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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차는 후발효차(後發酵茶)에 속하며 운남성과 사천성, 호남성, 호북성, 광서성 등지에서 생산된다. 매년 6월 중하순 망종(芒種)을 전후한 시기에 채엽을 한다. 명대에 호남성 안화에서 녹차 찻잎을 악퇴(渥堆)시킨 후 소나무 장작으로 건조하여 차를 만들었는데, 이때 차의 빛깔이 흑갈색으로 변하여 흑차(黑茶)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흑차는 대부분 티벳이나 내몽고 등의 변방 지역에서 소비되어 “변소차(邊銷茶)”라고 불렸고, 육보차와 육안남차와 같은 일부분의 흑차는 중원 지역에서 생산, 소비되던 고급 품질의 차이다. 변방에서 소비되던 변소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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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에서 수분 함량의 고저는 차의 품질을 결정하는 유일한 지표는 아니지만, 차 품질의 변화 속도를 결정하는 하나의 요소이다. 어떤 차이건 수분함량의 고저는 그 차의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일반적으로 수분함량이 높은 차는 찻잎 속 화학물질의 산화와 진화(陳化) 속도가 과도하게 빨라, 그 향과 구감의 저하를 초래하여 차의 품질을 유지하는 데 불리하다. 그와 반대로 수분함량이 낮은 차는 높은 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화학물질의 산화와 진화 속도가 느려 그 품질을 유지하기에 좋다. 흑차 가운데서 보이차의 수분 함량 지표는 특수한 경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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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광일
2025.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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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차 가운데서 향의 종류가 가장 풍부한 것이 홍차이다. 찻잎 상태에서의 향기는 70여 종이던 방향물질의 종류가 제조 과정에 따라 증가한다. 녹차는 200여 종이고, 반발효차인 오룡차는 300여 종이다. 홍차는 완전발효차이므로 가장 많은 400여 종에 달한다. 그러므로 홍차의 기본적인 향기는 달콤함이 느껴지는 첨향(甛香)이다. 이처럼 풍부한 향기로 인하여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홍차의 점유율은 80% 이상에 달하나 이는 대부분 립톤(Lipton)에서 만드는 서구식 홍차의 영향이기도 하다. 2023년 중국의 홍차 생산량은 49.1만t이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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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마시는 행위는 그 차가 가진 성질을 정확히 파악해 가장 좋은 맛과 향을 보여주는 사람과, 그 차를 맛있게 마시는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중국에서는 전자를 포차인(泡茶人)이라고 하고, 차를 우리는데 여러 엄격한 규율이 뒤따른다. 요즘 시중에 나가보면 차인이라는 사람뿐만 아니라, 상인들마저 기초지식이 결여되어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해 보이곤 한다. 중국차를 우려낼 때 하는 기예 가운데 대표적인 몇 가지와 함께 해서는 안 되는 것들을 골라봤다. ▲고충(高衝): 일부의 차인들이 보기 좋게 멋 부리는 행위 가운데 하나가 고충(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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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한 노총소종과 금준미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좋은 차냐고 물어본다면 “모두가 좋은 차”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노총소종의 힘이 느껴지는 묵직한 구감과 함께 빠르고 긴 회감에 더한 이끼향이 특색이고, 그리고 금준미의 부드럽고 달콤에 더해 화과향(花果香)인 듯, 밀향(蜜香)인 듯, 말린 계원(桂圓)향 같은 느낌으로 한결같이 빼어난 차(茶)임에 손색이 없다. 이처럼 이름난 차들을 외형만 비슷하게 만들어 호가호위하는 저열한 차들이 많은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동목관에서 최초로 홍차가 만들어진 이후 소비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자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09.23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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茶.香葉, 嫩芽.慕詩客, 愛僧家.碾雕白玉, 羅織紅紗.銚煎黃蕊色, 碗轉曲塵花.夜後邀陪明月, 晨前命對朝霞.洗盡古今人不倦, 將至醉後豈堪誇. 차(茶)①香葉(향엽), 嫩芽(눈아).향기로운 잎, 부드러운 싹.②慕詩客(모시객), 愛僧家(애승가).시인들이 사모하고, 스님들의 사랑을 받았네.③碾雕白玉(연조백옥), 羅織紅紗(라직홍사).맷돌은 백옥으로 조각했고, 붉은 비단으로 체를 짰네.④銚煎黃蕊色(요전황예색), 碗轉曲塵花(완전곡진화).차 솥에서는 노란 꽃술이었는데, 잔에서는 곡진화로 바뀌네.⑤夜後邀陪明月(야후요배명월), 晨前命對朝霞(신전명대조하).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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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광일
2025.09.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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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목관에서 나는 홍차 가운데는 산운(山韻)으로 유명한 노총소종(老叢小種)이 있다. 동목관의 온화하고 습윤한 기온과 비옥한 토양은 차나무가 자라기 적합한 환경이다. 정산소종과 다른 점은 정산소종은 신선한 찻잎을 채엽하여 소종홍차의 제다법으로 완성한 것이기에 차나무의 수종에 따른 요구사항이 엄격하지가 않은 면이 있다.반면, 노총소종의 모수는 기본적으로 50년 이상 생장한 소교목 노수의 찻잎을 사용하고, 이러한 종류의 차나무를 노총(老叢)이라고 부른다. 차를 우리면 탕색은 매끄러운 홍색이고, 목질감(木質感)이라고도 부르는 독특한 이끼향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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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광일
