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부터 한달에 한번 ‘월간식구’라는 이름으로 광주의 자립준비청년들과의 느슨한 네트워킹을 지속하고 있다. 어떤 틀에 박힌 사업이 아닌 사회적 가족을 만들자는 의미로 ‘식구’라는 이름을 붙였다.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들이 있지만 먼저는 수도권에 더 많은 사업이 집중돼 있는 상태고, 아무래도 지원사업의 특성상 일시적이거나 타이트한 참가조건이 붙는 경우가 많다. 월간식구는 그런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시작되었다. 지금은 지역사회 단체, 사업가, 재단, 기관, 의회, 그리고 광주를 살아가는 누나, 형, 오빠, 언니, 이모
딱꼬집기
배성현
2024.04.17 00:00
-
지난 3일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늘봄학교 시행 한 달을 맞아 ‘2024학년도 늘봄학교 참여 현황’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늘봄학교가 현장에 잘 정착되고 있으며 2학기 전면 시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과연 잘 정착되고 있으며 교육 가족 모두 만족하고 있을까? 필자는 늘봄학교를 시범 운영 중인 학교 현장의 목소리를 자세히 들어보았다. 먼저 학부모들은 늘봄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막상 운영되는 것을 보니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며 속은 것 같다고 하였다. 정부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저녁 8시까지 돌봄을 지원해줄 것처럼
딱꼬집기
윤정현
2024.04.09 00:00
-
드디어 올 것이 왔다. 병원에서 항암치료 중인 가족의 진료 일정을 변경하라는 문자가 왔다. 담당교수가 더 이상 해당 요일에 근무하지 않는단다. 진료 일자를 바꾸면서 상담원에게 이번 의료파업 때문이냐고 물었더니 ‘정말 죄송하다’면서 답을 회피한 채 ‘앞으로 교수님이 해당 요일에는 진료가 없어 바뀐 거’라고 말한다. 사실 궁금한 거는 그게 아니었다. 진료 예정일 이전에 항암제가 떨어진 환자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물었다. 상담원은 급한 대로 환자가 기존에 처방전을 확인해서 근처 동네 병원 의사에게 처방을 부탁한 뒤 그 처방전을 받아서 약을
딱꼬집기
박승일
2024.03.25 00:05
-
최근 광주·전남에는 크고 작은 멋진 건물들이 들어서고 있다. 근교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생겨난 포토 스팟들은 이제 제법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지역 소멸 시대에 체류 인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관광지들의 등장은 우리에게 지역에서의 새로운 희망을 보게 한다. 특히 광주 근교에 세워지는 대형 카페들을 보면 경이롭기까지 하다. 물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국적으로 카페의 대형화는 트렌드가 되었다고 하지만 경쟁이 붙다 보니 소위 총알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2억, 3억, 5억 투자했다고 하면 과거에는 다들 놀라워하
딱꼬집기
배성현
2024.01.29 00:00
-
영화퀴즈다.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주인공이 여자배우를 만나 대중의 열광 속에 사랑에 빠지고 죽도록 고생한다는 스토리로 유명한 외국 영화는 무엇일까요? 영화를 제법 봤다는 사람들을 속이는 우스개 문제다. 연말연시에 보기 좋은 로맨틱 영화 ‘노팅힐’을 떠올리면 함정에 걸렸다. 정답은 ‘킹콩’이다. 어느 웹소설인지 제목과 내용은 전혀 기억에 남지 않는데 저 대목에서 한참 웃었던 기억만 남아 있다. 지금 생각하면 킬러 문제였다. 요즘 선거철을 앞두고 반복되는 뉴스로 정치인 누구는 지지자들이 막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라는 논평을 자주
딱꼬집기
박승일
2024.01.15 00:00
-
김대중 대통령의 100번째 생일을 맞아 기념행사들이 이어진다. 지난해 뉴욕에 갔을 때, 한국보다 미국에서 김대중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넬슨 만델라보다 높게 평가하는 지도자라고도 했다. 공과에 대한 평가가 있겠지만 김대중 대통령이 시대를 읽고 해법을 제시하는데 게으르지 않았고, 문제 해결에 희생과 헌신을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박정희-이승만-노태우로 이어지는 군부 통치시대, 김대중은 목숨을 내놓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웠다. 그의 첫 번째 출마는 1954년 제3대 민의원 선거였다. 30세에 무소속으로 목포
딱꼬집기
이민철
2024.01.08 00:00
-
