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암리 비너스3

▲ 울산 신암리 비너스 가슴. 왼쪽 가슴을 보면 작은 돌을 볼 수 있다. 흙을 반죽할 때 돌을 잘 고르지 않은 것이다.
 (저번 호에 이어서 씁니다)

 이 여인상을 빚은 흙도 정밀하게 분석해 봐야 한다. 직접 눈으로 볼 수 없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왼쪽 가슴을 보면 작은 돌을 볼 수 있다. 흙을 제대로 고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몸도 쩍쩍 갈라져 있다.

 신석기 사기장들은 그릇을 구우면서 수없이 시행착오를 거쳤다. 처음에는 찰흙으로 빚어 구웠을 것이다. (찰흙은 그릇을 빚기 수월하니까!) 먼저 찰흙 속에서 돌멩이나 나무뿌리 같은 것을 골라낸다. 그런 다음 물로 반죽하여 차지게 발로 밟아 가며 다진다. 그런데 이렇게 해도 불에 구우면 쩍쩍 갈라지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 우연히 모래가 좀 섞인 찰흙으로 그릇을 굽게 되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그릇이 갈라지지도 않고 전보다 더 단단했다. 그 뒤로 신석기 사기장들은 찰흙에 곱돌을 가루 내어 섞어 반죽했다. 그도 없으면 석면, 운모(모래에 많이 들어 있다), 돌가루, 조가비 가루, 흑연 같은 것을 조금 넣어 반죽했다. 주로 운모와 곱돌을 많이 썼다. 이렇게 하니까 더 이상 그릇이 갈라지지 않고 단단하게 나왔다. 그때는 가마에 굽지 않았다. 땅을 조금 파고 그 안에 나뭇가지나 장작을 쌓고 그 위에 그릇을 놓고 불을 땠다. 이때 불 온도는 약 600~700도(℃) 정도였다.

울산 신암리 비너스.

 신암리 여인상의 상태를 봤을 때 이것은 처음부터 여인상을 구우려고 마음먹고 구운 것이 아니다. 그릇을 구을 때 불구덩이 옆에 있는 흙을 대충 반죽하여 구웠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래서 돌을 제대로 골라내지 못했고 곱돌이나 운모도 섞지 않았다. 몸이 쩍쩍 갈라진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김찬곤

광주대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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