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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푸바오가 한국을 떠났다. 오랜 시간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사육사들과 함께한 푸바오는 유튜브 영상, 공중파 뉴스, 각종 예능에 출연하면서 인기를 끌었고 사람들은 푸바오의 푸짐한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에 매료되었다. 푸바오를 실은 트럭을 따라가는 사람들은 큰소리로 엉엉 울었다. 그리고 며칠 전부터 푸바오를 한국으로 돌아오게 할 방법이 없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지난 8일, 서울시가 운영하는 시민참여 플랫폼 ‘상상대로 서울’에는 다시 푸바오를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돌려받자는 내용의 민원이 제기되었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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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4.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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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태어나 눈 뜨고 보니 자연히 고향에 머물게 되는 사람들이 있다. 부모의 얼굴에서 나의 얼굴을 보고, 친구들의 말투에서 내 말투를 찾고, 동네 풍경에 내가 뛰노는 것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자연히 그럴 수 없다면, 가장 가까운 주변에서 낯설음을 느끼고 외로워지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산과 들이 구성하는 세계로서의 고향이 아니라, 마음 편히 뉘일 수 있는 고향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내가 속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건 어떻게 알아차릴까? 스스로 고향을 찾는 이야기는 발 디딜 틈 없이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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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4.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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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을 에는 바람 불어와 바깥에 나서기 어려웠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삼 월이 반쯤 지나갔다. 광주는 남쪽이라 그런가 벌써 해가 높이 떠 공기가 따스한 날들이 있었다. 겨울날에는 아무리 날이 좋고 구름이 없어도 온기가 전해지지 않았는데 봄이 오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봄이 온다고 해서, 날씨가 풀리고 따뜻함이 피부로 느껴진다고 해서 들려오는 소식들마저 그런 건 아니다. 사람들은 헤어지고, 반목과 불만이 세계의 이치와 같은 것은 계절에 따라 오고 가지 않는다. 그럴 땐 꼭 한 번씩 의식적으로라도 돌아보아야 한다. 정말로 그것 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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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4.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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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1일도 지나고, 설날도 지나고, 정말 일 년의 시작이라 할 만한 시기들이 다 지나간 뒤 어느덧 3월이 되었다. 누군가는 곧 봄이 오리라 기대하는 만큼 학생들은 새학기를 기대한다. 새로운 사회로 들어가는 달이다. 학년이 바뀌고, 학급 구성원이 바뀐다. 혹은 대학이라는 새로운, 어찌 보면 더 커다란 사회에 진입하는 기념비적인 시기다. 이 때 우리는 외롭지 않기 위해 사람을 찾는다.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사람,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정류장까지 함께 걸어갈 수 있는 사람, 부담 없이 연락을 주고받고 고민을 말할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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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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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인구 5000만, 서울 인구 1000만의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수도권에서 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 어마어마한 돈이 든다. 매매가 아닌 전세, 월세라 하더라도 그렇다. 이 시대에 집이란 몸을 뉠 공간, 짐을 정돈해놓을 수 있는 공간, 다른 일들 사이에 쉴 수 있는 공간 정도로 여겨지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자본가들은 큰 돈을 들여 건물을 매입하고, 그 정도의 자금을 확보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시간과 공간의 안정성을 대가로 돈을 지불하도록 한다. 주거 안정성과 집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개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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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4.02.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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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가 최근에야 세상에 갑자기 튀어나온 무언가라고 생각하곤 한다. 그런 사치스러운 고민들은 ‘이런 사회’가 아니던 때에는 가치가 없었을 것이라고, 배부른 소리라고 매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게 웬일인가. 우리는 한반도 땅에서 전해져 내려온 고전이나 구전설화에서도 제법 쉽게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찾을 수 있다. 신묘함과 외로움, 특별함과 퀴어함의 경계는 생각보다 흐릿하기 때문이다. 조선시대 때의 고대소설 ‘방한림전’을 가장 쉬운 예로 들 수 있겠다. 작자 미상의 이 작품은 명나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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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4.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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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한 사람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어찌저찌 삶을 잘 이어가다보면 필연적으로 결핍이 없는 생애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인가? 결핍을 극복한 삶과 극복하지 못한 삶을 나누는 명확한 선이라는 것이 실제로 존재할까? 오늘은 이런 질문들을 우리에게 남기고 앞으로의 생으로 나아가는 작품을 소개하려 한다. ‘손 없는 색시’(2019, 고래뱃속)는 독특한 방식으로 제작된 그림책이다. 