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없이 몸짓으로 ‘두 개의 무대, 두 개의 시점’
국립극단 X 광주예술의전당 공동제작
소설 ‘프랑켄슈타인’ 동화 형태로 패러디

 소설 ‘프랑켄슈타인’이 오는 12월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넌버벌 신체극 ‘프랑크 앤 슈타인’으로 관객을 만난다.

 ‘프랑크 앤 슈타인’은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추진하는 ‘2025 국립예술단체 전막 공연유통’ 사업의 선정작으로, 국립극단과 광주예술의전당이 공동 제작해 오는 12월 4일부터 7일까지 광주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메리 셸리의 고전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이 창조한 존재가 창조주의 통제를 벗어나면서 벌어지는 비극을 통해 인간의 욕망과 과학, 윤리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대사 없이 배우의 몸짓과 움직임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넌버벌 신체극으로 원작을 패러디했다.

 무대는 가운데 높은 벽을 설치해 두 공간으로 분할된다. 각각의 무대에서 박사의 시점과 몬스터의 시점이 동시에 진행된다. 또한, 두 무대 공간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어 배우들은 양쪽 무대를 오가는 반면 관객은 1막을 관람한 후 반대쪽 무대(객석)로 이동해 다른 시점에서 2막을 관람하게 된다.

 두 무대를 오가며 펼쳐지는 속도감 있는 전환, 음악과 효과음에 맞춘 리듬감 있는 신체 표현, 그리고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유연하고 아름다운 신체 언어가 이 작품의 매력이다.

 연출은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파리 마르셀 마르소(Marcel Marceau) 국제 마임 학교를 졸업하고, 국내에서 마임 배우이자 공연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는 남긍호가 맡았다.

 남긍호 연출은 “관객들은 상상력으로 인물들과 상황을 풀어나갈 것이다. 공연을 관람하는 동안 벽을 넘어 반대 무대에서 들려오는 각종 효과음과 음악, 관객들의 웃음소리를 듣게 되는데 이러한 장치는 극을 진행함에 있어 관객에게 커다란 호기심과 흥미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우리 사회에서 갈등은 다양한 인간 관계로부터 존재한다. 박사와 몬스터의 관계는 마치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와 같다”며 “원작에선 박사의 무책임과, 몬스터의 복수 그리고 둘의 파멸로 끝나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동시대성을 반영하고, 희망적이며 가벼운 터치가 있는 엔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오디션을 통해 마임, 아크로바틱, 광대극, 무용 등 신체를 이용한 움직임 공연에 경험이 있는 18명의 배우를 선발했다. 정현우, 양정인, 이은지, 한경수, 김무진, 아마르를 비롯해 광주 출신의 고찬유, 김유진, 이채윤, 이효성 등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은 “광주예술의전당과 국립극단의 협업과 교류에 진심으로 축하를 보낸다”며 “국립극단과 지역 연극인들이 함께 만드는 이번 협업은 지역 공연예술의 저변을 넓히는 의미 있는 사업으로, 광주 시민들이 이번 공연을 통해 공연예술의 진정한 즐거움을 만끽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영문 광주예술의전당장은 “국립극단과 공동제작을 통해 우수한 작품을 창작하고, 광주 시민이 향유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사업이다. ‘유통’이란 취지처럼 지역에 새로운 바람과 가치를 불러 일으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본 공연은 광주광역시에서 운영하는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수상 1주년 기념주간’의 공식 기념공연으로 선정돼 세계적인 고전을 재해석한 우수한 작품을 지역 관객들에게 선보인다는 취지도 갖고 있다.

 유시연 기자 youni@gjdre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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