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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고필 터무니를 찾아서]11년 실험, 경기도 화성 ‘착한여행 하루’
묵묵히 지켜온 공정여행 재조명
전고필
기사 게재일 : 2018-12-14 06:05:01
 11월 경기도 화성의 시티투어를 담당하는 분에게서 포럼을 하니 참여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망설일 필요 없었다. 여느 지역과 달리 화성은 화성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11년째 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음으로서 차별성을 갖는데다 관광관련 사업자가 아니라 민간인들이 중심이 되어 운영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11번째를 맞이한 그 결실은 놀라웠다. 우선 그 짜임새가 문화, 자연, 바다, 파도, 공룡 등으로 테마를 구분하고, 각 시기별로 농어촌체험, 해양생태체험, 목장 체험, 지역축제 투어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만큼 지역에 밀착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이러한 여행을 위해서 35개에 달하는 체험지와 식당을 연계하고 있었으며, 투어운영만 2018년 기준 350회를 진행하고, 이의 참여자는 1만3000명에 이르렀다. 차 한대당 평균 37명이 타는 것이니, 서울도, 제주도, 부산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수치였다.

 별도로 한해에 한번 별빛 캠프를 진행하는데 이 행사에는 500여명이 참여하는 그야말로 착한여행의 축제와 같은 장을 만들고 있었다.

 이 놀라운 시티투어의 힘은 어디서 발원되었는지가 궁금했다. 포럼에서 그 궁금증의 일부는 해소했다. 공생염전의 사장님이 오셔서 이 나라 소금 생산의 역사부터 공생염전의 생성과 유지, 그리고 소금을 받는 과정까지 꾸밈없는 말씀으로 생각을 공유해 주었다. 국화도의 어촌계장께서도 함께 나와서 “외지사람이 20여 년간 섬마을에 쏟은 애정이 드디어 마을의 대표가 되게 만들었다”며 당신이 꿈꾸는 착한여행을 이야기해 주셨다. ‘희망을 여행하라’는 책을 통해 범지구적인 공정여행과 생태관광의 필요성을 역설하신 임영신 작가도 나오셔서 화성시의 노력을 축하해 주었다.
 
▲시티투어 가이드 매년 15명 이상 훈련
 
 ‘미쳐야 미친다’라는 불광불급의 성어를 너무나 좋아하는 나는 이런 자리에 서면 나만 대충 사는 것 같아서 괜스레 마음이 움츠려 들고 초라해진다. 그 순간도 그러했다. 여러 경험담이 오간다음 직접 시티투어를 경험하기 위해 차에 올랐다.

 이런 시티 투어를 운영하기 위해 별도의 투어 안내자를 양성하고 있는데, 매해 15명 이상이 훈련을 받고 현장에 투입된다고 했다. 화성에 대해서 너무나 소상히 잘 알고 있는 우리의 안내자는 도심을 나와 한적한 마을의 식당으로 움직였다. 대도시와 인접한 지역 탓인지 마을의 정체성을 담고 있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근동 마을 사람들에게는 사랑을 받고 있는 식당이었다.

 남도에서 온 것을 알고 있는 안내자는 나와 함께간 연구원, 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지사의 직원들을 위로해 주었다. 하지만 현지에 가면 현지에 적응해야 하는 법, 우리는 다시 버스에 올라 공생염전으로 향했다. 소금은 하늘이 내려주는 것이라 기상 조건이 가장 중요한데 11월의 늦가을은 쓸쓸하기 그지없었다. 해는 조금 있었지만 소금을 수확하기에는 맞지 않은 날씨였다. 그럼에도 염전에는 이제 곧 거둬들여야 할 소금이 곧 생성될 하얀 물과 소금 사이에 물이 기다리고 있었다. 30여 분간의 대패질을 통해 우리는 소금이 어떻게 하늘에서 내려오는 것인지를 체감할 수 있었다. 염전을 일구시는 대표께서는 우리 전래 소금과 외국산 소금의 차이를 일러주고, 우리가 잘 못 알고 있는 소금에 대한 상식을 더 깊고 소상히 일러 주셨다. 시티투어를 이용하는 이들에게 염전의 체험은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 시간이었다.


 소금창고에 들어가 보았다. 올 여름 빛이 내려준 소금은 가득했다. 하지만 제 값을 받지 못하고 공산품 취급이나 받는 현실은 암울했다. 안내자는 신안 소금과 화성 소금의 차이를 이야기 한다. 나는 귀를 활짝 열고 들어 보았다. 염전의 바닥이 타일인 이곳과 염전의 바닥이 고무 장판인 신안과의 차이에 슬쩍 웃음이 일어난다. 어느게 더 천연적인가를 비교하는 대목에서 그냥 귀를 덮어 버렸다. 가끔 어느 장소의 해설을 듣다보면 내 지역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나머지 타 지역에 대해서는 약간의 폄하가 이뤄지거나 오해가 있게 만드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던 지라 그냥 웃고 넘기고 말았다.
 
