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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 무산 출신 최운보와 경흥 출신 양응범이 이끄는 14가구 65명이 올해 1월 이주해 프리모리예(연해주) 포시예트의 지신허(地新墟·치진헤) 마을을 개척하며 농사를 짓고 있다.” 1864년 9월 21일 러시아 우수리스크의 포시예트 경비대장 레자노프가 상부에 제츨한 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한민족이 러시아에 집단 이주한 최초의 기록이다. 미국 하와이 농업이민보다 39년 앞선 해외 개척사의 효시이자 근현대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시작인 것이다. 당시 연해주는 사람이 거의 살지 않았다. 수탈과 착취를 견디다 못해 두만강을 넘는 조선인은 갈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강영식
2024.03.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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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남북관계의 완전한 단절과 군사적 긴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는 가운데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해상국경선’이라는 개념을 처음 언급하면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시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월 15일 미사일 사격 시험을 지도하는 자리에서 “조선 서해에 몇 개의 선이 존재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며 또한 시비를 가릴 필요도 없다. 명백한 것은 우리가 인정하는 해상국경선을 적이 침범할 시에는 그것을 곧 우리의 주권에 대한 침해로, 무력도발로 간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강영식
2024.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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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정전협정이 조인된 지 70년이 되는 해이었다. 70년 전인 1953년 7월 27일, 당시 판문점에서의 정전협정 조인식을 취재한 한 기자는 “거기에는 의식에 따르는 어떠한 극적 요소도 없고 강화(講和)에서 예기할 수 있는 화해의 정신도 엿볼 수 없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정전’이지 ‘평화’가 아니라는 설명을 잘 알 수 있었다”고 적었다. 이 기사의 제목은 ‘기이(奇異)한 전투의 정지’이다. 70년 전의 전쟁은 그 자체가 기이한 것이었으며 정전협정이 조인된 그 날의 모습 또한 기이했다. 최근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강영식
2023.1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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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국제관계는 정보화와 지구화 등으로 냉전시대에 비해 국제관계의 행위자들이 다양해졌다는 것이 특징적이다. 냉전시대에는 국가가 국제관계의 주요한 행위자였다면 지금은 국가뿐만 아니라 다국적기업, NGO, 개인 등의 역할이 증대되고, 중요해졌다. 이러한 배경에서 등장한 개념이 공공외교(public diplomacy)이다. 공공외교는 군사력과 경제력 같은 경성권력(hard power)를 사용하는 전통적 외교와 달리, 문화·가치·인적자원과 같은 연성권력(soft power)를 활용하여 외교 상대국의 정부와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의 이익을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정영재
2023.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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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반도에서 1950년 6월 25일 발발한 전쟁이 정전협정으로 잠시 중단된지 70년이 되는 해이다. 70년 전 오늘 약 3년간의 전쟁을 일시 정전하기로 합의하면서 3개월 내 정치회의를 소집해 한국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한 약속은 지금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다. 국제관례상 정전협정이 이토록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는 경우는 한반도가 유일하다. 통상적으로 정전협정이 체결된 후 오래 지나지 않아 평화협정이 체결된다. 그러나 한반도에서의 정전협정은 해방과 함께 시작된 분단의 장벽을 허물지 못하고,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남아있다.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정영재
2023.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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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인류의 역사는 세계적인 규모로 연결되고 있으며, 한편으로는 지역 간의 갈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아시아지역은 교류와 협력보다는 지역 간 분쟁과 갈등의 요소를 더 많이 가지고 있다. 동아시아지역이 초연결사회 속에서 다른 지역에 대응하고 생존하기 위해 서로 상생하며 교류와 협력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이다. 우리는 지금 운명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 남과 북, 그리고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아시아 각국은 이해가 잘 조정된 협력체 내지 공동체를 구성하여 세계사 속에서 동아시아의 이익을 지킬 필요가 있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정영재
2023.07.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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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반도는 역동적인 가능성과 다양한 문제들이 공존하고 있다. 발랄한 혁신으로 온 세계가 놀랄만한 새로운 미래를 창출할 가능성도 보이지만 해묵은 관행과 오랜 갈등을 제대로 풀지 못해 어려움을 겪을 개연성도 적지 않다. 이런 갈림길의 한복판에 우리는 분단 한반도에 살고 있으며, 장차 한반도에서 이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 것인가에 따라 동아시아 및 지구촌의 질서와 협력 방향이 크게 좌우될 것이다. 인류의 역사가 세계적인 규모로 확대되고, 지역 간의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특히 동아시아가 상생과 협력으로 하나로 뭉쳐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정영재
2023.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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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는 여러 의미에서 강대국들이 인접해 있는 중요한 지역이다. 미국은 지리적으로는 동북아지역이 아니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군사적으로 동북아지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동북아지역은 경제적으로 세계의 중심축이다. GDP면에서 4위권 이내의 국가가 3개(미·일·중)나 되고, 3대 핵 국가(미·러·중)와 준 핵 국가인 북한이 있다. 북핵문제 6자회담 참가국들의 군비를 합치면 전 세계 군비의 2/3를 차지한다. 21세기가 아시아·태평양 시대라고 하지만 그 중심은 동북아시아가 될 수밖에 없다. 동북아시아가 아시아·태평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정영재
2023.04.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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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간 패권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질서가 빠르게 재편되고 팬데믹으로 디지털 변혁의 흐름이 가속화 하며 인류는 피할 수 없는 대전환의 시대를 맞고 있다. 세계가 마주한 시대적 요구를 읽고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특히 미·중 패권경쟁이 고조되면서 동북아시아의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한국의 지정학적 외교·안보적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미국과 중국은 시기에 따라 대만해협과 한반도의 전쟁 혹은 평화의 요인으로 절대적인 영향을 미쳐왔다. 무력 충돌의 불행한 역사에도 불구하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정영재
2023.02.2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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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지구촌이 지정학적 대결의 구도로 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강대국들의 지정학적 대결은 북한의 입지를 강화시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과 일본의 재무장 등을 불러 한반도의 안보 불안을 심화시키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중국을 가장 큰 공동의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하고 군사동맹을 노골화하면서 미국은 2차대전 이후 일본의 군사적 현대화와 신 군사 대국의 길을 열어주었다. 중국과 러시아는 대미 관계에서 전략적으로 상호 보완하면서 연대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동북아지역에서 북·중·러 대 한·미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정영재
2023.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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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남북 교류 협력사업은 `대전환’의 시기를 맞고 있다. 이 대전환기 속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중앙정부 뿐 아니라 지자체, 민간단체, 시민이 참여하여 새로운 물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남북은 갈등과 반목이 높아지고 군사적 충돌까지 염려되는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는 남북 관계의 국정기조를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가 되고, 나아가 남북관계 정상화로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아직 현 정부가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기상조일 수 있지만 구호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정영재
2022.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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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기에 국제적으로 새로운 질서가 재편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의 지배권을 놓고 전쟁 중이며, 동북아시아의 갈등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분열에 대응하느라 난관을 겪고 있다. 세계는 바야흐로 지정학적 냉전에 접어들어 국제사회는 갈등과 대립이 점점 확산되고 자국의 이익만을 앞세우고 있으며, 불확실성과 위험이 커지고 있다. 현재의 가장 큰 글로벌 이슈인 코로나19 팬데믹이 이를 반증한다. 세계의 강대국들은 서로에게 책임만 떠넘길 뿐 어디에도 글로벌 문제를 공동으로 풀어나
아시아 협력과 한반도 미래
정영재
2022.11.01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