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 참여형 연극, 광주지역 극단 오월극 등
오월 정신 조명한 전시 예술기관 곳곳서 열려
올해로 45주년을 맞은 5·18민중항쟁을 기념하고 오월 정신을 알리기 위한 공연·전시 등이 광주 곳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지고 있다.
△공연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5·18 당시 치열했던 10일간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하는 관객 참여형 연극 ‘나는 광주에 없었다’를 오는 15~18일 예술극장 극장1에서 선보인다. 1980년 5월의 광주를 재현한 무대로 관객들의 직접적인 참여를 이끄는 공연으로, ACC 예술극장의 무대기술과 광주 출신인 고선웅 연출 특유의 연출기법이 더해져 오월의 그날을 직관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ACC는 올해 개관 10주년과 5·18민주화운동 45주년을 맞아 초연 당시 200석이었던 객석을 올해 518석으로 확장했으며, 1980년생과 5월 18일~27일생에게는 특별할인도 적용된다. 또한 수도권 관객들의 ‘나는 광주에 없었다’ 공연 관람을 돕고자 5·18 관련 장소 방문 일정이 포함된 ‘메모리얼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제45주년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17일 전일빌딩245 9층 다목적강장에서 ‘오월연극제’를 펼쳐보인다. 총 4팀의 광주지역 극단이 각 시간대별로 공연을 선보이며 무료 선착순으로 입장해 다채로운 오월극을 감상할 수 있다.
먼저 오전 10시 놀이패 신명이 ‘언제가 봄날에’ 공연을 진행한다. 5·18 당시 행방불명자와 그 가족들의 끝아지 않은 아픔과 그에 대한 해원을 예술적으로 승화한 마당극이다. 이어 오후 1시에는 주먹밥으로 대표되는 80년 오월의 공동체 정신을 알리는 극단 토박이의 ‘오! 금남식당’이 진행되며 3시 30분은 극단 깍지의 오월굿 ‘망대’, 5시에는 푸른연극마을의 ‘나와 어머니와 망월’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푸른연극마을은 5·18 45주년을 맞아 ‘사형수 김대중’을 무대에 올린다. 1980년 5월 광주의 정신과 다섯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민주주의와 조국통일을 위해 헌신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오늘날 기억하고 지금의 이야기임을 전하고자 한다. 광주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14~15일 총 2회 공연한다.
광주시립발레단은 오는 16일과 17일 총 2회 발레단의 대표 브랜드공연 ‘DIVINE’을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Divine’은 ‘신성한, 숭고한, 천상의’란 뜻으로 번역되는 단어로 5·18 영령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우리 광주시민 모두를 아우르는 이미지로 차용된 작품의 제목이다.
△전시
광주시립미술관에서는 2025 민주인권평화전으로 1980년 계엄과 2024년 계엄의 공명점을 탐색하는 ‘공명-기억과 연결된 현재’ 전시를 오는 8월 17일까지 본관 제1~2전시실에서 개최하고 있다.
1980년대 노래의 사회적 의미와 변화를 다룬 아카이브전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오월의 노래’, ‘광주출전가’ 등 오월 노래를 감상할 수 있으며 이와 함께 계엄이라는 사건을 다양한 소리와 조형으로 표현한 사운드아트-미디어아트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오월 정신을 계승하며 당대 시대상을 예술로 담아내는 ‘오월미술제’는 오는 8일 개막한다. (사)민족미술인협회 광주지회와 은암미술관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이번 오월미술제는 오월전과 포럼, 작가 토크, 디지털 연대전시로 이뤄져 오는 31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주제는 ‘생물민주주의(Democracy as a Living Thing)’. 1980년 광주의 대동세상과 내란의 겨울 동안 우리의 집합적 경험을 통해 민주주의를 고정된 제도나 형식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는 새로운 신체로 생성해 공생 진화하는 ‘생명 활동’으로 상상했다. 총 33명의 작가가 초대돼 회화, 설치, 영상, 사운드, 애니메이션, 퍼포먼스,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민주주의가 어떻게 살아 움직이며 진화하는지 예술적으로 탐구한다.
광주민족예술인단체총연합에서는 ‘빛의 혁명’을 주제로 국립5·18민주묘지 입구에서 예술만장전을 선보인다. ‘예술만장전’은 2020년부터 시작돼 오는 2030년까지 10년간 이어지는 광주 오월 콘텐츠 제작사업으로 매년 5·18 민주묘지에서 펼쳐지고 있다. 올해는 오는 30일까지 진행되며, 전국 각지에서 활동하는 40명의 예술가가 참여해 빛의 도시 광주를 더욱 밝고 환하게 비추며 자유민주주의의 숭고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또한 5·18민주화운동기록관은 2개의 특별전을 선보인다. 먼저 5·18민주화운동기록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오는 10월 19일까지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중심으로 1980년 5월 광주의 진실과 그 정신을 문학과 기록으로 새롭게 조명하는 특별전 ‘소년이 온다’가 진행되고 있다.
전일빌딩245 5·18기념공간 9층에서는 내년 3월 31일까지 국경을 넘은 증인 3명의 행적을 따라 80년 5월로 돌아가보는 특별전 ‘증인: 국경을 넘어(Witness: Beyond Borders)’를 선보인다. 올해 광주 명예시민으로 선정된 미국인 데이비드 돌린저를 비롯해 故 아놀드 피터슨, 제니퍼 헌틀리 등 5·18 당시 숨은 조력자들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광주의 진상을 알리려고 노력한 이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