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 접수 결과 20% 그쳐…‘인력 대책’ 등 우려 여전
내년 ‘전면 시행’…“학교 현장 의견 충분히 수렴해야”
부산·전남지역 초등선 100% 신청… 지역별 편차 커

지난해 교육부의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으로 선정된 전남도교육청의 에듀케어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이 놀이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전남도교육청 제공.
지난해 교육부의 늘봄학교 시범교육청으로 선정된 전남도교육청의 에듀케어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이 놀이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전남도교육청 제공.

 초등학교 저학년에 대한 돌봄 공백을 없애기 위해 교육과 돌봄이 통합된 서비스인 ‘늘봄학교’가 2주 뒤 시작되는 1학기 광주에서도 본격 운영될 계획이나, 다만 참여한 초등학교가 20.6%에 그쳐 “인력 대책” 등 현장에서의 여전한 우려 해소가 과제로 떠올랐다.

 19일 교육부·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1학기 늘봄학교 운영 신청 학교를 취합한 결과 전체 6175개교의 44.3%인 2741개교가 신청했다.

 늘봄학교는 기존의 돌봄과 방과 후 학교를 통합한 것으로, 오전 7시부터 최대 오후 8시까지 원하는 학생들에게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기존 수익자 부담으로 제공되던 프로그램을 정규수업 이후에도 2시간은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당초 2025년 전면 시행을 계획했으나, 수요자의 요구에 따라 2024년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 운영 계획을 밝혔다.

 1학기에는 전국 2000개 학교 이상 도입을 목표로 했으니, 교육부의 목표치에는 도달한 상황이다.

 반면 광주지역 초등학교의 참여율은 낮았다.

 전면 시행을 한 학기 앞둔 상황에서 광주 전체 초등학교 155곳 가운데 오는 1학기에 운영될 늘봄 학교 수는 32개교(20.6%)에 그친 것.

 이는 17개 시도 교육청 중 참여율이 가장 낮은 서울 38개교(6.3%), 이어 전북 75개교(17.9%), 울산 24개교(19.8%) 다음으로 저조한 참여율이다.

 반면 전남도교육청은 425개교, 부산시교육청은 304개교 등 지역내 학교가 모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나 지역별 편차도 심했다.

 늘봄학교는 지난해 시범학교를 운영해왔으나, 광주시교육청의 경우 학교 현장의 우려를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이처럼 현장의 우려가 큰 이유는 교사의 업무 부담이다. 업무 분장 갈등 및 책임의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공간 부족 및 인력 대책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하지만 전면 시행을 앞두고 시범운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면서, 155곳 중 32개 초등학교만 먼저 출발하게 됐다.

 돌봄 필요성은 분명하지만, 현장의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 속 충분한 의견 수렴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광주지역 초등 돌봄교실의 학부모 만족도(2023학년도 기준 97.0%)가 타 시도에 비해 높음에도 여전히 대기해야 하는 학생들이 많은 실정”이라면서 “올해 2학기부터 전면 시행될 늘봄학교는 공간과 인력 대책이 충분치 못할 뿐만 아니라 업무분장 갈등도 불거지고 있어 정책 추진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늘봄학교 시행 시기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시교육청은 1학기 우선 시행하는 32개 초등학교에 학교의 업무부담 경감 및 교원과 분리된 운영 체계 마련을 위해 전담인력을 배치, 늘봄학교 업무를 담당케할 계획이다.

 또 광주교육시민협치진흥원설립추진단에 구축한 늘봄지원센터를 통해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보급 및 프로그램 강사 채용 등으로 학교를 지원할 계획도 밝혔다.

 시교육청 유초등교육과 관계자는 본보와 통화에서 “농촌 소규모 학교의 경우 이미 방과후 학교가 무상인 경우도 있고, 전체 돌봄교실이 운영되는 등 늘봄형태로 운영되는 곳들이 있어 높은 참여율을 보일 수 있다”며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무작정 시행하기보단 교사들의 의견 수렴 과정 등도 필요했다. 현장에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고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시교육청은 이번 32개교 늘봄학교 운영과 함께 돌봄 공백 최소화를 위해 작은 도서관과 마을 교육공동체 등 지역 유관기관과 함께하는 민간위탁 돌봄 사업인 ‘온(溫)마을 다多봄터’를 운영한다. 이와 더불어 올해 30개 기관을 공모·선정해 지역사회와 연계한 ‘모두가 함께 돌보는 늘봄학교’를 추진할 계획이다.

 박현아 기자 haha@gjdream.com

[드림 콕!]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광주드림을 구독하세요

저작권자 © 광주드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