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트루먼 쇼’ 포스터.
 자본주의의 세상은 굉장히 광범위하다. 그 속에서 나는 상품성을 지닌다. 그러한 상품성의 가치가 올라갈 때마다 나의 몸값, 즉 나의 인생의 가치가 올라간다. 내가 죽어버린다면 사람들이 나에게 걸었던 기대감과 함께 나의 상품성도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떨어진다. 자본은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상에서 꼭 필요한 존재이다. 내가 대단한 자본가치인 이유는 나는 나만의 사고를 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의 이점은 경쟁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더욱 질 좋은 상품을 생산한다는 점이다. 질 좋은 상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 시간에 쫓겨 경제활동을 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폐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더 좋은 옷을 입고 더 좋은 컴퓨터를 사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한다. 자본주의의 무서운 점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들을 가치 없게 만들어버린다는 점이다. 내가 쓰고 있는 컴퓨터도 문서 작성을 하거나 검색을 할 때 아무 지장이 없는데, 다른 친구가 300만 원 짜리 컴퓨터를 사면 내 것이 좋지 않아 보이고 더욱더 좋은 컴퓨터를 사고 싶다.

 나 또한 이런 경험이 있다. 친구들이 입는 명품 브랜드를 사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가 입고 있는 것들도 충분히 비싸고 충분히 좋은 제품들인데 다른 친구들이 40만 원 짜리 후드티를 입은 것을 보면 조금 부럽기도 하다. 그래서 엄마에게 그 옷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사달라고하거나 세뱃돈을 모아 살 계획이다. 나도 이미 이러한 자본주의 세상에 묻혀버린 한 시민에 불과하다. 아무리 비판 글을 쓰고 사회가 아무리 비판을 하여도 한순간의 후회일 뿐이라면. 사회의 흐름을 거스르는 연어같이 대담하고 용감한 사람들만이 자본주의를 보완하고 강화하여 더 좋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돈으로 지식을 사고파는 세상 속에서, 나는 얼마나 가치를 가지고 있는가. 내가 운동하며 얻은 가치, 친구들과 함께 운동하면서 서로의 체력을 향상시켜주고 있었다면 나는 그들에게 가치 있는 존재다. 가치의 의미는 넓다. 내가 숨 쉬며 살아있는 것이 삶의 가치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잠을 자며 체력을 보충하는 것도 가치 중 하나일 것이다. 나는 요즘 방황하며 살고 있다. 그런 방황의 시간마저도 나에게는 소중한 시간들이다. 나의 삶을 찾아가는 그러한 시간인 것이다. 내가 나 스스로를 가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나의 주가는 떨어진다. 나는 인생을 주식그래프에 비유하고 싶다. 내가 선한 행동을 하고 남에게 이익이 되는 행동을 하면 나의 주식이 올라간다. 반대로 실수를 하면 나의 주식은 떨어진다.

 나는 누군가에게 어떤 사람으로 남을까. 아무 쓸모없는 그냥 적대적인 상대로 남을까, 아니면 한사람의 인생을 바꿔놓을 만한 친구로 남을까. 나의 이러한 내적 갈등마저도 지식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나는 나만의 고유성들이 가치로 매겨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누군가에게 팔리는 느낌이랄까, 기분이 나쁠 때가 많다. 그러나 나의 생각과는 달리 절대 그럴 수 없다. 우리가 부여하는 의미가 곧 가치이며 그것이 당연한 것이니까.
최강현<숭일중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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