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시민연극단 9일 도쿄 닛포리 써니홀서
첫 도쿄 공연이자 마지막 ‘봉선화’ 공연

연극 ‘봉선화’.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 제공.
연극 ‘봉선화’.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 제공.

 일본 시민단체 회원들과 연극인들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문제를 고발하기 위해 만든 연극 ‘봉선화’를 오는 9일 도쿄서 마지막으로 공연한다.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에 따르면 나고야 미쓰비시·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 모임과 아이치·현민의 손에 의한 평화를 바라는 연극모임이 합작해 만든 ‘나고야시민연극단’이 오는 9일(토) 일본 도쿄 닛포리 써니홀에서 연극 ‘봉선화Ⅳ’를 두 차례 선보인다.

 연극 ‘봉선화Ⅳ’는 일제강점기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로 동원된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인권유린 실태와 인권회복 투쟁을 정면으로 다룬 연극으로 이번이 네 번째다.

 ‘봉선화’는 1999년 3월 일본 정부 및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계기로 일본 사회에 근로정신대 문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2003년 제작돼 나고야시공회당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다.

 이어 일본 소송에 패소한 후 한국으로 불씨가 옮겨 2018년 한국 대법원에서 피고 미쓰비시중공업에 배상 판결을 내린 것을 반영하는 등 대본을 새롭게 개편해 2022년 9월 나고야공회당에서 두 번째 공연을 가졌고, 2024년 2월 광주문예회관에서 500여 명의 관객이 함께한 가운데 세 번째 공연이자 국내 첫 공연을 선보였다.

연극 ‘봉선화’.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 제공.
연극 ‘봉선화’. 일제강제동원 시민모임 제공.

 이번 연극은 근로정신대로 동원되게 된 경위, 미쓰비시 공장에서의 강제노동, 지진과 공습에 의한 공포와 피해, 한국 사회에서 위안부로 잘못 알려져 심적 고통을 겪어야 했던 피해자들의 실상을 다루고 있다.

 또 뒤늦게 실상을 알게 된 일본 시민들이 피해자들과 손잡고 일본정부와 미쓰비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피해자들의 인권회복에 나선 지난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특히 2018년 한국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배상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실태와 함께 일본 정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하는 내용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출연진은 스텝, 배우, 합창단 등 30여 명으로, 학생, 직장인, 퇴직자 등 일반 시민들이다. 극중 변호사 역할을 비롯해 다역을 맡은 안도 아스카 씨는 남편(미쓰비시 공원 역할 등), 고등학교 1학년 딸(학생 역할 등)과 함께 무대에 출연하며, 극중 변호인단 사무국장 역할을 하는 마츠모토 아츠히로 씨는 현직 변호사이기도 하다.

 2003년부터 시작해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실상과 투쟁 과정을 알려온 ‘봉선화’ 공연은 이번 도쿄 공연을 끝으로 막을 내리게 됐다. 주최 측은 “여러 가지 현실적 사정을 감안해 아쉽게도 이번 ‘봉선화Ⅳ’를 첫 도쿄 공연이면서 연극으로서는 마지막 공연으로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나고야소송지원회 등 일본 시민단체는 한국 대법원에서 배상 명령을 받은 일본 피고 기업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 본사가 있는 도쿄 지요다구 마루노우치 소재 회사 앞에서 사죄와 배상 이행을 촉구하는 ‘마루노우치’ 선전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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