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9월에 다시 볼 때까지 아프지 말고 건강해.”

 “내년에도 우리랑 같이 다니자.”

 목요일이면 왁자지껄 이야기거리가 쉴 새 없이 쏟아지던 사무실이 이번주부터 한 달간은 조용하다. 정신없던 활동들에 여름 휴식기를 갖기 위해서.

 언니들도 알았던 걸까.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도 나의 건강을 당부했다.

 다시 여름을 맞이하는 동안 어떤 때에는 몸이 아팠고, 어느 시기에는 마음이 아파 앓았었다.

 책으로 배운 지식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던 나는 매 순간마다 만만찮은 현실에 까였다.

 집을 얻는 것 하나도 어려워 서러웠고, 한 달을 살기에 생활비는 늘 팍팍했다.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가 없어 외로웠고 그래서 밤마다 울지 않은 날을 손가락으로 꼽는 게 빨랐다.

 이상과 현실을 방황하며 모든 것들에 어설픈 내가 누군가의 삶에 불쑥 끼어드는 것 같았다. 언니들과의 첫 만남이 그랬다.

 그랬던 언니들과 1년을 함께 했다. 언니들에게 부족한 모습을 들키기 싫어 수없이 도망치고 싶었는데 돌이켜보면 언니들이 나의 버팀목이었다.

 자립생활이란 말만 들어도 하지 않겠다던 언니들이 이제 새로운 누군가에게 자립을 권하며 자신들이 했던 경험들을 말해준다. 그리고 혼자서 살게 될 삶을 계획하고 있다.

 언니들이 생각하는 자립생활이 분명 봄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울화통 터지는 여름도, 외로움을 견딜 수 없는 가을도, 냉혹한 현실의 겨울도 맞게 될 것이다.

 그래도 언니들과 내가 아프지 않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의 계절마다 언니들이 있어주었듯, 나도 언니들의 계절에 함께 할 수 있는 바람과 함께.

새벽



‘새벽’님은 무뚝뚝하지만 언제나 가족들의 기념일을 먼저 기록하고 챙기는 세심한 딸이자, 가끔 손편지로 고맙다는 말을 대신 전하는 잔정 많은 친구이고, 꽃, 풍선, 촛불이 없는 프러포즈를 받고 싶은 낭만주의 아가씨다.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