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의 눈에는 즐겁고
단골의 맘에는 미덥고

 온 식구 생업이 걸린 일이다. 허니 그저 글자만 올리기엔 아심찬하였나 보다. `부벽준’이니 `피마준’이니 `미점준’이니 이름 붙일 만한 준법을 쓰지는 않았다. 허나 기어코 마음을 빼앗는다. 이름조차 없는 빼어난 준법들을 끌어내고 만 장삼이사의 간판들. 행인의 눈에는 즐겁고 단골의 맘에는 미덥다.

 화려하게 치장하려는 욕심이라기보다 `나답게’를 드러내고자 하는 간절함을 읽는 `거리 예술’.

 `크게 공교로운 것은 서투른 것과 같다’는 `대교약졸(大巧若拙)’의 미감을 시장통 톱집의 `ㅂ’ 받침에서 만난다. 정련된 소박미(素樸美), 심오한 단순미(單純美), 숙성된 평담미(平淡美), 분산된 통일미(統一美), 배경과의 조화미(調和美) 이 중 어느 것에도 서운함이 없지 않은가.


글=남인희·남신희 `전라도닷컴’ 기자

사진=박갑철 `전라도닷컴’ 기자·최성욱 <다큐감독>


※이 원고는 월간 `전라도닷컴’(062-654-9085)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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