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 문 옆의 마루벽에 고이 매달아둔 돌멩이 하나.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유서 깊다. “옛날어른들 때부터 저러고 해둔 거이여”라고 말하는 김연임(82·임실 덕치면 천담리 구담마을) 할매.

 답은 “문 열어두문 바람에 자꼬 닫힌게 성가셔서 닫히지 말라고 받치는 돌”이다. 이른바 ‘도어 스토퍼(door stopper)’랄까. 거기 늘 대기중이다가 시시때때로 자신의 맡은 바 소임을 해낸다.

 생활의 편리를 위한 묘수. 어디까지나 실용과 편리를 위한 것이지만 맞춤한 돌멩이 하나 골라내는 데도 미학적 안목이 작용했을 터.

 벽에는 두꺼운 종이도 받침처럼 붙여 두었으니, 돌멩이와 한 세트를 이룬다. “돌멩이를 자꼬 들었다 놨다 히야헌디 그냥 놔노문 벽이 패이잖애.”

 애지중지 알뜰살뜰 건사해 온 삶의 흔적이 거기 걸렸다.
글=남인희·남신희 ‘전라도닷컴’ 기자

사진=박갑철 ‘전라도닷컴’ 기자

※이 원고는 월간 ‘전라도닷컴’(062-654-9085)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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