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교통, 지난해 9월부터 가스 요금 연체
대표이사 개인 명의 20억 원 담보 이미 바닥

나주시 유일한 버스 회사인 (주)나주교통 차량. 가스비 연체로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는데 해당 차량이 운행하는 999번 노선(영산포터미널-전대후문)은
나주시 유일한 버스 회사인 (주)나주교통 차량. 가스비 연체로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는데, 이 차량이 운행하는 999번 노선(영산포터미널-전대후문)은 가장 적자가 큰 상황이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가스 요금이 폭등한 가운데 3배 가까이 오른 수송용 CNG 요금으로 인해 광주·전남 지역 시내버스 업체들이 신음하고 있다. 광주 광산구 마을버스와 목포 시내버스가 경영난을 이유로 이미 멈춰 섰는데, 나주 시내버스 역시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3일 ㈜해양에너지에 따르면 2021년 1월 1일 기준 MJ(메가줄) 당 13.5812원이던 광주 지역 수송용 가스 요금 단가가 2023년 1월 1일 기준 33.9115원까지 올랐다. 전남 지역의 경우 10.7653원에서 30.8395~30.8526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에너지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나주시, 담양군, 영광군, 장성군, 장흥군, 함평군, 화순군, 해남군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업체로 광주·전남 지역 CNG 버스 역시 이 업체에서 공급하는 연료를 충전한다.

 나주 시내버스 역시 이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나주시 일반버스, 광역버스, 순환버스, 셔틀버스 등을 운영하고 있는 ㈜나주교통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충전한 연료비를 연체하고 있다. 4개월간 연체된 연료비가 약 32억 원에 달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급감한 운송 수입 탓에 나주시의 추가 재정 지원 없이는 운행을 멈출 상황에 직면했다.

 류진영 ㈜나주교통 사장은 본보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3년간 운송 수입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며 “2019년 대비 약 116억 원이 감소했고, 광역버스 노선에서만 약 95억 원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2021년 811원이던 천연가스 평균 단가가 지난해에는 1362원으로 70% 가까이 인상됐다”며 “총 연료비가 1년 새 30억 원 가까이 증가했고, 운송 수입 급감과 맞물려 연료비 상승분에 대한 대처가 불가능한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가스 요금이 연체되면서 공급 업체인 ㈜해양에너지의 담보 요구에 류종근 대표이사의 개인 부동산과 충전소 대지 등 20억 원가량의 근저당을 설정했다”며 “회사 적금을 해약해 연체된 가스 요금을 일부 납부하기도 했지만, 현재로서는 이미 연체된 연료비가 담보를 넘어서 가스 공급 중단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호소했다.

 또 “이와 함께 160번 노선에 8대를 감차했지만, 999번 노선 13대에 대한 감차 요청은 시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자구책을 마련할 수 없는 지경에 달했다”고 부연했다.

 더불어 “직전 연도 실적을 바탕으로 당해 연도 운송 원가를 산출하는 구조로 인해 연료비, 인건비 등이 상승하면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2022년 연료비 손실만 7억 5000만 원가량인데, 이에 대한 보전은 없고 다른 몫에서 불용된 손실 보조금은 환수 조치해 회사가 손실을 안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상황에 대해 나주시청 교통행정과에 여러 차례 전달했으나 회신이나 답이 없다”며 “㈜나주교통이 법적으로는 사기업이지만 대중교통이라는 공익사업을 하는 만큼 시에서도 이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다만 나주시는 무조건적인 손실 보전금 지원 대신 ‘대중교통 혁신’을 공약하고 나섰다.

 나주시청 교통행정과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나주교통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향을 최대한 찾고 있다”며 “효율적인 운행을 하면서 시민 불편은 최소화하고, 적자 상황은 적정한 선까지 개선하도록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시 차원에서 시내버스 노선 개편 용역을 했고, 올해 상반기 노선 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버스 대수와 운행 횟수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효율화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나주시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 용역보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지난해 11월, 보고회를 통해 “비효율적 노선 운행과 운송 수입 감소 대비 운영비 증가로 손실 보조금이 매년 증액됐다”며 “버스기사 불친절, 난폭운전 사례 증가, 승강장 미정차 등으로 인한 대중교통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승객 민원과 불편이 장기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손실 보조금 절감과 시민의 대중교통 편익 향상을 최우선 한 수요자 중심의 효율적 노선 개편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시내버스-마을버스/마을택시를 연결하는 노선 체계 구축 △교통 수요를 반영한 노선 효율화 △마을택시 확대 △간선(광주) 노선 정비 △급행버스 도입 등의 개편안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는 버스 공차율이 높은 벽·오지 마을의 경우 교통 수요를 반영해 나주, 영산포에서 읍·면 소재지까지 횟수를 늘려 운행하는 대신 자연마을 노선에는 ‘순환형 소형 마을버스’를 도입해 효율적 노선 체계를 구축한다. 아울러 이용률이 저조한 벽·오지 마을은 대체 교통수단인 ‘마을 택시’를 확대·보급해 주민들의 이동 편의를 극대화하는 반면 혁신도시, 나주역, 원도심 등 대중교통 수요가 많은 주요 거점에는 직선형 운행 시스템인 ‘급행버스’를 신설한다.

 한편 윤병태 나주시장은 “시민을 위한 친절하고 편리한 대중교통 서비스 개선을 최우선에 두고 각계각층 의견 수렴을 통해 효율적인 시내버스 노선 대전환을 추진해가겠다”며 “노선 개편을 시작으로 민선 8기 ‘수요자 중심의 스마트 대중교통 체계’를 이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규빈 기자 gangstar@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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