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하면 어떻게 하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느낌
이유라도 알아야 납득이든 비판이든 할 수 있는데….

▲ 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교통약자전용차량.
1-어느덧 자리 잡은 특별교통수단이용

 금요일 오전 8시59분45초, 062-600-8900으로 전화를 걸었다. 토요일 아침 5시40분, 터미널로 가는 차량이용 예약을 위해서다. 매주 금요일 그렇게 다음날 이용할 장애인 콜택시를 예약하며 한 학기를 보냈다. 다행히 예약하지 못한 건 두어번 뿐이다. 며칠 전, 마지막 과제를 제출하고 한학기가 끝났다. 그렇게 매주 토요일 ‘장콜(장애인 콜택시)’에 기대서 한 학기를 보냈다.

 광주보다 화순에 더 가까운 외진 곳, 한번도 가보지 않은 주소만 아는 장소, 시간이 정해진 회의에 갈때도 장애인 콜택시는 내게 든든한 발이 되어줬다. 걸어갈 수 있는 곳, 해가 떠 있을때나 시간에 여유가 있을때는 버스를 타는 요즘도 장애인 콜택시는 최후의 보루처럼 이동 때문에 하는 걱정을 덜어주는 존재다.
 
 2008년9월, 차량 운행이 시작된지 10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장애인 콜택시는 광주에 사는 장애인을 포함한 교통약자 일상에 깊이 들어와 자리 잡았다.
 
<출처=광주 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공지 게시판>|||||

2-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제1노조는 5일 보도자료를 내 “교섭과정에서 센터측이 엉터리 자료를 제출하고, 센터의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공식적인 해명, 사과가 없었다”며 “불성실한 교섭태도와 제한된 권한으로 교섭에 임하는 등 향후교섭을 진행하더라도 원만한 교섭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해 결렬을 언했다”고 밝혔다. (광주드림, 2019.06.05)

 교섭노조인제1노조가 센터의 운영전반에 걸친 철저한 감사를 요구하면서 시작한 시청앞 1인시위가 한 달을 넘기고 있는 가운데, 제1 노조가 전면파업을 위한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시민의소리. 2019.06.17)

 장애인 콜택시 운영을 맡은 광주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에서 갈등이 커지고 있고, 파업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기사가 단톡방에 공유됐다.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쟁점은 이것이었다.

△센터가 내부갈등을 조장하고 제2 노조를 옹호하는 등 불법을 자행
△관리직들의 무능과 자질부족
△관리책임자들의 인권의식 부족과 도덕적 해이
△비상식적 규정, 인사평가기준 불평등 급여 등 미흡한 제도
△관리자들의 휴일 불법 근무수당 수령
△지각, 벌금형을 이유로 비정규직 노동자해고 주장
△직장내 성희롱
△차별·편파적 운영으로 내부 갈등조장 등
△추가수당 및 징계규정에 있어 운전원 차별
△시장면담
△센터원장, 사무처장교체
△센터운영 전반에 걸친 감사
△무능력한 인력 청산
△적정임금보장
△비정규직철회
△외부이익단체 경영개입 차단 등
시민의소리(6월17일) - https://is.gd/zts52Q

 취재가 어려웠을까? 이동지원센터측 입장은 기사에 담기지않았다. 구체적인 내용도 찾기 어려웠다. 외부이익단체경영개입, ‘무능력한 인력’ 청산, ‘적정’임금보장, ‘불법근무수당’ 수령 등은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기사에 담겨야 하지 않았을까?

 지면의 한계로 기사에 담기지 않았지만, 파업까지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이 확인할 수 있게 이동지원센터홈페이지(www.gjtsc.com)에 관련게시물이 있을까싶어 확인해보았다. 노조나 센터 어느쪽도 기사에서 언급된 내용에 관한 게시글을 올리지는 않았다.

 여러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는 노조, 그러나 각각의 문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지 사실관계를 알 수 없다. 교섭이 결렬되고 파업이 거론되는 가운데 문제가 지적되는 기사와 관련한 센터나 시의 입장 또한 확인 할 수 없다.
 
3-이용자에게 설명하고 공감을 얻어야

 이동지원센터와 제1노조 사이의 갈등은 단톡방에 공유되는 몇몇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게 전부다. 차라리 매년 진행되는 이용자 간담회자리에서 쟁점을 꺼내고 사실관계를 밝히며 노조와 센터가 서로의 입장을 밝히면 어땠을까? 기회는 여러차례 있었다. 그래서 파업이 예고된 지금 상황을 납득 할 수 없다.

 센터든 노조든, 어느 쪽의 잘못으로 파업이 벌어지고 장애인 콜택시가 멈춰서게 되는지 상관없이 차가 멈추면 집밖에서의 일상이 멈추게 되는 많은 이용자가 있다. 느닷없이 ‘파업으로 인해 평소 차량의 00% 수준으로 운행된다’는 문자를 일방적으로 받게 되는 상황은 최악이다.

 차가 멈추고 일상에 큰 제한을 감수해야 하는 이용자들이 최소한 누구한테 무엇을 책임지라고 따져 물을 수 있게 설명해야 하는 상황 아닌가?

 이대로 파업이 현실화한다면, 이용자들은 불충분한 정보에 기대 평소에 마음에 안들었던 쪽을 향해 비난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어떤 고래 때문에 새우등이 터지는지는 좀 알아야 덜 억울할 것 같다.

 이용자의 한 사람으로 파업 전에 노조와 센터의 입장을 확인 할 수 있는 자리라도 만들어지길 바란다.
도연

 도연 님은 사람이 사람으로 사는 세상을 꿈꾸며 장애인운동 활동가로 살고 있습니다. 고양이와 함께 지내는 꿈 많고 고민 많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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