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쿱(icoop)을 위쿱(Wecoop)으로’
민주노조 살리는 생생 (生生)페스티벌

▲ 25일 구례 자연드림파크에서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가 주관하는 ‘아이쿱(icoop)을 위쿱(Wecoop)으로’ 민주노조 살리는 생생 (生生)페스티벌이 진행됐다.
 25일 구례는 뜨거웠다. 구례가 북적였다. 아이쿱 구례자연드림파크가 사람들을 구례로 불러들였다. 25일 구례에서 열린 2018 구례 자연드림 락(樂) 페스티벌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난 2017년 7월 노동조합을 결성한 후 지금까지 노조탄압 중단,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하며 거리에서 투쟁을 벌이고 있는 구례 자연드림파크 노동자들에 연대하기 위해 전국에서 노동자들이 구례로 모여들었다.

25일 오후 3시, 서울에서 인천에서 부산에서…새벽밥 먹고 출발했을 노동자들이 구례로 모여들었다.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가 주관하는 ‘아이쿱(icoop)을 위쿱(Wecoop)으로’ 민주노조 살리는 생생 (生生)페스티벌에 전국에서 모인 1000여 명의 노동자들이 함께 했다.

 “원래 이 경과보고는 문석호 지회장이 하기로 돼 있었지만 문 지회장이 요즘 너무 눈물이 많아져서 제가 대신 하려고 합니다.”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 구례자연드림파크지회 이순규 사무장과 문석호 지회장이 1000여 명 노동자들 앞에 섰다. 1년 넘게 겪어왔던 노동조합원들의 고통이 이 사무장의 목소리를 통해 전달됐다.

 옆에 서 있던 문 지회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2017년 7월 노동조합 가입 이후 사측으로부터 해고·직위해제 및 보직변경·정직·대기발령 등 지속적인 징계와 각종 고소·고발 등으로 정신적 고통에 시달려 온 문 지회장에 대해 최근 근로복지공단은 산재로 인정했다.
 
▲전국서 모인 1000여 명 “노조 탄압 중단”
 
 “그냥 내려가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을 것 같아 한 말씀 올립니다. 회사는 저의 정신적 고통을 치유해주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안해준 치유를 여기서 받고 있습니다. 여기 이렇게 모여주신 여러분들로 인해 치유 받고 있습니다. 저희 역시 스스로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

 문 지회장은 또 눈물을 흘렸다.

 이날 구례자연드림파크에 모인 노동자들은 1년 넘게 투쟁 중인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자들에 연대의 뜻을 전달했다. 또 사측의 노동탄압을 규탄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공공운수노조 변희영 부위원장은 “산 좋고 공기 좋은 이곳 구례에서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자들은 1년 넘게 불행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자본의 대안이라고 만들었던 협동조합이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각종 징계와 고소·고발을 남발했고 급기야 구례가 삶의 터전인 노동자들을 충북 괴산으로 발령을 내기까지 했다”고 사측을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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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유재길 부위원장도 “이미 구례자연드림파크 문제는 전국적 사안이 됐다”면서 “민주노총이 엄호하고 지지해서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인 ‘지리산 사람들’ 민종덕 대표도 무대에 올라 “아이쿱은 노동자들의 집회가 두려워서 락페스티벌 장소를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 현재 락페스티벌이 열리는 옆 저수지에 보트를 띄워 노조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해상시위가 벌어지고 있다”고 소식을 전하면서 구례 주민들 역시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쿱에서는 식품에 유전자를 조작했는지 안했는지를 완전하게 표시해 소비자들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식품완전표시제 운동을 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협동조합이라는 유전자를 조작했는지 안했는지를 표시 하는 협동조합 유전자 조작 여부 표시제 운동도 동시에 할 것을 아이쿱에 제안한다”면서 “본래 협동조합의 유전자는 돈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이요, 이윤이 아닌 가치요, 경쟁이 아닌 협동이요, 독점이 아닌 상생이요, 효율이 아닌 평등이요, 그리고 노동 탄압이 아닌 공존임에도 지금 아이쿱은 이 협동조합 유전자에 자본주의의 못된 유전자 즉 노동탄압이라는 유전자를 가미하여 무늬만 협동조합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사측 락페스티벌 집회 선점…접근 못해
 
 이날 ‘아이쿱(icoop)을 위쿱(Wecoop)으로’ 민주노조 살리는 생생 (生生)페스티벌 무대는 문예 노동자들이 함께 꾸몄다. 민중가수 박준 씨의 노래 무대를 시작으로 해고 노동자인 공공운수노조 국립오페라단지부의 성악, 광주시립예술단지회 합창 무대가 이어지고 몸짓패 ‘몸짓선언’을 비롯해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자동차부품사 비정규직 지회 노동자들로 구성된 몸짓패 ‘니나노’, 전남대 학생으로 구성된 몸짓패 ‘몸짓’, 구례지역에서 활동하는 가수와 시인, 건강보험공단 광주본부 노동자들로 이뤄진 풍물패 등이 함께 했다.

 이날 구례 자연드림파크에 모인 노동자들은 구례자연드림파크 노동탄압 실상을 알리는 거리 행진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깃발을 든 기다란 행렬이 구례자연드림 락 페스티벌 장소 근처까지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노동자들은 사측의 락 페스티벌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구례자연드림 노동자들의 투쟁을 알리고 싶어했지만 사측의 집회 신고 선점으로 접근하지 못했다.

 이날 ‘아이쿱(icoop)을 위쿱(Wecoop)으로’ 민주노조 살리는 생생 (生生)페스티벌 행사는 행진 이후에도 늦은 밤까지 계속됐다.
황해윤 기자 nab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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