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민예총과 광주민예총이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4·3 후유장애인 7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구술, 사진자료, 유품을 비롯해 정부나 기관의 기록물 등을 영상 및 미술작품, 걸개그림 등으로 담아 4·3항쟁의 진실, 살아 남은 자들의 기억과 고통스러운 삶을 고발하는 기획전.
전시공간은 상무대 영창 행정반 건물을 활용해 `진실의 공간’ `총상의 공간’ `창상의 공간’ `구타와 고문의 공간’ `수형인의 공간’등으로 꾸며진다. `진실의 공간’에서는 1948년 4·3항쟁의 시작에서 2003년 대통령 사과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압축해서 보여주고, `총상의 공간’ 등에서는 4·3항쟁으로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고 소외와 무관심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세월’을 증언한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4·3연구소, 5·18기념재단 관계자 등이 참석해 `무명천 할머니’ 등 5명의 4·3 후유장애인에게 증언을 듣는 `대화마당’도 마련된다. 대화마당은 19일 오후 2시 5·18자유공원 전시실에서 약 두 시간 동안 진행되며, 대화가 끝난 후에는 한라산에서 가져온 동백나무 한 그루를 자유공원에 기념식수할 계획이다.
전시작품들은 지난 1996년 이후 지속적으로 4·3관련 영상작업을 해 온 김동만(36·제주민예총 영상위원장)씨, 그리고 고성만(26·제주4·3연구소 연구원)씨가 함께 제작했다. 고씨는 “진실규명이나 역사적 평가와 같은 큰 이야기에 앞서 우리 곁에 가까이 살고 있는 분들의 삶에 무관심했다는 반성에서 작업을 시작하게 됐다”며 “의료혜택을 거의 못받고 있는 4·3 후유장애자 어르신들의 삶을 알려 하루라도 빨리 병원치료를 받게 하는 것이 전시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 3월27일∼4월17일 항쟁 56주기 문화예술제의 일환으로 국립제주박물관에서 먼저 개최된 `4·3 후유장애인 아카이브전’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서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기념관에서도 열릴 예정이다.
이정우 기자 arrti@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