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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초현실주의 같은 사진 한 장이 전남도청과 광주시청 출입기자들에게 날아든다.만면에 웃음을 띤 김영록 전남지사, 강기정 광주시장, 김산 무안군수, 그리고 대통령실 김용범 정책실장이 함께 단풍 구경이라도 나선 듯 기념촬영한 모습이 담겼고, 이에 대한 해설(보도자료)이 전달됐다.“통합공항 이전 주요 쟁점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으며 각 지자체의 입장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 대통령실과 3개 지자체는 큰 틀에서 공감했고 12월 중 조속한 시일 내에 6자 협의체를 본격 가동하기로 했다.”(보도자료 중 일부)이날 서울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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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11.2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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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인 재산 손실이라면 혀 깨물고 죽어야 할 정도입니다.”, “책임지는 사람이 없어요. 수사받아야 할 상황입니다.”최근 전남연구원에 대한 도의회의 행정사무 감사에서 나온 한 의원의 지적이고 탄식이다. 아주 센 발언이었다. 연구원의 임차보증금 수십억 원이 날아갈 위험에 처해 있고, 그런데도 연구원은 혈세 손실을 걱정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아서다.전남연구원이 현 동신대학교 건물로 옮기기 전 나주혁신도시에서 광주연구원과 함께 둥지를 튼 자리가 사달이 났다. 임차보증금 46억 원(전남연구원 30억여 원, 광주연구원 15억 원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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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11.1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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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얼(Ideal·이상적)한 측면이 강합니다.”1년여 전 기자회견에서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해 밝힌 내용이다. 당시 이 말을 들은 기자 내면에선 한바탕 회오리가 일었다.언필칭 행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분이 지역 최대 화두에 대한 일단의 생각을 내비치고, 복잡다기한 지역 간 문제를 풀어가는 게 쉽지 않음을, 다시 말해 해법으로 제시되는 행정통합이 이상적 상태에서나 가능할 법하다고 하는 것이 놀랍고 솔직해 보였고, 무엇보다 그간 얽힌 광주·전남 갈등 상황이 일시에 떠올랐기 때문이다.광주·전남의 통합이-메가시티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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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11.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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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바라만 보고 있지, 그저 눈치만 보고 있지.’10월의 마지막 날 ‘잊혀진 계절’ 유행가 가사를 떠올리는 게 자연스럽지만 ‘빙글빙글’ 곡 가사를 되뇌었다. 국토 서남권이 동남권에 쏟아진 스포트라이트를 어떻게 받아들일까 생각하면서다.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세기의 담판’을 벌였다. 소위 G2 무역전쟁인데 부산에서 휴전을 선언했고 AP 등 외신이 속보로 타전했다. 회담 직후 트럼프는 주먹을 흔들어 보이며 에어포스원에 몸을 실었다. 김해국제공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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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10.3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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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청을 중심으로 형성된 남악 신도시를 쓸고 가는 가을바람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해양을 머금고 있음을 물씬 느낄 수 있다.목포와 해남 등을 넘어오는 서해의 바람이 여느 때의 그것이라고 할 수 있을테지만 기실 새 문명의 씨앗을 틔우는 신비함을 싣고 있다.그 신비함은 양립 불가능할 성질로 보이는 인공지능(AI)을 초대하고 키우는 인큐베이션 역할을 하고 있다. 전남 AI ‘그라운드제로(시초)’격인 솔라시도로 글로벌 AI 기업인 오픈AI, 삼성 컨소시엄(네이버클라우드·카카오·KT), SK 등을 집결시키고 있는 것이다.오지의 땅, 시쳇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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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10.24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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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모습을 보고 뭔가 지적을 하고 싶었지만 바로 그럴 수 없었다.이번 기행위의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 규약안 심의 과정은 광주와 전남이 현재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 잘 보여주는, 단순하지만 복잡함이 앞서서다.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과거 민주화운동 당시 민족 모순(북한과의 관계, 분단)과 계급 모순(자본·노동 간 관계) 가운데 어느 것이 우선이냐는 사회구성체 논쟁이다. 지금 벌어지는 광주와 전남지역 발전 관점에서 그 유사성을 본 것이다.한반도를 광주와 전남으로 축약해 보면, 지역 발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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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10.18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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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겠어?” 하는 반신반의, 이를 넘어 조롱의 대상처럼 여겨지던 전남의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설립이 가시권에 들어왔다.추석 연휴 직전 대통령실의 깜짝 발표(오픈AI와 SK의 합작투자)로 가슴 떨리는 지역민이 많았을 것이다.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린, 전라도 천년 역사상 가장 빛난 역대급 쾌거라고 평가한 김영록 전남지사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지난 2일 도청 브리핑룸 기자회견 중)참 많은 것이 변했다. 지겨운 저개발의 연속, 산과 섬 오지로 둘러싸이다시피 한 전남이 미래 최첨단시설을 품에 안게 됐으니 말이다. 