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서판, 백지는 텅 빔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모든 것은 백지, 무(無)에서 시작되어 만들어져간다. 하지만 인간은 태어날 때 ‘빈 서판’이라고 할 수 없다. 아기들은 가르치지 않아도 거짓말을 할 줄 안다.

 인간에겐 본성이 있고 그 본성을 바탕으로 양육하여 성장해가는 것이다. ‘빈 서판’ 이론은 잘못됐다. 모든 인간을 오직 양육으로, 원하는 모습으로 만들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성공하고 행복하게, 돈이 많게 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슬기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이 있듯이 저마다 본성과 재능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교육을 통해 원하는 모습으로 될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이 그 모습을 원하지 않으면 원하지 않으면 될 수 없다. 백지, 무(無), 0은 없음이 아니라 무한한 가능성이다. 0은 큰 힘이 있다. 더하면 어떤 수든 될 수 있고, 곱하면 모든 걸 0으로 만든다. 즉,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준다. 오히려 모든 지식을 갖고 있는 것보다, 백지상태에 있는 뇌가 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나는 본성보단 능력, 노력, 양육의 힘을 더 믿는다. 머리가 좋지 않아도 노력하고 공부하면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머리가 좋은 사람은 많지 않다. 노력해서 성공하는 것이다. 매번 지난 과거를 떠올리며 좌절한다면 머릿속 서판은 꽉 차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때로는 아무 생각하지 말고 지금 서 있는 순간만 생각해야 한다. 빈 서판은 백지이다. 백지는 텅 빈 무지가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배예은<수완하나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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