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동산단 출퇴근용 긴요… 집까지 이동 시스템 불가
공용자전거 반납 한계 무용지물·지하철 탑승도 안돼

평동역 자전거 거치대에 보관된 시민들의 출·퇴근용 자전거
평동역 자전거 거치대에 보관된 시민들의 출·퇴근용 자전거

 출·퇴근 승용 개념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광주지역 자전거 지원·연계 시스템은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매일 평동역에서 잠을 자는 자전거들도 이같은 한계의 산물이다. 인근 평동산단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평동역에 내려 산단 곳곳의 직장까지 이동하는데 유용한 수단이 자전거지만, 공용 자전거는 대여·반납의 한계상 무용지물인지 오래다. 부득이 자신의 자전거를 가져와 이용하지만 지하철내 탑승이 불가해 역 외부 주차장에 노숙시키고 자신만 집으로 가는 것이다.

 지난 21일 찾은 평동역. 이곳 자전거 거치대에 100여 대의 자전거가 보관돼 있었다. 주로 출·퇴근용으로 사용되는 것들이다. 출근시 평동역에서 내려 넓은 평동산단을 이동하는덴 자전거만한 것이 없다는 게 이곳에서 만난 직장인들의 이구동성이다. 그럼에도 집까진 가져갈 수 없는 상황이라 주차장에 발이 묶여 있는 신세다.

 부품에 녹이 슬어 방치된 지 오래인 자전거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방치품들 때문에 자전거 이용률이 높은 평동산단 일대에선 보관대가 부족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하다.

 자전거를 타고와 지하철로 환승하는 경우, 열차 내 자전거 휴대 탑승이 제한되는 것도 노숙이 불가피한 이유다.

 지하철 내 자전거 휴대 탑승은 전동차의 맨 앞칸(1-1)과 맨 뒷칸(4-4) 두 칸에서만 가능하다. 하지만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출·퇴근 혼잡시간인 평일 오전 7~9시, 오후 4~7시 사이엔 제한된다. 문화전당역과 금남로4가역은 안전사고 방지를 위해 대상역에서 제외된다. 예외는 있다. 접이식 자전거나 각 변 길이의 합이 140cm, 중량이 25kg 이내인 개인 이동수단은 요일과 시간대에 상관없이 전동차 휴대승차가 가능하다.

 산단 내 직장인들이 자신의 자전거를 평동역에 노숙시키는 건, 광주 공용자전거의 한계도 한몫 거든다.

 지하철에 배치된 광주 공용자전거는 15곳 184대 규모. 이 중 평동역에도 30대가 있다. 이 자전거들은 무료로 대여했지만 현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모든 역에서 대여가 중단된 상황이다.

 대여가 이뤄진다고 해도, 평동역에서만 빌리고 반납해야 하는 구조여서 산단 곳곳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에겐 애초부터 무용지물이었다.

지하철로 자전거를 휴대탑승하여 이동 중인 한 시민.

 이와 같은 현실 속 자신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지하철 탑승 제한과 자전거 보관함 부족을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그들은 “무엇보다 대중교통과 연계 등 자전거 인프라 구축과 공공자전거 확대 운영”을 요구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장모 씨는 “자전거를 둘 공간이 마땅치 않아서 평동역에 자주 보관하는 편인데, 방치된 자전거로 인해 보관 공간이 부족하다”면서 “지하철에 자전거를 싣는 건 시간적 제한도 있고, 탑승 자체가 사실상 힘들다. 이용 환경이 매우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익명을 요청한 A씨도 “여러 제한으로 자전거와 대중교통의 연계가 불편하다. 평동산단에 공공자전거 타랑께가 운영된다면 이용률도 높아지고 편리할 것 같다”면서 “지하철에서 대여하는 자전거도 현재는 코로나로 중단됐지만, 어디서든 빌리고 어디서든 반납하는 시스템이 구축돼야 이용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하철 내 자전거 탑승도 시간적 제한이 많아 이용하기 어렵고 편의성이 떨어져 자전거 출퇴근이 힘들다”면서 “상무지구에서만 이용이 가능한 타랑께를 개선해 생활권별 근거리 이동을 위해서 공공자전거가 확대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동차 내 자전거 휴대탑승과 관련해 민원을 제기했다는 정모 씨는 “출퇴근 시간엔 지하철에 자전거를 실을 수 없다”면서 “1시간을 앞당겨 5시까지만이라도 연장해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와 관련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평일 자전거 휴대 탑승 시행 전 고객 설문조사 결과, 열차 내 혼잡 수준을 고려하여 탑승시간을 정했다”면서 “시간대 변경 시 차내 혼잡 및 고객 민원 발생이 예상되어 휴대탑승 시간 변경이 어렵다”고 말했다.

유새봄 기자 newbom@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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