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관 이래 최초 방문객 320만 명 돌파
작품성·대중성 잡은 전시…열린 전당 자리매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ACC 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ACC 제공.

 지난 2015년 11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의 국가기관으로 문을 연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이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았다. 아시아문화예술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예술기관으로써 아시아 문화 교류·교육·연구 등에 매진해온 ACC의 그간 성과를 되짚어본다.

 ACC는 개관부터 지난해까지 누적 방문객 수 1900만여 명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는 개관 이래 최초로 한 해 방문객 수 320만 명을 돌파하는 등 지역의 열린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한 ACC가 지난 9년 동안 구축한 콘텐츠는 총 1910건에 달하고 이중 66%인 1255건이 직접 창·제작한 콘텐츠다. 랩 프로젝트 수행과 국제 레지던시 운영, 융·복합 콘텐츠 전시관 상설 운영 등을 동력 삼아 실험적인 문화콘텐츠 창작소로 우뚝 섰음을 보여준다.

‘구본창: 사물의 초상’ 전시. ACC 제공.
‘구본창: 사물의 초상’ 전시. ACC 제공.

 지난해 ACC의 전시 2종이 개관 이래 최초로 각각 20만 관람객 수를 넘어섰다. 지난해 6~7개월여 간 선보인 융복합콘텐츠 전시 ‘디어 바바뇨냐-해항 도시 속 혼합문화’가 20만 6532명, ‘이음지음’은 20만 939명이다.

 ACC는 실제 주말 가족 단위 관람객과 20~30대 젊은 층이 전시장을 가득 채워 대기 안내 문구가 누리집에 내걸리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외 전시들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7월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 기획한 ‘이건희컬렉션: 피카소 도예전’은 75일 동안 열린 짧은 전시임에도 입소문을 타고 9만 1812명이 다녀갔으며 지난해 처음 선보인 ‘ACC 미래상 2024: 김아영’ 전시도 대규모 미디어 및 공간 설치로 관람객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ACC의 대표 기획전시 시리즈인 ‘ACC 포커스’는 세계적인 아시아 현대미술 거장을 소개하는 개인전 형식으로 새롭게 시작해 한국 현대사진의 선구자인 구본창 사진작가의 주요 사물 연작에 집중한 ‘구본창: 사물의 초상’ 전시를 선보였다.

‘ACT 페스티벌’. ACC 제공.
‘ACT 페스티벌’. ACC 제공.

 ACC는 융복합 콘텐츠 창·제작 기관으로서 문화예술과 디지털기술이 결합된 다양한 형태의 융복합예술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레지던시 프로그램과 창·제작 스튜디오 및 융복합 연구개발 실험실(Lab) 등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22~2023년 진행된 ‘ACC 상호작용예술 연구개발’의 창·제작 작품 2종이 지난해 열린 ‘강원국제트리엔날레2024’와 ‘한국국제교류재단 KF XR 갤러리 기획전’ 등 국제 전시에 초대받아 그 성과를 인정받은 바 있다.

 ACC의 대표 융·복합콘텐츠 축제인 ‘ACT(Arts & Creative Technology) 페스티벌’은 지난해 9회째를 맞아 전문가 및 대중들에게 새로운 융·복합 형태 예술을 선보였다. 사운드아트의 거장 ‘료지 이케다’가 ‘ACT 페스티벌’ 참여를 위해 한국을 찾았으며 이외에도 국제무대에서 활동하는 오디오비주얼 작가들과 다양한 장르의 창작자들이 ACC를 방문해 그들의 작품을 대중에게 소개했다.

 ACC는 국내 최대 블랙박스 극장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다양한 형태의 실험적인 공연을 창·제작해 선보인 바 있다. 또한 국제협력을 통한 11편의 창·제작 공연으로 국제 유통 경로 개발에도 노력했다고 밝혔다.