샘 올트먼 오픈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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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10.11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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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압도하지 못했다.’(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행사장), ‘운용의 묘를 살리지 못했다.’(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행사장)기자가 추석 연휴 목포 문화예술회관을 찾아 굵직한 2개의 국제행사를 둘러보고 느낀 점이다.본론에 들어가기 앞서 국제수묵비엔날레와 남도국제미식산업박람회 등의 모든 프로그램을 본 것이 아니란 점을 미리 밝힌다. 또 시선을 끈 점보다는 아쉬운 점을 전제로 한다.두 국제 행사장에 명절 관람객의 발길은 북적였고, 특히 박람회장에는 색다른 음식에 대한 기대를 안고 이곳저곳 눈길을 주는 방문객들의 연속이었다.먼저 수묵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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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10.09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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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한 번 다녀오시지요.’마음이 불편한 분에게 ‘차나 한잔하시지요’의 조주 선사(당나라) 말이 현대 전남버전으로 바뀌는 시간이다.극단적 이념으로 오염된 정치, 사회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픈 이에게만 해당하는 ‘만트라’(Mantra)라고 할 수 없다. 당장 10월 추석 연휴에 갈 곳 모르는 분들에게도 권하는 주문이다.그러잖아도 청명한 가을, 어디론가 떠나고자 하는 분들은 아마 포털 검색창에서 전남을 많이 살폈을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이 계절, 전남을 찾지 않으면 스트레스받게 생겼으니 어서 짐을 꾸리는 게 현명하지 않을까 한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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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9.2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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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석같이 믿었던 오는 2027년 3월 전남 국립의대 개교가 이보다 3년 늦은 2030년 3월께나 가능하다는 교육부의 최근 로드맵 제시는 전남인에겐 심하게 말해 ‘테러’와 같다. ‘의대 없는 지역에 의대 신설 및 부속병원을 설립하겠다’고 한 대통령실 국정기획위원회의 국정과제 발표로 전남인은 춤을 추다시피 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재명 정부 임기 끝 무렵 의대 개교가 가능하다는 것은 지역민을 어안이 벙벙하게 한다. 전남도청 안팎에선 실망감과 허탈감에 혀를 차는 이가 많다. 전남도지사와 해당 대학인 목포대·순천대 총장, 목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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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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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적, 행정적 방법만 쓰지 말고 문화인류학적 접근도 고민해야 합니다.”지난 6월 중순 이재명 대통령 주재 광주 타운홀미팅이 있기 전, 지역 행정기관 간부 공무원과 군공항 해법을 논의하던 중 기자가 내놓은 제안이다. 당시 이 말을 들은 간부 공무원은 엷은 미소만 띤 채 침묵을 지켰다.타운홀미팅 이후 속도감 있게 진행될 줄 알았던 군공항 이전 문제가 주춤하는 모양새인데, 9월이면 대통령실 6자(광주시·전남도·무안군·국방부·국토부·기재부) TF가 가동될 것이란 전망이다.(최근 김영록 전남지사는 본보 인터뷰에서 이를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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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8.3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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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공영방송의 한 프로그램에서 전국 시골, 특히 전남 시군읍 단위를 돌며 생활상을 소개하곤 하는데, 이중적 메시지로 받아들인다.개그맨 등을 동원해 시골 곳곳 인심과 정서, 먹거리를 전달하는 측면은 좋기는 하나 관심 둘 데가 없어 찾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왈칵 불쾌할 때가 있다.다시 말해 대도심 고층 빌딩 사이로 분주히 움직이는 현대적 삶의 뒷무대에 자리 잡은 농산어촌의 풍경을 도시민의 위안거리로 삼는 것 같아서다.하지만 그런 프로그램의 콘텐츠도 변화상을 맞는 시기가 왔다. 농산어촌의 골목에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는 것이다.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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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8.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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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한국기자협회 누리집 메인화면에 광주전남기자협회 소속 언론사들의 낮은 임금을 둘러싼 내부 상황을 짚은 기획기사가 떴다.‘(기자)월급 200만 원대…광주전남 언론사 사주들, 처우 개선 뒷짐’이란 제하의 기사 파장은 만만찮을 것 같다. 저임금 구조와 복지 등으로 괜찮은 기자들이 조직을 떠나거나 반대로 인재들이 들어오지 않는 결과를 낳고, 이는 퀄리티가 떨어지는 기사로 이어진다는 분석이 실렸다.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기자들이 출입처에서 본연의 언론 기능을 하기보다 예속되는 행태를 보일 수밖에 없음은 물론이다.다시 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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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8.14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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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유커’(游客)가 ‘산커’(散客)로 변해 대한민국을 누비고 있다고 한다.다시 말해 중국 관광객이 떼를 지어 자주 가던 서울 명동 등을 뒤로하고, 개별적으로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찾는 패턴을 보이며 서남권도 제법 온다는 소식이다.특히 선셋(노을)과 갯벌, 음식 등이 어우러진 서남권의 매력에 반하고 있다는 전언이다.