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동안 경직된 몸 준비없이 등산시 `탈’날 수도
하산 때 엉덩이·다리 저림 심하면 요추관 협착증 의심

▲ 김연성 <광주새우리병원 신경외과 원장>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날씨가 풀리면서 운동이나 등산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다. 봄이 되니 자꾸 몸을 움직이고 싶어진다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 겨울 동안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실외 운동량이 적었다면, 척추 관절이 경직돼 있고 그 주변의 근육과 인대도 약해졌을 것이며 체중도 늘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때 충분한 준비 없이 갑자기 무리한 운동이나 등산을 하게 되면 척추나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특히, 평소에 척추나 관절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갑작스런 야외 활동 후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따라서, 운동이나 등산을 시작하기 전에 충분한 스트레칭과 준비 운동이 필요하다. 15~ 20분 정도 몸에서 약간 땀이 날 정도로 목·허리·팔·다리의 각 관절을 충분히 풀어 주어 유연성을 높인 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또, 한 번에 운동을 많이 하는 것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반복적으로 운동의 강도를 늘려가는 것이 안전하다. 운동 후에도 가벼운 스트레칭을 통해 몸을 풀어주어 마무리 하는 것이 좋다.

 중년 이상의 연령에서는 골다공증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서 등·하산 시에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면서 염좌나 타박상과 같은 비교적 가벼운 부상에서부터 척추 골절 등의 심각한 외상까지 발생할 수 있다. 경사가 급한 산에서는 하산에 조심해야 하며, 1~2시간 정도의 완만한 경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산을 오를 때는 특별한 증상이 없었는데, 산을 내려올 때 엉덩이나 다리의 통증·저림·위약감 및 마비감이 심해진다면 요추관 협착증을 의심해야 한다. 요추관 협착증은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40세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발생할 수 있다. 퇴행성 변화로 두꺼워진 척추 인대나 관절뼈가 엉덩이를 거쳐 다리로 내려가는 신경 통로인 척추관을 좁게 만들어 신경이 압박될 때 발생한다. 산을 오를 때는 허리가 숙여지므로 척추관이 약간 넓어져 증상이 경감되지만, 산에서 내려올 때는 허리가 뒤로 젖혀져 척추관이 더 좁아져 척추 신경 압박이 심해지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과거에는 노화 과정이라 여기고 특별한 치료 없이 견뎠지만 최근에는 미세 현미경 수술의 도입으로 간단하게 신경 통로를 넓혀줌으로써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봄철에는 신체의 신진대사가 활성화되면서 비타민의 소모량이 증가하는데, 비타민의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 피로가 쉽게 누적되고 근 위축이 발생하여 몸도 둔해지며 반사 능력도 떨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운동 중 부상 위험이 증가할 수 있으니, 봄철에는 비타민의 섭취도 늘리는 것이 좋다.

 다른 사람이나 방송 매체 등에서 좋다고 하는 운동을 무작정 따라 하는 것보다는 내 몸의 상태를 파악하고, 그 상태에 알맞은 운동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운동 전·후로 철저한 준비 운동과 스트레칭을 시행하여 준비되지 않은 신체에 갑작스런 부담이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부상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철저히 준비해도, 운동이나 등산 후 통증이 생긴다면, 급성기에는 냉 찜질이, 그 후에는 온 찜질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러한 통증이 1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해야 봄의 즐거움을 만끽할 있다.

김연성 <광주새우리병원 신경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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