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 드라마 광주·전남 촬영지 곳곳에
그 시절 우리네 부모님의 모습을 탄탄한 서사와 시같은 대사들로 풀어내며 중·장년층을 비롯해 젊은층에게까지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는 화제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속 등장하는 광주·전남 촬영지가 눈에 띈다.
극중 주인공인 애순과 관식의 딸 금명이 다니는 대학교부터 관식과 금명이 손 흔들며 헤어지던 터미널까지. 1960년대부터 1980년대를 그리고 있는 드라마 특성상 오랜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으면서도 그만의 매력을 가진 장소들이 촬영지로 빛을 발했다.
아이유·박보검 주연의 넷플릭스 드라마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는 제주도의 생동감 넘치는 사계절을 배경으로 당차고 야무진 애순과 무쇠처럼 우직한 관식이 함께하는 일생의 모험을 담아내고 있다.
제목 ‘폭싹 속았수다’는 ‘무척 수고하셨습니다’의 제주 방언으로, 고됐던 옛 시절의 아픔 속에서도 가족간의 애틋한 사랑, 이웃간의 따스한 정 등을 공감할 수 있게 그려내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깊은 위로와 여운을 전하고 있는 작품이다.
국내외적으로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촬영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광주·전남에서는 전남대학교와 보성 벌교공용버스터미널, 여수 청심국제해양청소년수련원 등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전남대학교는 애순과 관식의 딸인 금명이 다니는 서울대학교로 나온다. 일명 ‘인벤(인문대 1호관 벤치)’이라 불리는 인문대학 1호관 앞은 금명이 과외 아르바이트를 위해 대기하던 차에 올라타며 친구들에게 손 흔드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또 금명의 아버지 관식이 해가 다 지도록 오매불망 앉아 딸을 기다리던 대학 내 버스정류장은 전남대학교 약학대학 옆이다. 우직하고 말수 없는 캐릭터인 관식이 이곳 정류장에서 마주친 딸의 남자친구 영범에게 보인 까칠한 모습이 많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오랜만에 만난 관식과 금명이 손 흔들며 헤어지던 용산시외버스터미널은 전남 보성의 벌교공용버스터미널에 CG를 입혀 완성됐다. 20년 동안 딸을 짝사랑해 온 아빠 관식의 눈에 대학생이던 금명이 아직 어리기만 한 꼬마의 모습으로 교차되던 이 장면은 시청자들의 눈물을 펑펑 쏟게 만들었다.
1회 첫 장면 속 노인이 된 애순이 머무는 요양원으로 그려진 곳은 전남 여수 청심국제해양청소년수련원이다. 푸른 바다와 잔디밭이 어우러지는 풍경 속 하얗게 머리가 센 애순의 모습과 시를 쓰지 못하고 스케치북에 칠하는 파란 크레파스가 극의 첫 인상을 남겼다.
한편 넷플릭스는 19일 ‘폭싹 속았수다’가 공개 2주 차에 600만 시청 수를 기록,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2위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과 브라질, 칠레, 멕시코, 터키, 필리핀, 베트남을 포함한 총 41개 국가에서 톱10에 오르며 세계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드라마는 총 16부작으로 구성됐으며 지난 7일 1~4회를 공개했고, 14일 5~8회를 선보였다. 오는 21일 3부가 공개될 예정이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