▲제부도 또 하나의 매력, 데크 디자인
 
 다시 우리는 마을을 빠져나와 제부도라는 섬으로 향했다. 해양관련 디자인 전시회에서 제부도의 수상 데크가 큰 상을 받았다는 것을 들었던 터라 기대가 되었다.

 육지와 동떨어진 제부도는 밀물과 썰물에 따라 바다의 잔등이 드러나서 그곳에는 길게 포장된 길이 있었다. 이른바 모세의 기적과 같은 것으로 썰물일 때 차가 섬 안으로 진입하기 용이하다. 하지만 밀물이면 배고픈 다리처럼 물이 길을 감춰버리기 때문에 속수무책이 된다. 그런 섬의 특성이 또 자원이 되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고 예술가들이 영감을 받는 곳이다. 우리도 그 일원이 되어 육지의 끝자락에 섰다. 새롭게 조성된 전망대가 보인다. 바다를 건드리지 않고 슬포시 얹혀 있는 전망대는 그 자체가 예술품이 된다. 칠면초가 단풍을 입고 있어 아름다운 바다의 풍경을 연출한다. 신안 암태도에 가면 노두라는 것이 있다. 이 또한 섬에 물이 빠지면 옆의 섬과 연결하는 징검다리의 일종이다. 제부도의 노두는 현대식이고, 신안의 노두는 아주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이다. 이것이 또 연상이 된다. 여행은 일종의 자기 정체성과 타자 혹은 타지의 정체성에 대한 비교문화와 같다.


 섬 안으로 들어간다. 섬의 상징과 같은 등대에 섰다. 제국의 불빛에서 근대의 풍경으로 라고 말한 주강현선생의 말씀이 떠오른다. 등대를 지나 이제 섬의 둘레를 둘러볼 수 있는 나무 데크에 선 것이다. 1KM 정도의 거리라고 하는데 여러 가지 기대감이 든다. 대저 세계적인 권위의 디자인 상을 받은 이곳의 디자인은 어떠할까 라고.

 녹이 슬지 않도록 알루미늄에 아노다이징 처리를 한 금속제품이 곳곳에서 사진스팟을 제공하고 있다. 안내판과 뷰포인트, 의자나 조형물까지 모두 꼼꼼한 배려가 스며 있다. 거기에 세련된 디자인 요소까지 결합되어 있으니, 카메라의 앵글이 바다와 섬에만 머물지 않고 그런 디자인 된 표지판으로 향한다. 다소 과하다 싶을 정도의 조형물을 보면서 섬을 돌았다. 모세의 기적만 아니면 평범한 섬이었을 법한 제부도가 또 하나의 매력을 갖추었으니 바로 섬을 돌아보는 데크의 디자인이었다.

 부러웠다. 이런 사업을 토목적으로만 이해하고 진행하는 우리네 방식과는 너무나 차이가 많았다.

 
▲지역에 도움되는 여행의 지향점은?
 
 제부도를 나와 해지는 화성의 뜨락을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 본다. 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은 과연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

 착한여행 하루의 사무국에 도착했다. 사무국 식구들이 기다리고 계신다. 투어가 어땠냐는 물음부터, 내가 가진 소감을 원하다. 숨김없이 말씀 드렸다.

 모든 도시가 관광이 공해 없는 산업이라고 하다가 이제 투어리즘 포비아니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이니 하는 말을 들을 때, 화성은 묵묵히 공정여행, 지역에 이로운 여행을 하며 11년간 숨죽여 왔는데, 이제 승승장구 하실 때가 된 것 같다고.

 하지만, 화성의 정체성과 맞물리는 식사가 준비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말씀부터, 탑승한 손님이 어떤 고객인가에 따라 멘트의 조정이 필요하다는 점. 즉 소금에 대한 비교에서 타 지역의 소금이 홀대 당하면 안 되는데 좀 서운했단 말씀도 드리고, 무엇보다 화성이 이제는 공정여행의 메카로서 그간의 경험을 타 지역에 알려달라는 부탁까지 드렸다.


 사실 이 나라의 관광생태계는 내 동네 사람을 밖으로 보내는데 익숙하지 내 동네에 오는 사람들을 더욱 잘 모시는 방법에는 아직 서투르다.

 화성시가 화성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11년간의 시티투어를 차곡차곡 만들어왔음에 찬사를 보낸다. 그리고 묵묵히 새 길을 개척해온 시티투어 관계자분들에게 정말 크게 한수 배웠음을 감사히 여긴다. 조만간 광주로 초대도 해서 배워볼 참이고, 내 주변의 여행관계자들을 모시고 꽃피는 봄이 오면 화성의 착한여행 하루에 동승해 볼 참이다.

 착한여행 하루 시티투어는 지난주로 올해의 일을 마감하고, 내년 2월 후반에 다시 출발한다고 하니 말이다.
전고필 <대인예술시장 감독,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8권역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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