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보협 20년’으로 되돌아본 산사랑운동
현재 76개 단체 참여 범시민 운동으로 자리매김

▲ 군부대시설이 철수한 뒤 생태복원 된 중봉의 모습.

 1989년 3월15일, `무등산을 살리자’는 순수 시민 자발적 `시민사회단체공동대책위’란 이름으로 무등산사랑범시민운동이 시작됐다. 당시 무등산은 쓰레기로 넘쳐, 온 산이 악취로 오염되고, 난개발이 심각하고, 환경 문제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무지한 행정과 시민의식으로 훼손이 심각한 상태였다.

 1989년 5월22일, 무등산을 사랑하고 걱정하는 12개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모여 자발적으로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를 결성해 체계적인 범시민운동을 결의했다. 현재는 76개의 단체가 함께하고 있는 세계적인 산사랑운동의 시발점이다. 매년 춘·추계로 2회,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와 광주문화방송 공동주최로 생방송 무등산사랑다짐대회와 각 단체별 실천대회를 20여 년 간 꾸준히 펼쳐오고 있다.

 초기 실천운동은 △쓰레기 다시 가져오기 △취사·막영·고성방가 안하기 △계곡에서 세척 금지 △서로 만나면 인사하기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무등산사랑 캠페인 6개월만에 과거 무등산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볼썽사나운 문화는 자취를 감추고, 수준 높은 시민문화가 형성되는 성과를 거뒀다. 5·18 민주화운동에서 보았듯이 광주 시민은 옳은 일이라면 아무리 어렵더라도 해내는, 문화시민으로서의 자질을 확인시켜준 게 바로 무등산범시민문화운동의 성과다.

 이후 △생명 불어넣기-복토사업 △ 숲가꾸기-가지치기 사업 △ 인간성회복운동-동물방사사업 △ 무등산 시민 땅 1평 갖기-공유화사업 등 더 발전된 실천운동으로 확산돼 갔다.

 학술연구에도 치중해 각계 전문가가 함께 무등산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매년 무등산사랑심포지움·무등산사랑산행포럼·무등산현안포럼 등을 열어 정책방향을 제시, 행정 또는 국가 정책에 반영시키고 있는 곳이 이 기관이다.

 교육연수사업도 있다. 94년부터 환경대학을 수료한 교사가 중심이 돼 매년 두 차례 무등산사랑환경대학, 무등산사랑청소년환경학교, 무등산생명숲학교, 산림청 인증 숲해설사 양성 등이 진행된다.

 문화예술사업으로 96년부터 무등산사랑문화예술단과 무등산영상촬영단이 운영되고 있다.

 자원봉사도 활발하다. 94년부터 운영되는 무등산환경봉사단은 환경대학을 수료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활동이 이뤄지는데, 매 주말 20명 내외 10개 활동대가 움직인다.

 공유화운동도 중요 사업이다. 1991년부터 시작됐다. 무등산보존구역(100㎢) 중 70%에 달하는 사유지의 공유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까지 55만㎡의 토지를 매입했다.

 민·관·학이 함께한 사업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무등산권 보존과 이용에 관한 종합계획 수립 △무등산 중봉 군부대 철수 자연생태복원 △원효사집단시설지구 원주민촌 이주 집단식생 복원 △누애봉 한국통신중계소 철수 지형 암석 원형복원 △증심사 집단시설지구 생태 정비 복원 △광주호 도시근린 생태공원사업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산사랑운동은 무등산이 광주의 정신적 상징이며 모체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앞으로 무등산운동이 중점을 둬야 할 중장기적 정책은 다음과 같다. 첫째 1억 년의 빙하기 자연사박물관인 육상 주상절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해야 한다. 둘째 65년부터 군부대에 점령당한 무등산 정상을 원상 복원해 시민 품에 돌려줘야 한다. 셋째 현재 도립자연공원을 국립자연공원으로 승격해야 한다. 넷째 현재 약 30㎢인 무등산자연공원 면적을 주변 개발제한구역을 포함, 최소 100㎢까지 확대 지정해야 한다. 다섯째 자연공원과 주변에 대한 개발 압력을 근본적으로 막기 위해서 사유지를 공유화해야 한다.

김인주 <사>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운동본부장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는 무등산 살리기 시민연합준비위원회와 무등산 살리기 시민단체공동대책위원회를 모체로 1989년 5월22일 11개 단체 협의체로 창립했다. 1993년 7월 사단법인으로 등록한 뒤 현재는 76개 단체로 확대됐다. `산사랑 운동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유별난 무등산 사랑운동’이 모임의 정신일 만큼, 무등산 보호에 온 힘을 쏟고 있다. 062-528-1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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