평면적 그림이 아닌 입체적 공간을 담은 사진 작품들로 이야기의 형상을 구현한다. 2001년 춘천인형극제에서 ‘신밧드’를 올리며 창단한 인형극단 ‘예술무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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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4.0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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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새해가 시작되었다! 일 년이 마무리되고 또 새로이 시작되는 이 시기는 사람을 설레게도 하지만 허망하게 하기도 한다.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나, 달력의 숫자만 바뀐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새해는 멋지게 지내자고 다짐했다가도 며칠만에 알아차리고 마는 것이다. 사회의 시간은 일 년 열두 달로 나뉘겠지만 ‘나’의 시간은 그런 식으로 구분되지 않는다. 모든 시간은 이어져 흐르기에 우리가 새롭다 믿어야지만 새로운 시간이 존재할 수 있다. 하지만 달력에 쓰인 숫자를 근거삼을 수 없다면 우리는 이것이 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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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4.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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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는 누군가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멋진 사람이,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을 것이다. 연말연시.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앞으로 또 한 해의 계획을 세우며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기준이란 대체로 이런 것들이다. 누구에게 보여도 부끄럽지 않았던 한 해가 되었기를 바라고, 누구에게 보여도 부끄럽지 않을 한 해를 만들고 싶어하는 것. 이것은 우리에게 매일같이 필요한 다짐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의 시선과 타인의 시선 모두를 신경쓰고 의식하게 되는 방식이기도 하다. 데미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빈 화분’(2006,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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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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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2023년이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이제 곳곳의 거리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흘러나오고, 기후위기 시대에 날씨가 오락가락 하긴 하여도 달력의 날짜는 계속 앞으로 나아간다. 지난 일 년간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부조리 앞에서, 죽음 앞에서, 답답함과 그럼에도 한 번씩 들여다보게 되는 사랑스러운 순간들 앞에서 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고 화내고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고민했을 것이다. 2023년의 대한민국이란 그 안의 구성원들을 향해 끝없이 질문을 던져대는 커다란 도깨비 같았다. 짐짓 폭력적이라고 여겨지는 질문들에 대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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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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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6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진행되었다. 남부지방에는 대설특보가, 서울에는 작년보다 12일 일찍 첫눈이 내렸다. 절기상으로 대설과 동지 사이에 있으니 날이 추워지는 것은 놀라울 일이 아니나, 수능 앞뒤의 한파에 수능생들과 그 가족들의 염원이 이끌어온 추위라는 우스갯소리가 붙은 지도 제법 오래되었다. 그만큼 한국에서 수능이란 이미 대국민 명절과 다를 바 없는, 일 년의 중요한 현대 절기 중 하나로 존재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끝에 다다른 수험생을 축하하고, 또 좋은 대입 결과를 응원하게 되는 시기에 축하와 응원의 범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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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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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이 11월로 넘어가며 날이 훨씬 추워졌다. 짧은 가을이 곧 인사를 하겠다는 듯 밖으로 나서면 공기가 벌써 차갑다. 바람만 불지 않았다 뿐이지 서늘한 공기가 숨과 닿는다. 호흡이 그렇기 때문인지 계절이 주는 세계의 분위기 때문인지 이런 시기에는 부고가 들려오면 더욱더 가슴에 깊이 남는다. 돌이켜 보면 추운 계절뿐만이 아니다. 23년 올 한해 유독 주변인들과 연관된 부고를 많이 듣게 되었다. 소중한 친구의 은사님, 가족 같은 사람들의 가족, 동료들이 그렇다.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당연히 매번 슬프고 낯선 일일 수밖에 없다.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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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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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 달린다. 그것이 마리카 마이얄라 작가의 ‘로지가 달리고 싶을 때’(2020, 문학동네)가 보여주는 이야기의 핵심이다. 물론 달리기만 하는 건 아니지만, 달린다는 행위가 삶에서 너무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존재 그 자체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경주견’ 로지는 트랙을 달린다. 눈 앞에선 토끼 인형이 달리고, 죽자사자 그것을 따라가다보면 그의 번호인 2번이 1등 선수의 번호로 불린다. 사람들은 열광하지만 그것도 경기가 진행될 때 뿐이다. 경기가 끝나고 사람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가면, 개들은 우리 안에 갇힌다. 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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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10.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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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영 작가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나는 상관없어요’(2023·시공사)는 어린 아이가 방학숙제로 제출하기 위해 색연필로 그린 그림일기 같다. 