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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유감]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
김동규
기사 게재일 : 2019-05-15 06:05:01
 저는 ‘5·18’을 처음 알게 된 날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의 어느 날 우연히 1980년 5월에 촬영된 사진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잔인해서 현재도 말과 글로 표현하고 싶지 않은 사진들입니다. 저는 큰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었고 저항할 수 없는 폭력에 노출된 것처럼 깊은 내면의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 시절의 저에게 광주는 아픔이고 소외감이었습니다.

 조금 나이가 들어 고등학생이 된 저는 5·18을 왜곡하고 모욕하는 수많은 조롱과 비방들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중에는 중학생 아들을 잃고 눈물을 흘리고 있는 어머니를 희화화하는 등의 충격적인 내용들이 많았습니다. 저라도 나서서 광주의 진실을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광주의 오월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다양한 활동들을 시작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2014년 5월 9일, 페이스북에서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만든 일입니다.
 
▲“오월은 아픔이고 소외감이었다”
 
 아주 오랫동안 저에게 오월은 아픔이었고 소외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막연한 분노와 복수심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그러나 오월을 더 알아감에 따라 저는 그날들이 남긴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광주는 너무나 아픈 일이었지만, 이 도시에서 열흘간 있었던 일들이 진정으로 소중하고 위대한 이유는 39년전의 광주에 아픔을 넘어서는 긍지와 더 나은 세상을 향한 주체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980년 5월 26일, 시민들을 학살하던 계엄군이 일시적으로 광주외곽으로 철수하여 평화를 되찾은 광주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도청에 있는 행정전화를 통해 걸려온 전화, 수화기 너머로 내일 새벽에 광주로 들어갈 것이니 도청을 비우고 투항하라는 계엄군의 최후통첩이 전달되었습니다.

 1980년 5월 27일, 도청에 남은 시민들은 오늘이 자신의 삶의 마지막날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최후의 순간까지 도청을 지켰습니다. 그날 새벽, 도청에 남은 윤상원 열사는 도청에 함께 남은 청소년들에게 집으로 돌아가서 살아남아 달라고 부탁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패배할 것입니다. 그러나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역사의 증인이 되어 주십시오. 내일부터는 여러분들이 싸워주십시오.” 1980년 5월 27일의 도청에 남은 사람들은 누군가가 자신들의 의지를 이어 내일을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어갈 것을 신뢰했습니다. 그들의 정신은 반드시 미래로 이어져야 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싸우는 방식들”
 
 이제 그날로부터 39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광주는 더욱 새롭게 거듭나고 있습니다. 윤상원 열사가 부탁했던 그 내일,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그들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오월, 누군가는 또 광주를 방문하여 그들의 마음을 되새길 것입니다. 누군가는 용기를 내서 밝혀지지 않은 그날의 새로운 진실을 증언했습니다. 누군가는 역사를 가르치며 광주를 이야기합니다. 누군가는 광주의 오월을 걷는 청소년 캠프를 진행합니다. 누군가는 오월의 이야기를 담은 엽서를 나눠주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는 독서모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1980년 5월 27일의 도청에 남은 사람들이 믿어 의심치 않았던 그 내일, 저희들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싸우는 방식들입니다. 광주의 오월은 수많은 평범한 시민들의 삶과 함께 계속될 것입니다.
김동규 <광주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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