2025.08.2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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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말청초의 혼란한 시기에 동목관 일대에서 소종홍차가 탄생하였고, 점점 강서성과 안휘성 등지로 퍼져나갔다. 소종홍차의 산지인 동목관은 고산지역에 속하는 관계로 기후가 다른 지역보다 한랭한 편이라 차나무에서 싹을 틔우는 시기가 늦고, 생장하는 계절이 짧다. 춘차는 5월 상순에 찻잎을 따기 시작하고, 6월 하순 무렵 하차를 따서 제다하고, 일반적으로 추차는 따지 않는다. 소종홍차의 찻잎의 눈도(嫩度)는 공부홍차(工夫紅茶)의 어린 정도에는 미치지 못한다. 보통 반개전(半開展: 잎과 싹의 크기가 같을 때)의 3~4엽 상태에서 채엽을하며,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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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광일
2025.08.12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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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장년층이 된 나는 어렸을 적 “대항해 시절을 전후하여 중국에서 녹차를 싣고 유럽으로 가던 배가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나갈 무렵 더운 날씨와 습도 때문에 발효가 일어나 홍차로 변했다”라는 이야기를 들었고, 고개를 끄덕이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한참의 시간이 더 흘러 중국 현지에서 들었던 새로운 이야기에 귀가 더 솔깃해졌다. 내용은 “명말청초(明末淸初, 1628~1700) 권력 교체 시기의 어느 봄날 녹차 제다로 분주하던 동목관(桐木關)으로 한 무리의 청나라 병사들이 들이닥쳤다. 이에 농민들은 혼비백산하여 산으로 도망쳤고,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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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광일
2025.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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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진시황 이후로 역사의 흐름과 함께 명멸해간 역대 왕조와 많은 황제들 가운데서 우리가 생각하는 차와 비슷한 형태의 음료를 마셨던 왕조는 송·원·명·청 이렇게 네 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원나라는 워낙 짧았던 시기라 실질적으로는 송·명·청의 세 개 왕조뿐이었다. 우리 머릿속에서 황제하면 떠오르는 인상은 무엇인가? 사극에서 자주 보던 모습 가운데서 현대와 가장 가까운 청나라의 황제 모습을 상상하자면, 다섯 개의 발톱을 가진 용이 새겨진 곤룡포(袞龍袍)를 입고, 문무백관을 호령하며, 자기들의 고향인 만주와 한족의 음식 108가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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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광일
202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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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오룡차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렀다. 대만의 오룡차는 앞부분에서 잠시 언급하였기에, 이번 회에는 반드시 알아둬야 할 동방미인에 관한 내용을 쓰고자 한다. 동방미인차는 타이완에서만 나오는 명차로 팽풍차(膨風茶)라고도 한다. 팽풍은 허풍이라는 뜻이고, 이 차를 마셔본 사람들의 묘사가 마치 허풍으로 들릴 정도로 차의 맛이 뛰어나다는 이야기이다. 차에 솜털이 많아 중국에서는 백호오룡(白毫烏龍)이라고도 부르고 있으며, 반발효 청차 가운데서도 60% 정도의 발효 정도로 가장 높고, 간혹 75~80%에 이르는 일도 있다. 이와 같은 관계로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07.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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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 제목처럼 절기상으로는 비가 적은 봄날로 답사 일정을 잡았지만, 운이 맞지 않으면 기간 내내 비를 맞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물맛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다행히 이번 4월25일~27일까지의 답사 기간은 마침, 비 오고 나서 2~3일이 지나 빗물의 영향도 없었고, 일정 내내 비 한 방울 맞지 않은 좋은 날들이었다. 물을 테스트 할 때는 비교하고자 하는 물 이외의 다른 조건: 그릇 재질, 용량, 차의 무게, 우리는 시간 등을 같이해야 함은 불문가지일 것이다. 그런데 테스트용으로 쓸 차는 어떤 것이 좋을까? 결론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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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찻물 테스트에 중요한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맹물도 서로 맛이 다르다. 광천수나 샘물 등 우리가 평소 아무 생각 없이 마시는 맹물도 입안에 굴려 가면서 맛을 보면 그 안에 쓰고, 떫음의 선후 및 강도와 지속시간 등을 느낄 수 있다. 그에 더해 맹물에서도 두터움이 나오고, 심지어 단맛까지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감각을 기르는 것 역시도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먼저 나타나는 맛을 하나씩 분석하고, 다음에 또 다른 맛을 추가해서 보는 등의 꾸준한 연습을 거쳐야 비로소 제대로 된 물맛을 정의할 수 있다는 것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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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우려냄에 있어서 물의 중요성은 누누이 강조한 바가 있다. 간략히 다시 설명하자면 필자가 중국에서 공부할 때 쓰던 물은 강소성 무석의 혜산천이었고, 귀국해서 마시던 차의 맛이 중국보다 못해서 물 찾으러 몇 개월을 헤매다가 인연이 닿아 지금의 세심천을 발견하게 되었다. 후일 이 물을 중국으로 들고 가 혜산천 물과 비교 시음을 해보니 서로 장점과 단점이 하나씩 존재하여 무승부를 이루는 좋은 물이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그 후 주위에서 해남 대흥사, 순창 강천사, 장흥 보림사, 구례 화엄사 등 호남권에 위치한 사찰 및 이름난 샘에서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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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광일
