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팔금면 채일봉 전망대
팔금도는 8개의 섬(일금도·매실도·원산도·백계도·띠섬·거사도·거문도·매도. 그중 거사도와 매도는 노둣길로 연결)들을 간척해 만들었다.
1900년대 초의 일이다. 산 아래 논밭이 예전에는 대부분 갯벌이나 바다였다는 뜻. 간척되기 전 채일봉은 원산도에 속했다. 산의 지명인 ‘팔금면 원산리’에 그 흔적이 남아있다. 팔금도뿐 아니라 신안의 여러 큰 섬들이 간척을 통해 땅을 늘렸다.
전망대 반대편에 서본다. 일몰이 눈부시다. 금빛 서해를 점점이 수놓은 섬들을 보고 있자면 이곳이 다도해(多島海)임을 실감하게 된다. 노릇노릇 햇살을 먹으며 먼 바다로 나아가는 여객선은 뭉클한 기분을 더한다.
팔금도가 간척되기 전 사방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산 바로 아래까지 밀물이 들고 났을 테다. 바다가 된 뽕나무밭처럼, 푸른 논이 된 바다가 새삼 신기하다. 팔금도의 변화는 더 있다. 다른 섬들과 다리로 죽죽 이어져 있다. 20세기까지 섬살이의 상전벽해가 간척사업이었다면 21세기는 대교(大橋)인 것 같다. 팔금도는 북쪽 암태도와 중앙대교로, 남쪽 안좌도와 신안1교로 연결됐다.
올봄에는 암태도를 통해 천사대교와도 이어졌다.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긴 다리다. 팔금도는 이제 배를 탈 일 없이 목포나 무안, 광주 같은 내륙과 바로 통한다. 우리가 채일봉을 수월하게 찾아간 것도 자동차로 천사대교를 건넌 덕분이었다. 변화의 한가운데서 고요히 빛을 내고 있는 다도해 전망대, 채일봉 나들이를 권해본다.
여행정보: 채일봉은 원산리에서 시멘트포장 임도 입구를 찾아 올라가면 된다. 이정표가 될 지형지물이 적으므로 지도 어플을 참고하면 좋다. 임도 마지막 300m 정도의 비탈을 낚아채면 전망대에 도착한다. 채일봉 정상(159m)을 잇는 산행도 해볼 만하다. 팔금도 초입 중앙대교에서 출발해 채일봉(159m)-전망대-서근마을을 잇는 도보 겸 산행은 총 4km 2시간 정도.
정리=이혜영 사진=최성욱
※이 글은 신안군 공식 여행 블로그 ‘렛츠고신안’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