이것은 그림의 느낌 자체를 묘사한 것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이 본 세상으로 그려낸 ‘진짜 이야기’ 같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과 내가 ‘어딘가 다르다’는 감각을 느끼는 사람은 자신이 느끼는 세상을 표현하고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세계에 새로운 시선을 초대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나는 상관없어요’의 주인공인 ‘나’ 역시 그러한 힘을 가진 아이다. 표지를 넘기면 강보에 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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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10.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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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미진 작가가 글을 쓰고 강효진 작가가 그림을 그린 ‘오! 당근’(2021, 키즈엠)은 언뜻 보기에는 간단한 내용의, 편식하는 아이들을 위한 교훈을 담은 책이다. 열심히 밭에서부터 자란 채소들이 고된 길을 건너 우리의 식탁까지 올라오는데, ‘너’는 당근이 싫다며 외면하는 것이다. 당근이 어떤 채소인지 알아보지도 않고! 당근이 슬피 울면 ‘너’는 조금은 생각을 바꿔본다. 그리고 당근이 노력하겠다고 하는 만큼 그를 알아가보려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한다. 이것이 ‘오! 당근’이 가진 미덕이다. 무작정 싫다며 편식을 하기 전에, 조금 더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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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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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민 작가의 ‘토라지는 가족’(2019, 고래뱃속)은 둔탁한 질감의 채색 일색이다. 나무와 풀은 윤곽이 선명하거나 세밀하지 않고 사람의 얼굴들 또한 그렇다. 하지만 그것은 여전히 나무고, 꽃이고, 사람이다. 이렇듯 불분명한 인상 속에서 한 가족을 소개하는 까닭에, ‘토라지는 가족’은 한낮의 꿈처럼 머쓱하고 찝찝한 갈등 이후의 감정을 우리에게 가까이 가져다준다. 일요일 아침의 풍경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바다 같기도, 호수 같기도 한 땅에 나무들이 심겨져 있고, 흰 산 하나가 저 멀리 솟아있다. 동양인지, 서양인지, 어떤 나라의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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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09.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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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작가가 글을 쓰고 박재현 작가가 그림을 그린 ‘나는 늑대예요’(2014, 맹&앵)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늑대가 주인공인 그림책이다. 그런데 표지를 들여다보면 뭔가 좀 이상하다. 늑대 주변에는 토끼풀들이 돋아있고, 늑대는 양과 구름과 비행기, 기차 같은 것들과 함께 하나의 순환 고리 안에 들어가 있다. 육식을 하고, 위협적이고, 길들일 수 없는 야생의 것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늑대와 순환고리. 이것들이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 걸까? 책을 펼치면 새까만 늑대가 몸을 낮추고 어딘가를 음흉하게 응시하고 있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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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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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영위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꽤 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이 동의해온 이야기이다.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은 그저 그것이 퍽퍽한 일상에 숨 쉴 구멍을 만들어주기에 감사한 것이 아니라, 삶이라는 것 자체의 본질이 드라마틱한 환희로만 가득찬 것이 아님을 인정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하루하루의 즐거움을 긍정하고 감사할 수 있는 구석을 찾아야 삶을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유타 바우어 작가의 (2022, 키위북스)는 행복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던 개 ‘나’의 이야기다. 또한, 산꼭대기의 위대한 산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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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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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사람을 집어삼키고 많은 도로를 물에 잠기게 한 23년의 여름 장마는 6월 하순 본격적으로 시작되어 벌써 한 달째 이어지고 있다. 계절이 바뀌기 전부터도 기상청은 올해 여름이 쉽지 않을 것이라 예측했고, 예측은 곧이곧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환경 문제나 기후 위기는 가장 앞서 이야기되지 않았다. 사람의 일 때문이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비가 내렸지만, 그 때문에 누군가 다치고 누군가 목숨을 잃었지만, 사람의 일이 조금 더 명확했더라면 그렇게 내리는 비에도 막을 수 있었던 사고들이 있었음을 갖가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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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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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대한민국을 사는 사람들은 태어나 나이가 차면 대부분 학교를 간다. 8살부터 19살까지 12년을 보내는 공동체가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경험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유한다는 것은 참 특이한 일이다. 좋으나 싫으나 우리는 일생 초반의 12년을 일정표 안에서 살아간다. 타의에 의해 결정된 반복적 일상을 배우는 것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일상 안에도 각기 다른 하루하루가 있는데, 큰 틀이 비슷하니 그 모든 것이 같다고 착각하게 될 때가 있다. 그 안에서 살아갈 때도, 밖으로 나온 뒤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학생들이라 하여 하루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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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23.07.10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