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31일까지 김성재 개인전
‘모든 여정은 의미가 있다. 모든 육신은 영혼이 있다’

김성재 작, Ragchaasuren Unurjargal, 사진인화, 2024.
김성재 작, Ragchaasuren Unurjargal, 사진인화, 2024.

“팬데믹 이후 서구권에서 아시아인을 향한 혐오 범죄가 만연했고 내가 한국에서 만난 이주민 활동가들은 인종차별과 부당한 대우를 경험했다. 사회의 포용성을 질문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이주민의 서사가 담긴 인물사진을 통해 광주가 지닌 연대와 공존의 가치를 성찰해 볼 수 있는 전시가 마련됐다.

광주 남구 양림동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과 글라스폴리곤에서 오는 31일까지 김성재 사진작가의 개인전 ‘모든 여정은 의미가 있다. 모든 육신은 영혼이 있다’가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는 이주민과 다문화 공동체의 삶을 담은 사진과 그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텍스트 50여 점이 전시됐다.

김성재 작가는 인물과 서사를 함께 기록하는 다큐멘터리적 접근을 통해 2021년부터 4년간 고려인 청소년, 외국인 노동자, 난민, 결혼 이주민 등 다양한 배경을 지닌 이들의 삶을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그의 작업은 단순한 초상 사진을 넘어 이주민들의 정체성과 한국 사회에서 겪는 갈등을 시각적으로 풀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연민이 아닌 공존의 시선으로 이주민을 바라볼 것을 강조한다.

또 이들을 사회적 약자나 경제적 필요에 의해 수용해야 할 대상으로 한정하는 것이 아닌, 동등한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조명한다.

전시 제목인 ‘모든 여정은 의미가 있다. 모든 육신은 영혼이 있다’도 이주민의 이동과 정착이 개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여정이라는 것과 그들의 존재는 노동력에 국한되지 않고 존엄한 삶을 영위해야 할 주체임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다문화 사회 속에서 이주민의 존엄성과 권리를 조명하는 현대적 민주주의의 확장을 다룬다. 한국 사회에서 이주민이 처한 현실을 돌아보게 하고, 우리가 그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다시금 고민하는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헌기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대표는 “이번 전시는 5·18이 단순한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현재에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 가치임을 보여주는 자리다”며 “민주·인권·평화의 의미를 다문화 사회에서 어떻게 실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성재 작가는 역사적 기념물과 정치적 요소를 활용한 연출적 작업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과거 작업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의 가면을 직접 제작해 착용한 후 촬영하는 방식으로 역사적 맥락을 풍자했으며, 점차 사라져가는 이승복 어린이 동상을 촬영하며 특정 기념물이 단순한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정치적 맥락 속에서 의미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 바 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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