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실 끝났는디 뭐이 급해, 인자부터 놀아볼 참이여.”
이 마루의 시계는 분 초를 다투어가며 빨리빨리 가지 않는다.
<재빨리 날쌔게 얼른 금세 당장 냉큼 선뜻 후딱 싸게 잽싸게 속히 즉각 곧 곧장 바로 이내 퍼뜩 급히 붐비지 않는데도 붐비는 말들 언젠가부터 사랑할 시간은 너무 적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 흩어지는 사람들처럼 너무 짧은 만남에 씨 맺지 못하고 꽃만 피워 시든다 고속 초고속 급행 빠름 재빠름 날쌤 날램 순식간 바쁘지 않은데도 바쁜 말들. 느릿느릿 걸을 시간은 이제 없다 고속도로 위를 내닫는 사람들처럼> (조현명, ‘빨리’ 중)
글=남인희·남신희 전라도닷컴 기자
사진=박갑철 전라도닷컴 기자
※이 원고는 월간 ‘전라도닷컴’(062-654-9085)에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