지난달 23일 유아교육과 보육 관리체계를 통합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유보통합을 지지해 온 어린이집, 사립유치원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하였고 공립유치원 교사들과 교원단체들은 신중히 추진하자는 쪽으로 돌아섰다. 필자는 지속적으로 유보통합을 반대하여 왔으며 정부조직법이 통과된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유보통합에 영유아가 없기 때문이다. 유보통합에는 아이를 맡겨야 하는 맞벌이 부모의 어려움이 있다. 유보통합에는 어린이집, 사립유치원 노동자의 처우 개선도 있다. 유보통합에는 어
딱꼬집기
윤정현
2023.12.06 00:00
-
지난주 겨울이 온 기념으로 붕어빵 가게 위치를 알려주는 어플리케이션 ‘가슴 속 삼천원’을 받았다. 가슴 속 삼천원쯤은 지니고 다니면 따뜻한 붕어빵을 살 수 있다니, 이름이 참 좋다. 그렇게 벌써 붕어빵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가을 축제 시즌이 지나가고, 제법 쌀쌀한 바람이 분다. 17일, 광주전남엔 첫눈이 예보되었고, 첫눈답지 않게 밤새 눈이 펑펑 내렸다. 일찍 찾아온 가을비 때문에 단풍철을 느끼지 못했는데, 벌써 겨울이 왔다니 감회가 남다르다. 언제나 떨어지는 단풍을 보며, 눈올 것 같은 바람을 맞으며, 가을을, 그리고 한해를 떠나
딱꼬집기
배성현
2023.11.22 00:00
-
어느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다. 5학년 여자아이가 다른 반에 가서 여기저기 시비를 걸다 그 반 남학생으로부터 맞았다. 여자아이의 어머니가 문제를 제기해서 남학생으로부터 폭행에 대한 사과를 받았다. 사과한 남학생의 부모는 분을 참지 못했다. 여자아이 어머니가 성추행이라고 신고했기 때문이다. 잘못된 신고는 무고라며 사과를 요구했는데 어머니가 버티고 있단다. 교육 현장이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은 뻔하다. 평소 여자아이는 이상한 행동과 거짓말을 반복해서 반 아이들로부터 소위 ‘왕따’를 당했고, 남자아이도 아이들 사이에 평판이 좋지는 않다고
딱꼬집기
박승일
2023.11.06 00:00
-
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2024년 4월 10일 치러진다. 선거구마다 인물 하마평이 쏟아지고, 구도와 바람이 어떨지 분석도 다양하다. 현재 21대 호남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지역민의 만족도는 낮다. 대대적 물갈이 여론도 높다. ‘존재감이 없다’, ‘4년간 뭘 했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조국 광주 출마설, 용혜인 광주 출마설에 관심이 커진다. 이준석의 대구 출마설처럼 진영 내부에서 나름 안전하면서도 향후 대선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예상도다. 또한 ‘존재감’있는 정치인에 대한 관심이다. 광주 국회의원, 대구 국회의
딱꼬집기
이민철
2023.10.31 00:00
-
출·퇴근 시간에 항상 지나다니는 길이 있다. 광주시청 뒷길인데 김대중컨벤션센터 방향으로 가다 보면 옛 상무소각장을 만난다. 2016년 말 가동을 멈춘 뒤 황량한 벌판처럼 적막감이 감돌던 이곳이 요즘 분주하다. 안전 가림막이 설치되더니 굴착기 같은 중장비가 바쁘게 왔다 갔다 한다. 광주 대표도서관 건립 사업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지난해 11월14일 착공식 이후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된 것이다. 우선 반가웠다. 지난 6년간 폐허처럼 버려져 있던 소각장 부지가 새롭게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밀려왔다. 상무소각장은 2001년부터 광주 상
딱꼬집기
김송희
2023.10.23 00:00
-
코로나19 팬데믹이 지나가고, 주춤했던 행사들과 프로그램들이 계속해서 개최·운영되고 있다. 가을이 되어 늘어난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고민이 많다. 오랜만에 여는 대면 행사다 보니 최고의 퀄리티로, 최고의 효율을 만들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데믹 후 거래처들도, 요구하는 내용도, 그리고 참여자들의 구성도 더 다양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을 통해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일회성 행사와 대규모 행사, 비대면 진행에 대한 시선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요즘 대세라고 하나? 여러 프로그램 모집 안내 등을 보면 소규모 인원의 질
딱꼬집기
배성현
2023.09.11 00:00
-
9월 4일, 오늘은 서울 서이초 선생님의 49재가 있는 날입니다. 선생님들은 오늘을, 돌아가신 선생님을 추모하고 ‘가르칠 권리, 배울 권리를 되찾는 날’로 만들기 위해 차분히 준비해 왔습니다. 필자 역시 광주지역의 교원단체들과 함께 추모 집회를 준비해왔습니다. 추모의 방식은 다양했습니다. 어떤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를 거쳐 임시휴업을 하기로 하였고, 어떤 학교는 자체적으로 추모 행사를 기획하였으며, 어떤 학교는 퇴근 후 지역 추모 집회에 함께 참석하기로 하였습니다. 개인의 추모방식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떤 이는 연가를 쓰고 서울 집회
