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하정웅미술관 미술단체초대전 선봬
‘광주와 근대정신’…포럼 디세뇨 공동주최

이세현, '푸른 낯 붉은 밤', 구 무등산 관광호텔#01, 2024, 장기보존용 잉크젯 안료프린트, 120x80cm
이세현, '푸른 낯 붉은 밤', 구 무등산 관광호텔#01, 2024, 장기보존용 잉크젯 안료프린트, 120x80cm

광주시립미술관이 지역작가들의 창작지원과 소통을 통한 지역미술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올해부터 지역미술그룹과 협업하는 ‘하정웅미술관 미술단체초대전’을 도입한다.

첫 시작으로 2023년 12월 사진전시관 폐관으로 전시기회가 줄어든 사진계를 배려해 지역 사진그룹인 ‘포럼 디세뇨’와 함께 광주의 등록문화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광주와 근대정신’ 전시를 오는 8월 17일까지 하정웅미술관에서 개최한다.

‘포럼 디세뇨’는 광주의 근대화 시기의 핵심적 역사적 유산인 등록문화재를 대상으로, 소속 사진작가들의 작업을 통해 전통의 보존과 동시에 현대적 재해석을 시도하는 등 문화적 실천을 수행해왔다.

‘광주와 근대정신’전은 정철호 전시기획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광주의 근대문화유산을 6명의 사진작가(이세현, 김효중, 이정록, 김사라, 박일구, 안희정)가 가진 다양한 시각을 통해 새롭게 재해석한 사진전이다.

이번 전시는 광주 근대사와 함께해 온 등록문화재를 재조명하고 단순한 역사적 기록물의 차원을 넘어, 현대적 관점에서의 새로운 의미를 보여주고 있다.

광주에는 2002년 등록된 광주 전라남도청 구 본관을 시작으로 2020년 전남대학교 용봉관까지 총 22건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현재 본래 용도를 여전히 유지하거나 문화관광 자원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광주의 근현대 건축물은 광주의 역사와 기억을 지닌 장소로서 함께 존재해 왔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문화유산의 보존·복원의 과정을 거치면서 그 형태와 기능이 변화했고 이를 대하는 개인과 사회집단 또한 각기 다른 방식으로 문화유산을 받아들이고 이해한다.

이정록, 구 수피아여학교, 커티스메모리얼홀2, 2025, Digital print, 90x120cm
이정록, 구 수피아여학교, 커티스메모리얼홀2, 2025, Digital print, 90x120cm

참여작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광주의 국가등록문화유산을 보고 이해한다. 김사라는 학창 시절의 기억이 담긴 문화유산의 장소로 졸업생을 초대해 함께 돌아다니며 과거의 기억과 마주하는 순간을 담아낸다. 김효중은 광주 장덕동에 위치한 근대 한옥의 밤 풍경에서 문이라는 경계의 상징적 존재를 통해 근대 건축과 우리를 연결 짓는 관계를 탐구한다.

박일구는 문화유산을 광주 근현대의 역사를 해석하고 기억하는 상징적 장소로 보며, 건축적 요소에서 광주가 지나온 시대적 정체성을 발견하고자 한다. 안희정은 문화유산을 촬영한 이미지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장소적 정체성을 주변으로부터 분리하여 우리를 작가의 새로운 공간에서 문화유산을 마주하게 한다.

이세현은 문화유산을 다양한 색의 빛으로 조명하면서 장소가 지닌 이야기들을 새롭게 해석하려고 한다. 이정록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문화유산의 장소적 구조와 사물을 응시하게 한다.

정철호 전시기획자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이 바라본 광주 국가등록문화유산을 통해 우리가 이 유산들과 맺어온 관계를 되돌아보고, 광주와 시민들에게 어떤 의미로 기억되는 장소인지를 성찰하며, 앞으로 더해질 의미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광주시립미술관 윤익 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광주의 근대문화유산이 단순한 과거의 유물이 아닌 현대적 의미를 지닌 문화자산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다양한 콘텐츠로의 개발을 기대한다”며 “광주 지역의 사진작가와 지원과 미술작가 창작지원 활성화 등 지역미술문화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전시 개막식은 6월 19일 오후 4시 하정웅미술관에서 개최되며, 개막식 이후에는 빛고을섹소폰연주단의 야외 축하공연이 펼쳐진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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