국내 최대 블랙박스 극장을 활용한 ‘신비한 극장’.  ACC 제공.

 ‘제2회 아시아문학상’ 수상작을 기반으로 한 ‘전쟁 후에’를 2020~2022년 시범공연과 본 공연을 거쳐 2023년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에서 공연했으며 지난해에는 키르기즈 영웅 ‘마나스’ 설화를 기반으로 한 ‘세메테이’ 연극을 키르기즈공화국 문화부와의 협업으로 제작해 ACC 예술극장 무대에 올렸다.

 어린이 창·제작 공연은 그간 총 32편을 제작했으며 대표적으로 ‘뿔난 오니’ 와 ‘절대 무너지지 않는 집’이 아시아 최대 인형극 축제인 ‘제35회 춘천인형극제’에서 미술상과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콘텐츠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ACC 대표 브랜드 사업인 미디어 판소리극도 첫 번째 작품인 ‘드라곤 킹’이 네이버 온스테이지, 한국관광공사 등에서 총 7000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ACC 공연 최대 성과를 낸 바 있다.

 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를 포함해 설립된 만큼 민주·인권·평화 가치 기반의 문화예술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지역의 문화예술가와 협력해 5·18민주화운동 희생자 및 가족의 사연을 담은 ‘오월어머니의 노래’ 공연을 올렸으며 레퍼토리 공연 ‘시간을 칠하는 사람’과 ‘나는 광주에 없었다’ 등을 통해 광주의 아픔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있다.

‘오월어머니의 노래’. ACC 제공.
‘오월어머니의 노래’. ACC 제공.

 또한 아시아문화자원에 대한 수집과 연구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론타르 재단으로부터 인도네시아 가면극 인형 6000여 점을 기증받았으며 그동안 수집된 소장품과 연구 자료를 활용해 아시아문화박물관에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 동남아시아실을 개관했다.

 이에 ACC 아시아문화박물관은 유물의 재질별 적정 온도와 습도 보존환경을 갖춘 수장고와 보존처리실, 유물 정리실 등 시설을 갖춘 신축 수장고를 오는 2028년 말에 개관할 예정이다. 또한 전문도서관을 운영해 아시아 문화·예술 관련 자료 7만여 권의 장서를 구축하고 문화 관련 전문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시아 문화예술 체험·전문가 양성 교육과정 운영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 문화예술 전문가 양성 교육과정을 시작해 현재까지 국내외 인재 총 3530여 명을 배출했으며 참여자의 70% 이상이 서울을 비롯한 타 지역 출신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역소재 국립문화예술기관인 만큼 지역 예술가 및 관련 기관(단체) 등과도 정례적으로 소통하며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현장 속으로’ 등 지역작가 연계 공모 전시를 꾸준히 진행 중이며 시민들의 문화예술 활동을 위해 문화전당의 대나무 정원을 내어주기도 했다.

하늘마당. ACC 제공.
하늘마당. ACC 제공.

 ACC는 문화적 공간이기도 하지만 역사를 품은 장소였기에 초기 구상 단계부터 이러한 건립 취지와 장소성이 건축 설계에 반영됐다. ‘코리아 유니크 베뉴’, ‘한국관광 100선’에 3회 연속 선정되는 등 매력적인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으며 하늘마당은 젊은이들 사이에 휴식공간이자 사진명소로 자리잡았다.

 또한 접근성 개선을 위해 하늘마당과 상상마당에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했고, 지난해 다양한 시각장치 표시물을 설치했다. 인문강좌 동시 수어통역과 수어해설 투어영상을 제작하는 등 보편적 문화 복지 보장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이강현 전당장은 “올해 개관 10주년을 맞은 문화전당은 더 크고 넓은 비전을 가지고 새로운 10년을 향해 나갈 것”이라며 “아시아와 세계를 잇는 허브로서의 역할을 지속하며 다양한 문화적 경험을 통해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미래를 만들어 가는 여정에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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