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보는 한국학호남진흥원과 손잡고 ‘호남학 산책’에 실린 기획물을 연재합니다. 전문 필진이 기록한 ‘호남학 산책’의 기획물 중 ‘고문서와 옛편지’ ‘문화재 窓’ ‘풍경의 기억’ ‘彿家別傳’ 등의 코너 이름으로 실린 내용이 드림투데이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전달됩니다. 한국학호남진흥원(www.hiks.or.kr)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민족문화의 창조적 계승과 호남한국학 진흥을 위하여 2018년 공동 설립한 기관입니다. (편집자주) “네 동생의 주량은 얼마쯤 되는 듯하더냐?” “저보다 훨씬 잘 마십니다. 주량이 저에 비
호남학 산책
김기림
2025.11.19 00:00
-
본보는 한국학호남진흥원과 손잡고 ‘호남학 산책’에 실린 기획물을 연재합니다. 전문 필진이 기록한 ‘호남학 산책’의 기획물 중 ‘고문서와 옛편지’ ‘문화재 窓’ ‘풍경의 기억’ ‘彿家別傳’ 등의 코너 이름으로 실린 내용이 드림투데이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전달됩니다. 한국학호남진흥원(www.hiks.or.kr)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민족문화의 창조적 계승과 호남한국학 진흥을 위하여 2018년 공동 설립한 기관입니다. (편집자주) 머리말 부안이다. 이름만 들어도 까닭 없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부안이다. 편안하다는 뜻의
호남학 산책
김광명
2025.11.05 00:00
-
1929년 11월 광주학생운동의 진원지인 광주고등보통학교, 즉 현재 광주제일고등학교에는 1967년 건립된 운인(雲人) 송홍의 흉상이 있다. 그는 대한제국기~일제강점기 계몽운동과 민족교육에 투신했으며, 특히 광주학생운동과 관련하여 자주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는 광주학생운동의 구심체였던 광주고등보통학교 학생들에게 조선의 언어와 역사를 가르치며 민족의식을 심어줬고, 일경에 체포된 제자들의 첫 공판기일에 맞춰 소회를 담은 두 편의 한시(漢詩)를 남기고 사직한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광주학생운동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당시의 교사(敎師)들은
호남학 산책
한규무
2025.10.22 00:00
-
1628년(인조 6)년 (음) 4월 초2일. 봉림대군은 설레었다. 선생님을 정식으로 처음 뵙는 날이었다. 이제 10살이 되어 선생님을 맞아 배우게 되었다. 며칠 전에 자기를 가르칠 선생님이 정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윤선도라고 했다. 나이는 40 초반이며, 광해군 시절 귀양살이도 한 사람이라고 했다. 광해군 시절 권력을 쥐고 흔들었던 이이첨, 유희분의 죄를 논박한 일로 북쪽 경원으로 귀양갔다고 했다. 사람들은 그때 속으로 통쾌하게 여겼다고 한다. 겨우 30대 초반 젊은이가 20여 살이나 많았던 그 중년 권신(權臣)들을 공개적으로 비
호남학 산책
김기림
2025.10.01 00:00
-
감각을 더듬기 위하여 죽음은 감각의 멈춤일 뿐이라 했던가. 생물학적 감각의 멈춤이 죽음이라는 이 자명한 사실 앞에서 한 영혼의 외로운 외침도 감각의 멈춤으로 정리할 수 있을까 곰곰 생각하다가 ‘시인은 가도 시는 남는다’는 말을 떠올린다. 우리는 시인의 죽음을 감각의 멈춤일 뿐이라고 단정해 버릴 수는 없다. 시편들이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어대며 살아있는 신호를 보내오기 때문이다. 시로 인해 아름답고 행복했으며, 시로 인해 고통 속에서 살다 홀로 독배를 마신, 감각의 멈춤과 더불어 많은 이야기를 전설처럼 주렁주렁 달아 놓은 채 말없이 떠
