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색어에 오르내리던 아이와 관련된 새로운 용어가 있습니다.

‘번아웃 키즈’증후군입니다. 일종의 탈진 상태로 오직 한가지 일에 매진하던 사람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모든 일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거나 해야 할 직무를 거부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성인이라면 집안 청소, 가족의 식사준비도 귀찮고 직장에 출근하기 힘들어 합니다. 그런데 독일의 아동청소년 심리연구소장인 미하엘 슐테 마츠크보르는 성인의 번아웃 증상이 아이들에게도 나타난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번아웃 증상의 가장 큰 원인은 부모의 태도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자녀의 학업성적이나 자격증 등 성과 지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끊임없는 노력을 요구하고 자녀에게 칭찬보다는 더 잘 하기를 요구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분명 성인들도 하루 종일 업무가 많고 만나야하는 사람이 많은 날에는 쉬고 싶어집니다.

부모님들께서도 일상생활을 하면서 바쁘고 긴장했던 날이라면 ‘쉬고 싶다’는 생각을 할 것입니다. 성인들도 긴장과 분주함 이후에는 휴식을 통한 이완이 필요합니다. 항상 긴장하고 살아아한다면 성인인 우리의 정신적 면역체계라 하더라도 ‘탈진’에 대한 공격에 무너지고 말 것입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새학기를 맞이하였습니다. 더 먼 미래를 위해 친구들과의 경쟁 속에서 최고만 인정받는 학교생활이라면 우리 아이들은 ‘번아웃 키즈’가 될 것입니다. 우리의 어린 시절에는 분명 학교에서 또래와 함께 즐겁게 놀이하는 신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점심 도시락을 먹은 이후에는 여학생들은 고무줄, 공기 놀이도 하고 남학생들은 축구를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며 휴식과 이완을 경험할 수 있던 놀이문화가 있었습니다. 학교는 즐거운 곳이었고 비록 공부를 조금 못하더라도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놀이하는 그 시간이 한없이 즐겁기만 했습니다. 유년기에 가장 필요한 것은 마음껏 뛰어 놀며 또래와 함께 놀이하는 동안 자신이 행복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주어져야 합니다. 왜냐하면 행복은 행복을 경험한 사람만이 다시 느낄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혹시 소중한 자녀가 공부를 할 때마다 배가 아프다고 화장실에 들어가거나 모든 일에 심드렁한 태도로 `귀찮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번아웃 증후군은 의욕적으로 자신이 맡은 일을 열심히 하던 사람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피로감을 느껴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고, 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유명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 과다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처럼 성인에게서 볼 수 있는 현상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어린아이들에게도 나타나고 있는 탈진 현상이 되었습니다.

특히 부모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부모님께서 “다 너 잘되라고 그러는거야! 이렇게 해야해!”라는 말에도 거부하지 않고 학원을 뺑뺑이도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에게서 더 많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번아웃 증후군은 우울증의 한가지이고 탈진 우울증이라고 합니다.

 새학기 학습 계획은 자녀가 `탈진’이라는 공격을 물리칠 수 있도록 자녀와 함께 세워보시기 바랍니다.
김경란 <광주여자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kimklan@kw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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