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 국제레지던시 결과전
보리스 담블리·소피 덴블뢰 작가 작품 선봬
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광주 남구 백서로 79-1)에서 국제레지던시 2024의 결과물 전시 ‘헝그리 고스트’가 내년 1월 20일까지 열린다.
포도나무아트스페이스에 따르면 이번 전시는 올해 진행된 가연지소 국제레지던시의 결과물로 벨기에 브뤼셀에 거주하던 보리스 담블리와 소피 덴블뢰 작가는 지난 11월 중순 광주에 도착해 작업했다.
전시 제목인 ‘헝그리 고스트’ 즉 배고픈 유령은 기억과 결핍에 관해 다룬다. 사회문화적인 ‘부재’에 대해 물질화하고 가시화한 작업이다. 작품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지속되는 것에 형태를 부여해 상징적인 형태를 취한다.
전시는 지난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도시봉쇄를 겪었던 브뤼셀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사람들이 유령과의 대화에 개입하는 애도로부터 시작해 텍스타일 작업 ‘계엄: 안귀령이 잡아챈 총’과 소녀상 옆에 놓인 ‘빈 의자’처럼 그들에게 강렬하게 다가온 한국의 사회 정치적 이슈들까지 다룬다.
두 작가는 광주에 온 후 폭풍같이 몰아친 비상계엄과 해제, 금남로 탄핵시위, 축제같은 집회문화를 조우했다. 그들은 이방인으로서 마주하고 공감한 한국사회의 정신 혹은 기억들에 대해 이번 전시로 풀어냈다.
관객들은 외부자가 바라본 탄핵의 정국 안에서 한국 시민들이 일구는 시대적 격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나아가 전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예술가들로 이루어진 ‘유령부대’가 독일군을 압박하고 확전을 멈추기 위해 가짜 탱크들을 만들었듯 사회 정치적 문제에 대한 예술적인 발언이자 예술가들의 고유한 참여방식이기도 하다고 두 작가는 설명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