딱꼬집기
윤정현
2023.09.04 00:05
-
10일전쯤 늦은 오후에 일몰이 멋있다는 군산 선유도, 장지도로 드라이브를 다녀왔다. 도중에 새만금 잼버리 야영장 근처를 지나갔다. 드넓은 야영장 부지와 전망대를 보고 감동보다는 욕이 나왔다. 더위에 개고생 했겠구나 생각에 야영장 화장실과 배수에 좀 더 돈을 썼으면 하는 마음과 어림없었겠다 하는 마음이 반반이었다. 일행도 영 표정이 좋지 않았다. 새만금 잼버리가 끝난 만큼 이제 평가의 시간이다. 잼버리는 다수 청소년이 한 여름에 모이기 때문에 폭염과 질병, 벌레는 필연이고 참가자들도 불편을 예상했겠지만, 외국 손님을 최선을 다해 반기
딱꼬집기
박승일
2023.08.30 00:00
-
지난 7월 13일,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에서는 시의원 7인이 발의한 도시계획조례 개정안과 반대되는 광주시 조례 개정안이 상정되어 논의됐다. 위원장은 시의회와 행정이 제출한 조례안이 서로 충돌하고 있으니 8월 말 임시회에서 다시 논의하자며 심사를 보류했다. 충돌한 내용은 ‘광주광역시 도시계획조례’ 84조다. 광주시의회는 시민들의 뜻을 담아 도시계획위원회 ’회의의 공개‘를 원칙으로 비공개 범위를 제한했고, 광주가는 ‘회의의 비공개’를 원칙으로 공개범위를 제한하는 안이었다. 논란이 된 도시계획위원회는 도시개발사업을 심의하는 기구로,
딱꼬집기
이경희
2023.08.14 00:00
-
오귀스트 콩트, 막스 베버, 카를 마르크스, 게오르그 짐멜, 피에르 부르디외, 위르겐 하버마스, 앤서니 기든스, 지그문트 바우만…. 미디어를 통해 한두 번은 들어본 적이 있는 친숙한 이름일 것이다. 이들은 바로 사회현상과 문제에 관한 이론 정립과 통찰력을 제공했던 세계적 사회학자들이다. 광주시가 ‘2027 제21회 세계사회학회총회’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우선 반가웠다. 세계사회학회(International Sociological Association)는 128개국 6000여 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4년마다 열리는 총회
딱꼬집기
김송희
2023.08.08 00:00
-
조금 과하다 싶은 사람이 세상을 바꾼다. 요즘 자주 생각하는 말이다. 장난 말로 “과하다. 과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센스있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에게 하는 내 마음의 속 최고의 칭찬이자 걱정이기도 하다. 일에 진심인 분들,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분들을 보면 늘 감동과 기쁨이 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과한 사람이 A라는 과업을 맡는다고 하자. A 과업에 같은 가격에 얼마나 다양한 옵션이 있는지, 얼마나 세련된 결과물을 낼 수 있는지 설명을 한다. 그것도 모자라 A만 봐도 되는 분이 자꾸 틀린 부분까지 족집게처럼 잘 찾아내 고쳐주고
딱꼬집기
배성현
2023.07.03 00:00
-
여름이 오면서 아파트 창문을 자주 열게 되고 저녁 무렵에 아이들이 즐겁게 뛰어노는 소리가 들린다. 시끌벅적 소리에 마음마저 즐겁다. 아내에게 요즘 어디서 저렇게 어린이들이 자지러지게 즐겁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예전에는 싫었는데 지금은 너무 좋다고 말했다. 아내는 나이드신 분 중에는 분명히 싫어하는 사람들도 계실 걸 하고 답한다. 필자가 사는 아파트에는 유명한 민원인이 한 분 있는데,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 지하주차장에서 차 나간다는 기계음 안내 소리, 조경시설에서 물 흐르는 소리, 방송 소리가 시끄럽다고 난리고, 위층에는 시
딱꼬집기
박승일
2023.06.19 00:00
-
봄은 봄이다.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좋은 계절이다. 5월도 5월이지만 곳곳에 산뜻한 도전의 현수막들이 내걸렸다. 봄을 맞아 개업한 식당들, 신입생 모집, 바디 프로필에 도전하라는 헬스장/GYM, “OO으로 놀러오세요” 라고 꽃이 가득 핀 사진을 내건 지역 축제 모든 것이 팬데믹 이전의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관공서, 지원기관, 학교에도 새로운 사업들이 소개되고, 산뜻한 현수막들이 걸렸다. 그 중에서도 단연 많은 것은 ‘창업’ 키워드의 현수막들이다. 새로운 미래의 주인공을 모신다는 창업 지원 프로그램,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 사업, IR
딱꼬집기
배성현
2023.05.22 00:00
-
A선생님은 친구를 이유없이 반복적으로 때리는 학생을 큰소리로 지도를 하였는데, 학부모로부터 정서 학대로 고발당하였습니다. 사유는 학생이 학교를 싫어하게 되었다는 이유였습니다. B선생님은 싸우는 학생들의 주의를 집중시키기 위해 책상을 넘어뜨렸는데, 학생이 놀랐다고 정서 학대로 고발당하였습니다. C선생님은 학급 규칙을 어긴 학생에게 명심보감을 쓰게 하였다가 정서 학대로 고발당하였습니다. D선생님은 수업시간에 떠드는 학생을 뒤로 나가 서서 들으라 하였는데 정서 학대로 고발당하였습니다. E선생님은 반 친구들 앞에서 잘못을 지적하였다고 정서
딱꼬집기
윤정현
2023.05.18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