2025.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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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룡차 가운데서 독특한 맛과 화향으로 차를 처음 접하는 초보에서부터 차를 잘 아는 고수에 이르기까지 어느 누가 마셔도 호평을 매기는 차가 바로 봉황단총이다. 때문에 손님 접대에 가장 무난하게 내놓을 수 있는 차이도 하다. 봉황단총은 광동성 조주시(潮州市)의 특산품이다. 화향의 유형이 풍부하고, 달고 두텁고 시원한 맛에서 나오는 ☞산운(山韻)이 일품이다. 오룡차 가운데서는 철관음과 무이암차의 중간 형태의 발효 정도를 보여주며, 높은 향기로 인하여 초보에서 고수에 이르기까지 누가 마셔도 고개를 끄덕이는 범용성까지 지니고 있다. 봉황단총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05.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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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이산은 유교 및 불교와의 인연이 깊은 곳이다. 송대의 저명한 학자이자 성리학의 대가인 주희(朱熹)가 무이산에서 저작과 강연을 하던 시기에 스스로 차를 심고 가꾸었으며, 차를 만들어 마시며 차를 통한 도(道)를 논하였다. 무이산에서 유명한 대홍포 품종은 천심사(天心寺)의 승려가 가꾸고 관리하는 등 불교문화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 이 가운데 송대에 무이산 일대에서 유행했던 차와 관련된 풍속과 시문학이 있다. 먼저 풍속 가운데 하나인 투차(鬪茶)에 대해 알아보자. 송나라의 차문화를 설명할 때 차를 따른 찻잔에 생겨난 흰 거품으로 산수화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04.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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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우리가 공부해 온 과정을 보자면 차는 없음에 가까운 맛을 상징하는 무미이지(無味而至)에서 시작하여, 굳셈과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강유병제(剛柔竝濟)에 이르는 과정까지를 설명해 왔다. 이를 다시 설명 하자면 무미이지는 녹차에 해당한다고 할 수가 있으며 차의 향과 맛이 모두 부드럽게 나오는 것이 좋은 제품이고, 강유병제는 부드러움 속에서 힘을 상징하는 단단함이 나오는 맛이라고 할 수가 있다. 6대 차류 가운데서 오룡차, 다시 오룡차 가운데서도 무이암차에서 나오는 강유병제가 뚜렷하게 보인다. 이처럼 좋은 차를 마실 때 느껴지는 무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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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 이어서 수종(樹種)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 육계는 관목이다. 관목형 차나무는 소교목이나 교목과는 아주 다른 품종적 특성을 보이고, 그 생장 및 수명은 다른 수종들처럼 길게 나올 수가 없다. 다시 말해 육계는 늙을수록 혹은 수령이 증가할수록 좋은 품종이 아니라는 것이다. 관목이 오래 살면 찻잎의 품질은 당연히 그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보자. 육계는 80년을 살 수 있는가? 한마디로 가소로운 이야기이다. 관목 차나무가 운이 좋아 80년을 산다손 치더라도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떫은맛과 옅은 구감 등으로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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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총수선과 노총소종은 무이암차와 소종홍차라는 서로 다른 차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소교목형 차나무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또 다른 공통점으로는 노총이라 불리는 차를 마셔보면 차나무 몸통과 가지에 핀 이끼(태선 苔蘚)의 향이 난다. 이는 녹차 벽라춘(碧螺春)의 화과간종(花果間種)의 사례에서 보이는 것처럼 차와 주위의 식물은 서로 영향을 미쳐 향기가 서로 닮아가는 것이기도 하다. 노총수선과 노총소종 두 차의 외형은 공히 일반수선과 소종홍차에 비하여 조색(條索)이 굵고 힘차며 튼실하다. 두 종류 차의 생장 환경에서 비롯되는 암차의 암운(巖韻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03.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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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작물은 토질과 기후환경 등이 재배하고자 하는 작물의 생장에 적합한 결과로 그 맛과 향이 빼어난 것들이 있다. 중국에서 나는 것을 예로 들자면, 건포도나 구기자 및 하미과(哈密瓜)는 신강(新疆), 잣은 백두산, 보이차는 노반장(老班章)과 빙도(氷島)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 가장 맛있다고 정평이 나았다. 여기서 무이암차도 예외가 아니어서 소위 ☞삼갱양간(三坑兩澗)에서 나온 차들이 가장 유명하다. 삼갱양간의 독특한 지리환경과 기후조건에서 나온 무이암차는 ‘암운을 구비한 차’로써 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무이산에서 갱(坑)과 간(澗)
좌충우돌 중국茶
류광일
2025.03.0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