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은 나에게 ‘하얀 도화지’와 ‘연필’이다. 순백의 도화지는 아무 것도 없는 깨끗한 아름다움이다. 그것은 아주 무한한 가능성이다. 아직 시작하지 않아서 시작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시작하지 않아서, 아무것도 없어서 도전할 수 있는 기회. 그것은 숫자 0이며 설렘이다.
그리고 내가 연필을 드는 순간 하얀, 깨끗한 아름다움은 사라진다. 내가 연필을 쥐고 도화지에 사각사각 그림을 그리는 순간 도화지는 새로 태어난다. 지금까지의 하얗고 깨끗한 도화지가 아닌 나만의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가 머릿속에 하얀 도화지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매일 꿈이라는 연필로 자신의 도화지의 작은 한 부분을 그리고 있지는 않을까?
“아름다움” 이 한 단어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라는 매개체 안에서 아름다움은 또 다른 나의 자아의 내면을 나타낸다. 나는 내 그림을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린 그림 안에는 나의 창의력, 열정, 노력이 있기 때문이다. 내 그림을 타인이 본다면 “아름답지 않아”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객관적으로 보는 내 그림은 우울하고 슬퍼 보이기 때문이다.

 나라는 존재 안에서 내 그림이 비춰 보여주는 나의 또 다른 자아는 바로 슬픔인 것 같다.

 현대인에게 “아름다움”이란 남의 길을 그대로 가는 것이다. 다른 누군가가 눈밭에 발자국을 만들면 그대로 밟고 가려는 것이다. 그러나 한순간 눈보라가 친다면 그 발자국은 모두 사라져버린다.

 하지만 먼저 앞장선 사람에 의해서 “아름다움의 길”은 또다시 만들어진다. 눈보라, 길, 눈보라, 길. 이 길은 계속 반복되리라. 따라서 우리는 항상 새로운 눈보라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름다움은 현재의 나에게 있어서는 너무나 무궁무진하지만 사회로 나아가면 갈수록 사람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범위는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쉽다. 우리의 아름다움 즉 모두의 아름다움도 좋지만, 나만의 아름다움도 아름다움이다. 나는 나만의 아름다움으로 길을 내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앞사람도 흔들리고 뒷사람도 흔들리지만 꿋꿋이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들 때문에 세상은 아름답다.
조은빈<장덕중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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