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은 그가 좋다!’
<문화감상>이란 수업에서 여학생 두 명이 `몸’에 관한 발표를 했는데 그 리포트 제목이다.
발표는 제목만큼 과감하지 못했다. 내용은 과격한 주장을 하면서 논리는 보수적인 이중성들이 군데군데 많았다. 솔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몸’에 얽매어 눈에 보이는 것만 얘기할 뿐 자신의 느낌을 솔직하게 전하지 못했다.
`아름다운 몸’에 대한 찬미는 대단하다.
모두들 잘 다듬어지고 꾸며진 육체를 맹목적으로 원한다. 그러다 보니 `성형미인’이란 말이 나올 만큼 눈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은 절대적이다. 눈으로 보이는 아름다움은 드러내놓고 자랑하고 싶은 욕망을 부추긴다. 또한 끊임없는 부러움과 시샘으로 꼬드기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결핍을 느끼도록 한다.
인기가수 이효리가 자극적인 몸동작으로 광고하는 휴대전화 광고를 보자.
이효리는 젖가슴의 크기가 세상 사람들의 관심이 될 만큼 섹시한 몸, 아름다운 몸을 자랑한다. 그런 그녀가 허리를 자극적으로 흔들면서 성적인 유혹이 가득 찬 춤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그 옆에서 이효리의 선정적인 춤과 똑같은 동작으로 움직이는 휴대폰의 모습을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네티즌들의 반응은 “너무 아름답다, 그리고 멋진 춤과 휴대폰의 움직임이 훌륭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등 거의 폭발적인 수준이다.
물론 “이효리 몸만 보인다”는 등 선정성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이런 반응도 마찬가지로 `이효리의 몸’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몸은 상품이 아니다. 항상 상품화된 몸 때문에 논란이 계속되고, 성 또한 상품이 되어 세상을 심각하게 어지럽힌다. 몸과 성은 생명의 원천이다. 몸과 성을 상품으로만 `보고(생각하고)’ 생명으로 `느끼지(체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
광고에서 이효리의 몸은 보이고 있을 뿐이다. 절대로 느끼지 못한다. 강의를 마치면서 학생들에게, `자신의 몸은 거울에 비치듯 보이는 것(욕망덩어리)이 아니고 실제로 손으로 만져 느끼는 체험(살아있음)이다’라고 마무리 했는데, 알아들었을까, 느꼈을까?
박주하 <광주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드림투데이(옛 광주드림)를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드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