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시상식, 칸영화제 수상작 등
3월 광주극장엔 1980년대 학생운동과 한국 최초 뮤지컬인 여성국극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와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 수상작, 칸국제영화제 수상작 등 다채로운 예술영화들이 펼쳐진다.
오는 14일에는 다큐 영화 ‘정돌이’가 상영된다. ‘정돌이’는 1987년 봄, 무작정 가출한 14살 소년이 수배중인 운동권 학생을 만나면서 고려대학교에 운명처럼 정착하며 정돌이로 불리게 되는 과정과 1980년대에 학생운동을 했던 노동운동가, 농부, 교수, 직장인, 학원강사 등 다양한 얼굴로 살아가는 삶을 인터뷰와 영상을 통해 보여준다.
19일 개봉하는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는 3세대 여성국극인 박수빈, 황지영이 ‘정년이’의 실제 주인공 1세대 여성국극인 조영숙과 함께 전통과 현대의 경계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서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판소리 다큐멘터리 ‘수궁’(2023)을 연출한 유수연 감독의 신작이다.
한국 최초의 뮤지컬인 여성국극은 한국 전쟁을 전후로 대중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영화는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여성국극 무대 위에서 함께 한 1세대 여성국극인 조영숙을 주축으로 그의 제자이자 활발히 여성국극의 맥을 잇고 있는 3세대 여성국극인 박수빈과 황지영이 레전드 여성국극인들과 의기투합해 ‘레전드 춘향전’을 제작하는 과정을 그려낸다. 조영숙(1934~)은 1952년, 광주극장에서 ‘공주궁의 비밀’로 처음 여성국극 무대에 올라 한국전쟁 후의 열악한 조건 속에서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같은날 개봉하는 ‘플로우’는 대홍수가 세상을 덮친 뒤 유일한 피난처가 된 낡은 배를 타고 세상 끝으로 항해를 시작한 ‘고양이’와 ‘골든 리트리버’, ‘카피바라’,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의 눈부신 모험담을 담은 영화로 애니메이션 영화제의 ‘칸’이라 불리는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과 관객상을 포함해 4관왕 최다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또한 제97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 라트비아 영화 역사상 최초의 오스카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기록됐다. 1994년 생인 긴츠 질발로디스 감독은 역대 오스카 장편 애니메이션상 수상자 중 최연소 수상자로 등극했다. 감독만의 독보적인 세계관과 수려한 연출력이 돋보이는 영화로 ‘의인화’하지 않는 동물 캐릭터들이 선사하는 생동감 넘치는 매력과 연대와 공존에 관한 메시지를 전한다.
25년마다 열리는 가톨릭의 전통행사인 희년을 맞이해 20일 개봉하는 ‘성 베드로 대성당과 로마의 교황청 대성당들’은 전 세계 여행자들과 성지 순례자들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명소 가운데 하나인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 ‘라테라노 성 요한 대성당’,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당’, ‘성 밖 성 바오로 대성당’ 등 교황청 소속 로마 4대 대성당과 그곳에 간직 되어있는 걸작 예술품들을 보여준다.
희년은 신자들에게 특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성스러운 해로 이를 기회로 전 세계의 신자들이 이탈리아 로마와 바티칸을 방문하여 종교적 성지순례와 특별 행사에 참여한다. ‘희망의 순례자들’을 공식 표어로 하는 이번 2025년 희년은 2000년 대희년 이후 처음 맞는 정기 희년으로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프란치스코 교황의 성 베드로 대성당 ‘성문(聖門)’ 개방 의식을 시작으로 내년 1월 6일까지 약 1년 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이외에도 광주극장에서는 97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을 포함해 5개 부문을 수상한 션 베이커 감독 ‘아노라’, 남우주연상, 촬영상, 음악상을 수상한 ‘브루탈리스트’, 각색상을 수상한 ‘콘클라베’, 여우조연상, 주제가상을 수상한 ‘에밀리아 페레즈’ 등 아카데미 수상작들이 상영된다.
또한 26일은 20세기 초 대영제국 시절, 결혼하려는 여자와 결혼을 피하려는 남자가 쫓고 쫓기며 아시아를 여행하는 영화로, ‘타부’, ‘천일야화’ 등으로 유럽 영화계에 새로운 파문을 던진 포르투갈 거장 미겔 고메스 감독의 신작 ‘그랜드 투어’가 개봉한다. 제국주의 배경의 오리엔탈리즘 가득한 두 남녀의 멜로 드라마와 감독이 직접 여행하며 담은 변화무쌍한 아시아의 모습이 충돌하며 독특하고 매혹적인 감흥을 선사하는 이 작품은 77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문의 광주극장 062-224-5858, 네이버 카페 http://cafe.naver.com/cinemagwangju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