호남학 산책
이동순
2025.09.03 00:00
-
강진과 해남. 두 지역은 전라남도에 있고 바다에 접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강진은 남해 바다를 양팔로 껴안았다. 바다가 가슴 깊숙하게 들어와 있다. 해남은 서해를 옆에 끼고 남해쪽으로 완도를, 남서쪽으로 진도와 맞닿아 있다. 강진과 관련 있는 인물을 꼽으라고 하면 아마 많은 이들이 다산 정약용을, 해남 인물로는 고산 윤선도를 내세울 터이다. 강진에는 다산초당과 다산박물관이 있다. 해남에는 녹우당과 윤선도박물관이 있다. 이렇게 나누다 보니 마치 윤선도와 강진은 서로 연관이 없는 듯 보인다. 그러나 윤선도는 강진에도 자신의 자취를 강
호남학 산책
김기림
2025.08.20 00:00
-
태어나보니 할아버지는 소치 허련, 아버지는 미산 허형, 형이 남농 허건이었던 임인(林人) 허림(許林·1917-1942). 스물다섯이라는 짧은 생이었지만 목포에 정착하여 화가로서의 삶을 살며 자신의 동네를 그린 그림이 ‘목포 만호동 소견’이다. 삼대(三代)가 화가인 집안에서 태어나 일제강점기에 근대 신교육을 받고 일본 유학을 다녀와 할아버지나 아버지의 화풍이 아닌 새로운 시각으로 보려 했던 젊은 화가 허림의 그림은 낯설지 않다. 근대도시 목포에서 목포는 영산강 입구에 위치한 서남해안의 주요 거점 지역으로, 일제강점기 개항장으로서 성장
호남학 산책
김소영
2025.08.06 00:00
-
전라남도 여수시 이순신공원의 항일역사기념탑에는 태극기를 쥔 한쪽 팔이 잘린 여성의 모습이 부조되어 있다. 이른바 ‘남도의 유관순’이라 불리는 윤형숙이다. 1919년 3월 10일 광주 시위대의 선두에서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를 외치다 일경이 휘두른 칼에 한쪽 팔을 잘렸다는 수피아여학교 학생 윤형숙, 일명 윤혈녀(尹血女)라고도 불린다. 필자는 몇 년 전 윤형숙에 대해 학술회의에서 발표한 적이 있다. 보통은 발표문을 다듬어 학술지에 논문으로 싣지만 그때는 ‘설림(說林)’이란 어정쩡한 형태로 실었다. 풀어내지 못한 부분이 많아서다. 제법 이
호남학 산책
한규무
2025.07.23 00:00
-
6월의 달 이름은? 보훈의 달이다. 6월 6일은 현충일(顯忠日)이다. 보훈이란 어떤 공훈을 세운 일에 대해 보답한다는 말이다. 나라의 존립이나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신체적으로 또는 정신적으로 희생당했거나 공훈을 세운 사람이나 그 사람의 유가족에게 국가가 적절한 보상하는 일을 말한다. 다만 보훈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 과정이 필요하다. 현충은 그 안에 들어 있다. 현충(顯忠)이란 충(忠)을 세상에 드러낸다는 말이다. 세상에 드러나려면 누군가가 세상을 향해 공을 세운 사람의 공훈을 알려야 한다. 비록 충정을 다바쳐 나라를 위해
호남학 산책
김기림
2025.06.25 00:00
-
2019년 6월 7일 KBS 뉴스는 아래와 같이 보도했다. 가족들이 3대에 걸쳐 독립운동에 몸을 바쳐 독립 유공을 인정받아도 훈포장이 후손들에게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보훈처에 등록된 이름과 부르던 이름이 다르기 때문이라는데요. … 1919년 광주 3·1운동을 주도해 3년 동안 옥고를 치르는 등 평생을 민족운동과 통일운동에 투신한 김복현 선생. … ‘김철’이라는 예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습니다. 김철 선생의 장남과 며느리도 독립운동에 참여해 지난 1990년 애국장을 받았고, 부친인 김창곤 선생과 큰형 김석현 선생
