 오줌을 눈다. 함경남도 함흥에는 ‘앉는 것은 10전짜리, 서는 것은 5전짜리’란 말까지 있다. 이런 정보를 들려주면서 남학생들의 눈빛을 살폈다.

 ‘아무 반응이 없다!’

 수긍도 부정도, 놀라움도 뜻밖의 눈빛도 읽을 수 없었다. 여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민망해서 그럴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는데 그도 아니었다. 내 짐작으로는 ‘아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 물론 같은 남자라 하더라도 민망한 주제이기에 앉아서 누는 사람이 있느냐고 묻지는 않았다.

 광주대학교 소방행정학과 1학년 엄성민이 시 쓰기 수업 때 아주 재미있는 시를 써 냈다. 제목은 ‘세심한 배려’이다.
 
 잠에서 깼다.
 오줌이 마렵다.
 방에서 나와 화장실로 간다.
 가족들이 다 자고 있다.
 
 난 오줌을 싼다.
 쪼르르르르르르
 시끄럽다.
 엄마 아빠가 뒤적인다.
 
 나의 오줌은 물이 아닌 벽으로 향한다.
 소리가 작아진다.
 곧 조용해진다.
 다들 다시 깊게 잠이 든다.
 
 난 오늘도 세심한 배려를 한다.
 
 성민이는 ‘또로로로로’ 소리를 안 나게 하려고 테두리 쪽으로 조준해 쌌다. 이것을 ‘세심한 배려’라고 한다.
 (다음 호에 이어서 씁니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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