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시 ‘돌매미’ 이야기4

▲ 어린이 글·그림 모음 ‘엄마 없는 날’. 강승주(경남 창원 남산 초등학교 3학년)의 〈매미〉는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 글·그림 모음 ‘엄마 없는 날’(어린이신문 굴렁쇠 엮음, 굴렁쇠, 2007)에서 가져왔다.
 (지난 호에 이어서 씁니다)

 사람이나 사물의 소리를 흉내 낸 말을 ‘소리시늉말’이라 하다. 아이들에게 시를 쓰자, 하면 꼭 시늉말을 한두 마디 쓴다. 이렇게 시늉말을 써야지만 시가 되는 줄 안다. 물론 시는 시늉말을 안 써도 시는 시다. 시늉말은 꼭 써야 할 자리에만 써야 한다. 버릇처럼 그냥 막 써서는 안 된다. 그런데 써 놓은 시늉말을 보면 너무 쉽게 써 놓은 게 많다. 시냇물은 졸졸졸, 제비는 지지배배, 매미는 맴맴, 참새는 짹짹, 강아지는 멍멍, 닭은 꼬꼬댁, 뻐꾸기는 뻐꾹뻐꾹, 돼지는 꿀꿀, 개구리는 개골개골이다. 하지만 시냇물은 웬만해서는 졸졸졸 흐르지 않고 제비도 참새도 이렇게 울지 않는다. 아래 시는 경남 창원 남산 초등학교 3학년 강승주가 쓴 시 ‘매미’다.
 
 낮잠을 자다가
 맴싸라라라 맴싸라라라
 시끄러운 울음소리에 깼다.
 두리번두리번 둘러보니
 창문에 꼭 달라붙은 매미
 지금 가면 놀랠 텐데
 갈 때까지 기다려 주지 뭐.
 밖에 나와 한참을 서 있어도
 날아갈 생각도 안 한다.
 내 방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낮잠도 확 깼다. (2001. 8. 28.)
 
 승주는 거실에서 낮잠을 자다 ‘맴싸라라라 맴싸라라라’ 우는 매미 소리에 잠을 깼다. 가 보니 자기 방 창문에 꼭 달라붙어 궁둥이를 까딱까딱하면서 울고 있다. 지금 들어가면 놀랄 것 같아 날아갈 때까지 기다린다. 하지만 매미는 승주 마음도 모르고 울기만 한다. 승주는 자기 방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내내 기다린다. 승주 마음이 참 따뜻하다.
탁동철 선생님이 낸 문집과 ‘어린이신문 굴렁쇠’. 나는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어린이신문 굴렁쇠’ 편집·발행인이었다. 그때 탁동철 선생(님)은 문집을 보내 주었고, 나는 그 문집에서 아이들 글과 시를 뽑아 신문에 실었다. 108호, 109호, 84호, 이렇게 써 있는 글은 ‘어린이신문 굴렁쇠’ 그 호에 실었다는 말이다.

 ‘맴싸라라라 맴싸라라라’ 이렇게 우는 걸로 보아 이 매미는 쓰름매미인 듯싶다. 쓰르람 쓰르람 운다고 해서 쓰르라미라고도 한다. 쓰름매미 우는 소리는 늦여름에 들을 수 있다. 옛날에 아이들은 이 소리가 들리면 ‘아, 이제 여름방학도 곧 끝나겠구나!’ 하며 속상해 했다. 어느 마을에서는 뚜우램 뚜우램 운다고 뚤래미라 하고, 찌을릉 찌을릉 운다고 찔렁이라 한다. 마찬가지로 유튜브에서 ‘쓰름매미 소리’로 검색하면 들을 수 있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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