호남학 산책
한규무
2025.05.21 00:00
-
“무이산 위에는 신선이 살고 있고 산 아래엔 찬 냇물이 굽이굽이 맑아라. 그 속의 멋진 경치 아시고 싶거들랑 뱃노래 두세 가락 한가히 들어 보소. 武夷山上有仙靈 山下寒流曲曲淸 欲識箇中奇絶處 棹歌閑聽兩三聲.” 꽤 오래전이라 가물한데, 아마도 2010년으로 기억한다. 2월이었다. 대학원 답사로 중국 항주와 소주, 그리고 복건성 무이구곡을 다녀왔다. 무이구곡은 처음 가보는 곳이라 조금은 설레었던 기억이 있다. 미술사 공부하면서 무이구곡에 와보다니. 이성길의 에 나오는 것처럼 기이한 봉우리와 계곡은 실제 존재하는 걸까? 버릇처
호남학 산책
김소영
2025.04.23 00:00
-
1917년 문화유산 현장으로 가본다. 눈으로는 볼 수 있지만 현장과는 어울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은 그 현장을 볼 수 없고, 사진으로만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문화유산 현장 기록으로서의 사진, 그 무엇 보다도 중요한 면면을 볼 수 있다. 하나씩 읽어 보자. 소금은 무안군 특산물의 하나로 육지부 현경·망운·해제 3개면과 도서지방 15개면에서 거의 생산된다. 총면적은 230정보에 이르며 가마수만도 278개로 연 417만 근을 생산한다. 군에서 소비한 것을 제외하고는 영산포·목포·전라북도, 멀리 경상도지방 등으로 팔려나간다. 1917
호남학 산책
김희태
2025.04.09 00:00
-
송나라 사신 서긍이 쓴 《고려도경》에 ‘고려 풍속에 양과 돼지가 있지만 왕이나 귀족이 아니면 먹지 봇하며, 가난한 백성은 해산물을 많이 먹는다’고 적었다. 그 귀한 해산물 전복·새우·굴 등과 함께 다시마를 예로 들었다. 만약 서긍이 지금 우리나라에 다녀갔다면 어떤 기록을 남겼을까. 여전히 가난한 백성들은 해산물을 많이 먹는다고 했을까. 혹시 ‘가난한 백성들은 우리나라(중국) 해산물을 많이 먹는다’고 하지 않았을까. 양식기술이 발달하면서 전복· 새우·굴·다시마 등도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국산 해산물은 서민들이 쉽게 밥
호남학 산책
김준
2025.03.26 00:00
-
본보는 한국학호남진흥원과 손잡고 ‘호남학 산책’에 실린 기획물을 연재합니다. 전문 필진이 기록한 ‘호남학 산책’의 기획물 중 ‘고문서와 옛편지’ ‘문화재 窓’ ‘풍경의 기억’ ‘彿家別傳’ 등의 코너 이름으로 실린 내용이 광주드림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전달됩니다. 한국학호남진흥원(www.hiks.or.kr)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민족문화의 창조적 계승과 호남한국학 진흥을 위하여 2018년 공동 설립한 기관입니다. (편집자주) 종이 한 장이라구? 천만에 서양 중세시대에 있었다는 면죄부. 한 장 종이지만 종교 시스템
호남학 산책
김기림
2025.03.12 00:00
-
‘자산어보’에는 아귀를 조사어(釣絲漁), 속명은 아구어(餓口魚)라 했다. 날이 추워지면 스멀스멀 생각나는 바닷물고기이다. 아귀가 도감에 소개된 어명이지만 ‘아구’로 많이 불려진다. 지역에 따라 물텀벙·망청어·물꿩·아꾸·귀임이 등 다양하게 불린다. 서해와 남해에 많이 서식하지만, 부산과 기장과 구룡포에서도 제법 잡힌다. 겨울철 아삭한 콩나물과 향이 좋은 미나리와 잘 어울린다. 여기에 진해만에서 건져 올린 오만둥이까지 올리면 그만이다. 큰 놈은 2척 정도다. 형상은 올챙이와 유사하다. 입이 매우 커서 일을 벌리면 남는 곳이 없다. 색은