그런데 아쉽게도 지금은 서남권 관문 노릇을 해야 할 무안국제공항이 항공사고로 폐쇄돼 인천 국제공항과 부산 김해국제공항 등을 통해 이들 산커가 입국한다고 하니 속이 쓰리지 않을 수 없다.어서 무안국제공항을 최첨단, 최고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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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8.10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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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한 얘기부터 해보자. 이번 폭우 직전, 폭염이 지속하다 선선한 날씨를 잠시 보인 적이 있는 이른 아침, 남악신도시행 버스를 타기 위해 먼저 광주 시내버스에 올랐다.아뿔싸,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은 시내버스 내부는 후텁지근했다. 하지만 좌석을 메운 승객들은 애먼 스마트폰 화면을 쳐다보며 버틸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참다못한 일부 승객만 버스 창문을 열어젖혔다.맨 뒤편에 앉은 기자는 고민했다. “버스 기사님, 더운데 에어컨을 좀 틀어주시면 어떨까요”라고 말을 할까 말까 했다. 뒤쪽이어서 아무래도 큰소리를 쳐야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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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7.1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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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30일 기자회견이 있었다면, 남악 신도시에는 김대중 전남도교육감 취임 3주년 기자회견이 있었다.’이렇게 규정해도 좋을 만큼 김 교육감의 회견장에는 취재진이 넘쳤다. 이날 도교육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회견장에 일부 공무원을 포함해 수백 명이 몰렸다.물론 이 대통령의 회견과 비교하는 게 객쩍을 수 있겠으나 열기가 더 뜨겁지 않았을까 했다.이 대통령은 새 정부의 주요 정책 방향, 김 교육감은 남은 1년 전남교육 주요 정책 방향에 관해 말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자리였다.전남교육의 대전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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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7.04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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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 타운홀미팅 이후 지역사회 내부가 시끄럽다. 지자체장들에 대한 실망감 표출이 주를 이룬다.기자도 이 같은 실망감에 동조하면서 한가지 지적되지 않고 있는 점을 우려한다.타운홀미팅 품평회 중 대부분 이재명 대통령에게 거의 100점, 지자체장들에겐 수준 이하의 점수를 주는데, 이게 온당하냐는 것이다. 좀 진중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우선 얘기 하나 해보자.#전남 농어촌마을 한 가정에서 빚내 농사짓고, 소 팔고 해서 자식의 학비를 댔다. 이런 뒷바라지에 힘입어 자식은 유명 대학을 나오고, 누구나 우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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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6.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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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혁신도시 땅을 밟을 때면 전남이 아닌 듯한 착각이 들 때가 있다. 에너지 공기업 중심으로 뭉쳐 있는 이곳이 현대적 도시 풍모를 보여서이기도 하지만, 뛰어난 디자인 건물 내부에 전국 단위 근무자가 모여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 그곳 직원과 접촉해보면 타 공공기관 직원보다 말이 유순하고(전라도 방언이 적고) 매너가 세련돼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물론 이것은 피상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이는 과거 정부가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공공기관을 분산시킨 부수적 효과다. 이런 곳이 하나 더 있다면 무안 남악신도시다. 전남도청과 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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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6.2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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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난 4일 전남도청 입구에선 여유로움이 묻어났다. 뭔가 이루고 난 뒤의 뿌듯함, 홀가분함 같은 것이었다. 속으론 ‘이제 됐다’ 하는 쾌감도 있었으리라. 새 정부를 향한 기대감으로 충만한 표정이 만나는 공무원마다 느껴졌다. 무엇보다 지난해 다 될 것 같은 국립의대 신설이 얼토당토않은 비상계엄으로 공중분해 된 쓰라림을 만회할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다. 이뿐이겠는가마는 말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며, 지역 미래 설계를 제대로 해볼 수 있겠다는 막연하지만, 확실한 기대감이다. 물론 새 정부 출범을 지역발전의 지렛대 차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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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6.05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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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적 정치양식’이 다시 드러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전라도적 정치양식에 대한 설명은 최하단 참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부산으로 해양수산부를 이전하겠다고 공약했음에도 전남에선 아무런 피드백이 없어서다. 정권 교체, 정권 탈환이 지상과제이고 중앙부처 이전은 이에 비해 지엽말단이어서인가. 그렇지 않으면 해수부 부산 이전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는가, 아니면 전남으로 오긴 어려워 긁어 부스럼 만들 필요가 없다고 여겼음인가. “해수부의 업무, 그것 거의 우리 전남에 관한 것입니다. 여기 와서 일하면 더 효율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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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탄 기자
2025.05.09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