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일부터 4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일원
전주가 다시 한 번 ‘한지의 도시’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재)전주문화재단(이사장 우범기)은 10월 2일부터 4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일원에서 ‘2025 전주국제한지산업대전(제29회 전주한지문화축제)’의 막을 올린다. 올해 주제는 ‘이것이 한지다’.
전통과 현대, 그리고 산업적 확장을 아우르는 새로운 한지의 길을 제시한다.
2024년(제28회) ‘천년한지! 문화로 받들고 산업으로 꽃피우다’ 행사에 이어 올해에도 축제방문자들은 한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관람할 수 있을것으로 기대된다.
축제의 시작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기원하는 개막 퍼포먼스로 장식된다.
이어 전국한지공예대전과 어린이한지미술대회 시상식이 열리고, 시민 모델이 참여하는 런웨이와 국제한지패션쇼가 무대를 물들인다. 밤에는 ‘한지로운 밤’ 프로그램으로 버스킹과 야간 피크닉이 펼쳐져, 낮과 밤이 다른 전주의 가을을 선사한다.
참여형 프로그램의 핵심은 ‘전주한지운동회’다. 외국인 유학생, 관광객, 유치원생, 시민 가족까지 대상별로 참여한다.
한지 탑 쌓기, 줄다리기, 박 터뜨리기, 한지 챌린지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경기가 마련됐다. 특히 세종학당과 연계해 미국·캐나다·베트남·아랍에미리트 등 해외 10개 거점에서도 동시에 열려, 전주에서 시작된 한지 놀이가 세계로 확장된다.
(재)전주문화재단은 이미 짐바브웨 블라와요와 체코 프라하에서 한지를 소개하는 홍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일본 가나자와 공예인들과는 협업 교류전을 준비해, 축제 개막일부터 10월 17일까지 한지와 해외 공예가 만나 새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전주 한지의 미감이 세계 장인들의 손길과 만나 어떤 창의적 해석을 낳을지 기대된다.
전시 프로그램은 전통·현대·응용으로 구분된다.
제31회 전국한지공예대전 대상은 박소혜 작가의 ‘전주장’이 차지했다. 수상작은 한 달간 전당 3층 기획전시실에서 전시된다. 어린이한지미술대회에서는 총 614점이 접수됐고, 유치부·초등부 각 부문 대상작과 함께 549점의 입상작이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올해 축제는 ‘한지 비즈니스 모델 파빌리온’을 통해 산업적 응용을 실험한다.
건축가들이 한지의 평량, 두께, 인장강도 등 물성을 바탕으로 제작한 패널을 선보이고, 한지를 건축 소재로 활용한 가능성을 직접 논의한다. ‘한지담론’ 토크는 한지가 공예의 범주를 넘어 건축적 언어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주경기전 내 전주사고에서는 조선왕조실록 포쇄 재현과 ‘전주사고 이야기’가 열린다. 관람객은 한지를 통해 기록과 보존의 철학을 직접 경험하며, 전통 기록문화의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게 된다.
재단은 안전하고 쾌적한 축제를 위해 현장 안내 인력을 확충하고, 사전 신청 및 대기 동선을 정비했다. 개막식과 패션쇼, 야간 프로그램 등으로 이어지는 일정은 축제의 몰입감을 높인다.
‘이것이 한지다’라는 슬로건처럼 이번 축제는 한지의 전통과 산업, 그리고 일상을 하나로 엮는다. 해외 교류전과 글로벌 한지운동회는 전주 한지가 세계 속에서 살아 숨 쉬는 문화를 증명한다.
나아가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추진과 연결되며, 도시의 국제적 위상을 드러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주는 한지로 다시 한 번 세계와 소통하려 한다. 전통과 현대, 공예와 산업, 지역과 세계가 만나는 이번 축제는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한지의 미래’를 묻는다. 한지의 세계화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그 답은 축제 현장에서, 그리고 전주가 만들어갈 다음 무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재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