호남학 산책
김준
2025.02.26 00:00
-
1756년 병자년 4월 5일. 진원 오씨는 59세였다. 환갑을 1년 여 앞두고 있었다. 환갑이라면 60갑자 한 주기를 다 돌아 다시 처음으로 돌아갈 때다. 1752년에 세상을 뜬 시어머니 남평문씨 3년상도 잘 마쳤다. 오씨는 다시 돌아오는 한 주기 되돌아보고 다시 한 주기를 시작할 때를 준비했다. 맨 먼저 떠오는 사람은 손녀였다. 손녀의 장래를 위해 무엇인가 해야했다. 손녀가 평생 곁에 두고 볼 수 있는 말을 주었다. 슬프다. 나이 든 내가 어미 없는 손녀를 두고 특별히 사랑했는데 세월이 물 흐르듯 하여 벌써 아홉 살이 되었다. 이
호남학 산책
김기림
2025.02.12 00:00
-
해삼의 순 우리말은 ‘뮈’ 혹은 ‘ㅁㅡ ㅣ’로 표기했다. 『물보』에 ‘뮈’라 하고, 한자로 해남자(海男子)라 했다. 『재물보』나 『물명고』에는 한자로 ‘토육’(土肉)이라고 적고 우리말로 역시 ‘뮈’라 했다. 19세기 말 『시의전서』에는 ‘ㅁㅡ ㅣ’라 했다. 서유구는 『전어지』에 중국 옛문헌을 인용하여 토육, 해서(海鼠), 해남자, 사손(沙○) 등은 모두 해삼이라며, ‘몸을 이롭게 하는 효과가 인삼과 맞먹으므로 해삼이라 한 것’이라 설명했다. 『자산어보』에 기록한 내용이다. 특히 영어로 해삼을 바다오이(sea commber)라고 부르
호남학 산책
김준
2025.01.22 00:00
-
본보는 한국학호남진흥원과 손잡고 ‘호남학 산책’에 실린 기획물을 연재합니다. 전문 필진이 기록한 ‘호남학 산책’의 기획물 중 ‘고문서와 옛편지’ ‘문화재 窓’ ‘풍경의 기억’ ‘彿家別傳’ 등의 코너 이름으로 실린 내용이 광주드림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전달됩니다. 한국학호남진흥원(www.hiks.or.kr)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민족문화의 창조적 계승과 호남한국학 진흥을 위하여 2018년 공동 설립한 기관입니다. (편집자주) 지금은 신안 행정구역에 속하지만 1919년 3월 18일 당시 무안 장산도에서 섬 지역 가운
호남학 산책
박해현
2025.01.08 00:10
-
본보는 한국학호남진흥원과 손잡고 ‘호남학 산책’에 실린 기획물을 연재합니다. 전문 필진이 기록한 ‘호남학 산책’의 기획물 중 ‘고문서와 옛편지’ ‘문화재 窓’ ‘풍경의 기억’ ‘彿家別傳’ 등의 코너 이름으로 실린 내용이 광주드림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전달됩니다. 한국학호남진흥원(www.hiks.or.kr)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민족문화의 창조적 계승과 호남한국학 진흥을 위하여 2018년 공동 설립한 기관입니다. (편집자주) 1591년 윤3월. 학생 기정헌(奇廷獻) 집에 진짜 봄이 왔다. 당나라 시인 두보는 난리
호남학 산책
김기림
2024.11.20 00:00
-
본보는 한국학호남진흥원과 손잡고 ‘호남학 산책’에 실린 기획물을 연재합니다. 전문 필진이 기록한 ‘호남학 산책’의 기획물 중 ‘고문서와 옛편지’ ‘문화재 窓’ ‘풍경의 기억’ ‘彿家別傳’ 등의 코너 이름으로 실린 내용이 광주드림 지면과 인터넷을 통해 독자 여러분에게 전달됩니다. 한국학호남진흥원(www.hiks.or.kr)은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민족문화의 창조적 계승과 호남한국학 진흥을 위하여 2018년 공동 설립한 기관입니다. (편집자주) 정약용(1762~1836)이 강진에서 16년간 유배생활을 하면서 대흥사 주변의 스님들과 많
호남학 산책
김현영
2024.11.13 00:00