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것들은 수없이 많다. 더울 때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아이스크림, 봄비에 떨어져 물웅덩이에 떠다니는 벚꽃 잎, 순백의 도화지와 같은 눈, 그리고 그 위에 찍힌 발자국처럼. 아름다움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지금 이 한순간 한순간에도 주변은 아름다움으로 꽉 차있고 어딘가 에서는 또 다른 생명의 아름다움이 싹트고 있다.

 아름다움은 절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 숨 쉬는 들숨과 날숨도 아름답다. 글을 쓰는 것도 아름답고 돌 사이에 살짝 핀 난초도 아름답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아름답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눈은 다르다. 살고 싶은 사람은 지금 이 순간 숨을 쉬는 게 미치도록 아름다울 것이다. 그러나 생존 의지가 없는 사람은 숨 쉬는 것이 아플 만치 괴로울 것이다.

 길을 가던 사람에게 정돈되지는 않았지만 자유롭게 뻗어있는 가지의 소나무는 숨 막히도록 아름다울 수 있지만, 그 가지들을 정리해야 할 정원사에게는 귀찮은 일거리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들이 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아름다울 수 있고, 설령 모두가 추하다고 생각하는 것일지라도 본질은 결코 추하지 않고 오히려 아름답다. 사람의 관점과 생각, 그리고 가치관은 다르다. 절대 같을 수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생각의 차이를 받아들이라고 하면서도, 왜 아름답게 생각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차이는 잘 인정하지 않을까. 보편적으로 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아름답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이상하다고 생각할까.

 물론 아름다운 것을 보기 위해서 잘못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은 좋지 않은 일이지만 모든 것의 본질은 아름답다. 다만 그것들이 어떻게 보이냐만 다르다. 남들이 아름답다 하는 것들이 내게는 그렇지 않고, 남들이 아름답지 않다 하는 것들이 내게는 아름답더라도 절대로 그건 이상한 것이 아니다. ‘아름답다’의 내용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아름다움’에서마저 과거의 관습과 남들을 따라가게 한다면 그건 정말 사람의 개성을 죽이는 일이다. 그렇지만 현대인들은 그것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제는 그것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아름다움은 다만 차이를 알아채는 능력일 뿐이라는 걸.
이경민<하나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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