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중국차(茶)] (65) ‘또 하나의 구라’ 삼갱양간(三坑兩澗)
1만2000평 극히 작은 땅서 생산되는 무이암차

무이산 유향간 부근 여역정(茹亦亭) 암벽 사이에 있는 육계(肉桂)다원.
무이산 유향간 부근 여역정(茹亦亭) 암벽 사이에 있는 육계(肉桂)다원.

 모든 작물은 토질과 기후환경 등이 재배하고자 하는 작물의 생장에 적합한 결과로 그 맛과 향이 빼어난 것들이 있다. 중국에서 나는 것을 예로 들자면, 건포도나 구기자 및 하미과(哈密瓜)는 신강(新疆), 잣은 백두산, 보이차는 노반장(老班章)과 빙도(氷島)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 가장 맛있다고 정평이 나았다. 여기서 무이암차도 예외가 아니어서 소위 ☞삼갱양간(三坑兩澗)에서 나온 차들이 가장 유명하다.

 삼갱양간의 독특한 지리환경과 기후조건에서 나온 무이암차는 ‘암운을 구비한 차’로써 그 명성을 얻게 되었다. 무이산에서 갱(坑)과 간(澗) 및 과(窠)의 이름이 들어간 곳은 모두 양쪽이 바위산이고, 중간이 낮은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 가운데서 “계곡의 시내 간(澗)”의 명칭이 들어간 곳은 반드시 계곡물이 흐르는 곳이어야 한다.

   무이산을 다녀와 본 사람이라면 다들 알다시피 이 ‘삼갱양간’의 5개 구역은 매우 협소하다. 전체 길이는 2㎞ 남짓이고, 면적은 대략 60무(畝)이다. 이를 한국 면적으로 환산하면 1만 2000 평에 불과할 따름인 작은 땅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무이암차 가운데 춘차의 양은 대략 300㎏ 남짓이라 중국 부호들의 수요를 충족 시키기에도 부족한 지경이다.

 아마도 당신 주위의 상인들이 삼갱양간에서 가져온 무이암차라고 말하면서, “당신에게만 특별히 염가로 주겠다”라고 말하지 않던가? 만일 그 차가 진품이라면 당신이 접근하기 힘든 가격에 거래될 것이고, 설사 이 가격을 지급하더라도 진품일 확률은 무협지에서나 나올법한 기연을 얻음에 버금갈 것이다. 내 마음 속에 자리 잡은 욕심을 내려놔야만 한다. 헛된 교재로 공부를 하면 쓸모없는 지식만 늘어간다.

 다시 말해서 정암차의 특성과 암운 등에 정통하여 무이암차를 감별할 능력과 함께 재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면, 쳐다보지 않는 것이 올바른 길이다. 소비자의 허영심을 자극하는 상인도 문제이지만, 그 장단에 맞춰 춤추는 소비자도 각성해야만 한다. 삼갱양간에 대한 모독을 멈추라는 말이기도 하다.

혜원선사 부근의 수선: 소교목의 형태가 잘 보인다. 수령은 백여 년이고, 차나무의 높이는 약 3m에 이른다.

 ☞삼갱양간(三坑兩澗): 무이암차의 중요한 생산지를 말한다. 혜원갱: (慧苑坑), 우란갱(牛欄坑), 도수갱(倒水坑)과 유향간(流香澗), 오원간(悟源澗)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친김에 대략적인 환경과 차나무 품종에 대해 알아보자.

 -혜원갱: 옥주봉(玉柱峰) 북쪽 산기슭에 있으며 해발은 262m이다. 혜원사로 인해 얻은 이름이고, 철라한과 수선이 주요한 품종이다.

 -우란갱: 천심사(天心寺) 북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해발은 238m이다. 육계와 수금귀의 품종이 자란다.

 -도수갱: 천심암(天心岩) 북쪽 산기슭과 삼앙봉(三仰峰) 북쪽 골짜기에서 발원하여, 서북쪽으로 흘러 내려가다 다시 산을 거슬러 휘감아 돌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다. 해발은 243m이고, 수선과 육계 및 명총의 품종 위주로 자라난다.

 -유향간: 옥주봉(玉柱峰)과 비래봉(飛來峰)의 서쪽 산기슭에 있다. 해발은 280m이고, 수선 품종이 자라난다.

 -오원간: 무이산 풍경구 내부의 마두암(馬頭岩) 남쪽 기슭에 있다. 해발은 342m이고, 수선이 주요한 품종이다.

 무이암차의 품감(品鑑)은 활(活), 감(甘), 청(淸), 향(香)의 네 글자를 말해야 한다.

 -활(活): 매끄러움(潤滑)을 말한다. 입안에서 시원함(爽)과 쾌감을 동시에 보여주되 떫지 않아야 하며, 차를 마신 후에는 청량함과 시원함(청렬淸冽)이 있어야 한다.

 -감(甘): 빠른 회미(回味)와 함께, 청상감윤(淸爽甘潤)의 맑고 시원하고 달고 매끄러워야 한다.

 -청(淸): 일체의 잡(雜)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차의 형태를 말하며, 차를 마시는 모든 과정에서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 엽저 또한 밝고 고와야(청려명량 淸麗明亮) 함은 물론이다.

 -향(香): 입안에 찻물을 머금고 있을 때 입안 가득히 퍼지는 향의 기운을 말한다. 코로 호흡하면서도 계속 느끼고, 마신 후에도 치아 사이사이에 차향이 배어있는 느낌이라고도 한다.

 이와 함께 상등품의 무이암차를 표현하는 글자는 농(濃), 후(厚), 운(韻)이다.

 -농(濃): 진하되 순후함을 갖춘 것을 말한다. 고삽미가 보이면 안 된다.

 -후(厚): 혀에서는 두터움을 느끼고, 마실 때는 뼈가 있는 듯하며, 이러한 감각이 변하지 않고 길게 나온다. 설본상류감진일(舌本常留甘盡日)이라고 하여 “날이 다 가도록 혀에서 단맛(甘)이 가시지 않는 감각”은 무이암차에 대한 최고의 찬탄이기도 하다.

 -운(韻): 암골화향(巖骨花香)에서의 암골은 입안에서 지구성을 띤 편안한 생진회감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와 함께 우수한 품질의 차는 식전에 마신 차가, 식후에도 그 여향(餘香)이 남아있다.

 류광일(덕생연차관 원장)

류광일 원장은 어려서 읽은 이백의 시를 계기로 중국문화에 심취했다. 2005년 중국으로 건너가 상해사범대학에 재학하면서 덕생연차관 주덕생 선생을 만나 2014년 귀국 때까지 차를 사사받았다. 2012년 중국다예사 자격을, 2013년 고급차엽심평사 자격을 취득했다. 담양 창평면에 중국차 전문 덕생연차관(담양군 창평면 창평현로 777-82 102호)을 열고 다향을 내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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